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꼭 인터넷은행 아니어도…은행권 닥치고 '핀테크'

(서울=뉴스1) 이현아 | 2015-10-20 18:33 송고 | 2015-10-20 19:57 최종수정
신한금융그룹 한동우 회장(사진 오른쪽)이 19일 여의도 신한금융투자 본사에서 개최된 '신한 Future's Lab' 데모데이에서 7개 참여기업의 부스를 돌며 각 기업의 사업모델에 대한 간단한 브리핑을 듣고 있다.© News1
신한금융그룹 한동우 회장(사진 오른쪽)이 19일 여의도 신한금융투자 본사에서 개최된 '신한 Future's Lab' 데모데이에서 7개 참여기업의 부스를 돌며 각 기업의 사업모델에 대한 간단한 브리핑을 듣고 있다.© News1

금융당국이 '국내 1호 인터넷전문은행' 예비인가 심사에 돌입한 가운데, 인터넷전문은행 컨소시엄에 들어가지 않은 은행들이 핀테크에 열을 올리고 있다. 인터넷전문은행 등 핀테크 열풍에 흔들리지 않고 기존 고객을 지켜내기 위해서다.

20일 금융권에 따르면 맥킨지는 지난 9월 발간된 글로벌 뱅킹 연차보고서를 통해 향후 10년 후 은행들이 소비자금융 수익의 60% 가량을 핀테크 업체에 빼앗길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보고서에 따르면 핀테크 업체들은 2025년 은행 소비자금융 매출의 40%, 수익의 60%를 앗아갈 것으로 예상됐다. 또 지급결제 분야에서도 은행 매출 30%, 수익의 35%를 잠식하고 자영업자 대출에서도 매출의 25%, 수익의 35%를 가져갈 것으로 분석했다.

맥킨지는 "향후 10년 내 핀테크 기업들의 전방위적 침투가 가시화되면서 은행업은 다시 중대한 위협에 직면할 수 있다"며 "핀테크 기업들은 기존 은행들이 고객 관계 구축 및 교차판매를 통해 누려온 비교적 마진이 높은 비즈니스들을 주로 공략해 은행의 수익기반을 잠식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찻잔속의 태풍'이 될 것이라는 당초 예상과 달리, 국내 금융권에서도 핀테크 열풍이 거세지면서 인터넷전문은행 컨소시엄에 들어가지 못한 은행들 발등에도 불이 떨어졌다.
금융사들은 핀테크 스타트업 기업을 지원·육성하며 새로운 서비스를 모색하는가 하면 핀테크 기술을 이용해 신규고객을 유입할 수 있는 다양한 채널을 개발하는 등 핀테크 사업을 확장시켜 가고 있다. 또 일부 은행은 인터넷전문은행 1차 예비인가에 참여하지 않았지만 향후에 다시 도전할 수 있다는 의사를 내비치기도 했다.

신한금융지주는 지난 19일 핀테크 협업  프로그램인 '신한 퓨처스랩(Future’s Lab)' 데모데이를 가졌다. 지난 5월 출범한 신한 퓨처스랩이 첫 성과를 보인 자리다.

신한금융은 이날 데모데이에서 그동안 신한금융이 선정, 후원해온 핀테크 스타트업 기업 7개사의 사업모델과 기술을 공개했다. 이날 행사에는 일본 미즈호은행 관계자 및 국내외 벤처 캐피탈사들을 포함한 외부 투자자 등 300여명이 참석해 관심을 보였다.

또 이날 한동우 신한금융 회장은 "향후 은행법이 개정되면 다시 인터넷전문은행 설립을 추진할 수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한 회장은 인터넷전문은행을 제대로 하려면 지분을 일정 수준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현행 은행법은 산업자본의 은행 보유 지분을 최대 10%로 제한하고 있다. 그는 "10% 참여해서 주도적으로 그림을 그리기 어렵다"고 1차 인터넷전문은행 신청에 불참한 이유를 설명했다.

하나금융지주는 지난 13일 국내 금융권 최초의 통합 멤버십 프로그램인 '하나멤버스'를 출시했다. 하나멤버스 출시에 따라 하나금융 고객들은 KEB하나은행, 하나금융투자, 하나카드 등 6개 관계사의 금융거래 실적에 따라 적립된 '하나머니(Money)'를 현금처럼 쓸 수 있다.

하나머니는 OK캐시백, SSG Money(신세계 포인트) 등 제휴 포인트와 합산해 사용할 수 있으며, 전국 230만여개 카드 가맹점에서 결제할 수 있다. 또 ATM에서 현금으로 바로 출금하거나 본인 계좌로 입금할 수 있다.

김정태 하나금융 회장은 "유통, ICT기업에는 멤버십 제도가 많은데 금융권에서는 왜 멤버십 제도가 없는지 생각했고, 여기에 착안해 하나멤버스를 출시하게 됐다"며 "통합멤버십이 '원 컴퍼니'로서 계열사를 모을 수 있는 방안이라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KB금융이 리테일, 신한금융이 포트폴리오에 강점을 가지고 있다면, 우리는 온라인·핀테크 쪽으로 앞서가야 하지 않나 생각한다"며 "앞으로 하나금융이 핀테크 기술 개발을 통해 많은 일을 해낼 것"이라고 말했다.

NH농협은행은 핀테크 생태계 조성을 위해 오는 11월중 'NH핀테크 혁신센터'를 오픈할 계획이다. NH핀테크 혁신센터는 핀테크 스타업의 성장을 지원하고 NH핀테크 오픈플랫폼 협력사의 API 개발·적용이 가능한 공간이다.

농협은행 관계자는 "NH핀테크 혁신센터는 총 200평 규모로 국내 금융권 핀테크센터 중 가장 큰 규모가 될 것"이라며 "농협은행과 핀테크 기업들이 원활하게 정보를 공유하고 협력할 수 있는 공간"이라고 설명했다.

또 오는 12월에는 'NH핀테크 오픈플랫폼'을 정식 출범한다. API(Application Programming Interface)로 불리는 오픈 플랫폼이란 특정 서비스를 이용하는 고객층 특징 등 은행 전산에 집적된 정보를 토대로 소프트웨어 개발에 필요한 정보를 가공해 열람할 수 있도록 한 인터페이스다.

농협은행은 지난 8월 NH핀테크 오픈플랫폼을 함께 만들 20개 핀테크 기업과 MOU를 체결했다. 농협은행은 12월 오픈플랫폼 정식 출범과 함께 해당 기업의 핀테크 서비스를 적용할 예정이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핀테크가 향후 은행업에 큰 영향을 준다는 것은 부인하지 못할 사실"이라며 "인터넷전문은행을 비롯한 모든 핀테크 기업으로부터 은행의 역할을 지키기 위해서는 발빠르게 움직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hyun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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