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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헌의 병든골프를 살리자] 무거운 것으로 스윙연습

(서울=뉴스1) 골프칼럼니스트·마음골프학교 교장 | 2015-09-30 13:20 송고 | 2015-10-15 15:10 최종수정
 
사람은 도구의 인간이다. 그것이 무엇이든 도구를 들면 그에 걸맞은 운동을 한다. 파리채를 들고 도끼질을 하는 사람이 없고, 망치를 들고 호미질하지 않는다. 우리는 골프채라는 도구를 들고 휘두르기를 하자는 거다. 스윙은 그런 거다. 스윙은 휘두르기지 때리기가 아니다. 작대기를 들고 휘두르면 되는 일이고 휘두르기는 가르칠 필요가 없는 운동이다. 우리의 유전자 속에 있는 운동이다.
그런데 막상 공 앞에 서면 불안해지고 확신이 안 선다. 골프 클럽이라는 작은 작대기를 휘둘러서 이렇게 작은 공을 그토록 멀리 보내본 경험이 인간의 운동 역사 속에는 없다. 도무지 확신이 안 드니 때리고 싶어지는 거다. 인지상정이다. 믿음이 안 생기고 불안해서 그런 건데, 자꾸 동작을 교정하려고 하니 스윙 폼이 기기묘묘해진다. 마음을 살살 달래서 새로운 경험을 시켜주고, 그 경험을 통해 믿음을 키워가는 수밖에 없다.

도무지 때리려고 해도 때릴 수 없는 도구를 가지고 연습을 하면 휘두르기 동작의 질을 향상시키고 몸에 안착시키는 데 도움된다. 망가진 클럽헤드를 2개 내지 3개를 연습용 아이언 헤드에 묶고 테이프로 칭칭 감으면 엄청나게 무거운 연습도구가 된다. 휘두르다 날아가지 않도록 잘 묶어야 한다. 아니면 무게를 무겁게 해서 연습할 수 있도록 처음부터 제작된 클럽도 있다. 형태는 야구방망이처럼 생긴 것도 있고, 골프 클럽처럼 생긴 것도 있다. 그런 걸 사서 해도 된다.

형태야 어찌 생겼건 그렇게 무거운 도구를 들고 연습을 하면 골프클럽에 대한 컨트롤 능력이 향상된다. 그리고 도무지 때리려는 동작을 할 엄두가 안 난다. 그래서 자연스럽게 골프 클럽의 헤드 무게에 의존하는 스윙이 만들어지면서 스스로 억지스러운 힘을 쓰지 않으니 스윙 궤도가 저절로 좋아진다. 또 그냥 무거운 클럽을 휘두르게 되면 엄청난 무게의 물건이 된다는 경험이 쌓여간다.

골프에서의 비거리라는 것은 속도의 문제이고 그 속도는 결국 무게다. 때려서 만들어 낼 수 있는 속도와 무게에 비해 휘두르기는 엄청난 속도와 무게를 만들어낸다. 내 몸이 견디기 어려울 만큼의 크기다. 그 무게감에 대한 경험을 축적하면 할수록 때리기보다는 휘두르기가 더 먼 거리를 확보해 줄 수 있다는 확신이 커져간다.

한 손 한 팔로 하는 연습도 효과가 있다. 처음 들어올리기가 힘겨워서 그렇지 일단 스윙이 시작되고 나면 클럽의 무게는 문제되지 않는다. 빈 스윙으로 연습을 하는 것이니 왕복으로 하는 것이 좋다. 오른손만으로 하다가 왼손으로 그리고 양손으로 번갈아 가면서 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절대 무리해서는 안 된다. 천천히 리드미컬하게 몸에 무리가 가지 않는 범위 내에서 하는 것이 좋다. 천천히 하면 한계점에서의 스트레치 효과도 있다.
꽤나 골프를 오래한 사람도 헤드 스피드를 잘 못 내는 경우가 있고, 분명 휘두르기를 하고 있는 것 같은데 거리가 많이 나지 않는 사람을 보면, 휘두르기를 하면서도 때리려는 운동이 가미돼서 속도가 죽는 경우가 허다하다. 때리기는 공이 이르러 속도가 죽는 운동이다. 속도가 죽으니 무게도 줄어드는 것이고 거리의 손실이 발생하는 것이다.

실제 공을 치는 행위를 동영상으로 찍어놓고 봤을 때, 팔로우 쪽에서 어색한 동작이 보이고 스피드가 죽고 있다면 때리려는 마음이 게재된 것이 틀림없다. 그런 사람에게도 이 연습은 탁월한 효과가 있다. 물 흐르는 듯한 스윙 만들기에 최적의 연습이다.

'무거운 것으로 스윙하기'를 하면 스윙 궤도가 좋아진다. 클럽에 대한 컨트롤 능력을 키울 수 있는 것뿐만 아니라 휘두르기 스윙에 대한 확신을 키운다. 여기에 부드럽고 유연하면서 맺힘이 없는 스윙을 만들어주니, 왕창 무거운 것으로 스윙연습을 하는 것은 여러모로 이점이 있다.

무거운 것으로 스윙연습은 인아웃이든 아웃인이든 스윙궤도가 좋지 않은 사람이나, 8자 스윙을 하는 사람 그리고 임팩트 구간에서 작위적인 동작이 있는 사람에게 효과적이다. 또 그립을 너무 헐렁하게 잡거나 피니시에서 그립을 놓는 사람도 특효약이다.


mkyu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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