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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전 임단협 타결 실패한 기업들 '씁쓸'

(서울=뉴스1) 장은지 기자 | 2015-09-25 14:53 송고
현대중공업 노조가 올해 임금협상과 관련해 26일 첫 파업에 돌입한 가운데 조합원들이 이날 오후 노조 사무실 앞에서 파업집회를 벌이고 있다. © News1 이상길 기자
현대중공업 노조가 올해 임금협상과 관련해 26일 첫 파업에 돌입한 가운데 조합원들이 이날 오후 노조 사무실 앞에서 파업집회를 벌이고 있다. © News1 이상길 기자


풍요로운 추석 명절을 앞두고 고향가는 길이 편치 않은 이들이 있다. 노사갈등으로 임금협상을 타결하지 못한 기업들은 임협 타결 축하금을 받은 동종업계 직원들을 보며 씁쓸함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조선 빅3 중 하나인 현대중공업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추석전 임금협상 타결에 실패했다. 경쟁사인 삼성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이 추석전 타결에 성공하며 두둑한 격려금을 챙긴 반면 현대중공업 노사는 여전히 기본급 인상과 격려금 규모 등을 놓고 줄다리기를 하고 있다. 노사는 23일에도 추석 전 마지막 교섭을 가졌지만 서로간의 입장차를 좁히지 못한 채 시간만 보냈다

7분기 내리 연속 적자를 기록하고 있는 현대중공업은 기본급 동결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노조는 기본급 인상을 주장하며 사상 첫 조선업종 노조연대 공동파업을 강행했지만 낮은 참여율로 지금은 사실상 연대가 와해됐다. 차선책으로 추진했던 현대자동차 노조와의 공동투쟁도 무산된 데다 대주주인 정몽준 아산재단 이사장을 겨냥한 스위스 원정시위도 비난여론에 휩싸였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추석 전 타결을 목표로 한 노조가 사측으로부터 추가 제시안을 끌어내지 못한데다 동종업계에서 잇달아 합의가 이뤄지면서 직원들 사이에서 상대적 박탈감이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같은 울산지역의 현대자동차 노조는 임금 및 단체 협약의 추석전 타결 실패를 이유로 25일 사흘째 연속 파업에 돌입했다.

노조에 따르면 이날 오전 6시50분에 출근하는 주간조 조합원은 8시50분부터 오후 3시30분 퇴근시간까지 6시간 부분파업에 들어갔다. 오후 3시30분부터 근무하는 야간조는 노사 단협에 따라 명절연휴 전날은 쉬기로 돼 있어 출근하지 않는다.
이날 파업은 전체 조합원 4만8000여명 중 울산공장 조합원 2만8000여명을 비롯해 전주와 아산공장, 남양연구소, 정비·판매 부문 조합원도 모두 파업에 참여한다.

현대차 노사는 주간 연속 2교대 근무시간 1시간 단축 등에 일부 합의했다. 하지만 기본급 인상과 통상임금 적용, 국내공장 신·증설 검토, 해외공장 생산량 노사 합의 부분에서 극명한 입장차를 보이고 있다.

노조는 올해 임·단협에서 임금 15만9900원(기본급 대비 7.84%) 인상, 당기순이익의 30% 성과급 지급을 요구했다. 여기에 회사는 기본급 8만1000원 인상, 성과급 350%+300만원 지급안으로 맞서고 있는 상태다.

양측이 첨예한 대립각을 세우는 사안은 ‘국내 및 전체 생산량 노사 합의' 안이다. 하반기 글로벌 시장에 신차를 대폭 출시하는 현대차 입장에서 해외 생산량 늘리는 것이 시급하지만 노조는 해외공장으로 생산물량을 돌리지 못하게 국내 공장을 증설하라는 입장이다.

기아차 노조도 파업 수순을 밟고 있다. 기아차 노조는 올해 임금 협상에서 기본급 15만9000원(7.7%) 인상, 지난해 영업이익 30% 성과급 지급, 상여금 통상임금 적용(상여금 정율 750%+ 250만원), 근무형태 ‘8+8’ 변경 등을 요구하고 있지만 사측과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지난 16일 조합원을 대상으로 파업 찬반 투표를 벌인 기아차 노조는 72.8%의 찬성률로 파업을 가결시켰다.

21일 오전 광주 광산구 금호타이어 광주공장 중문 앞에서 노조 조합원들이 출근을 하고 있다. 39일째 파업을 이어가고 있는 금호타이어 노조는 임시대의원대회에서 파업을 유보하고 임원선거를 실시하기로 결정해 사측은 이날 직장 폐쇄를 해제했다. 2015.9.21/뉴스1 © News1 황희규 기자
21일 오전 광주 광산구 금호타이어 광주공장 중문 앞에서 노조 조합원들이 출근을 하고 있다. 39일째 파업을 이어가고 있는 금호타이어 노조는 임시대의원대회에서 파업을 유보하고 임원선거를 실시하기로 결정해 사측은 이날 직장 폐쇄를 해제했다. 2015.9.21/뉴스1 © News1 황희규 기자


금호타이어 역시 추석 전 임단협 타결에 실패했다. 지난 21일 금호타이어 노조는 전면파업에 돌입한지 36일만에 파업을 잠정 유보하고 회사에 출근하면서 공장이 재가동됐다. 이에 사측도 직장폐쇄를 단행한지 16일만에 폐쇄를 해제했다. 극단적 사태는 일단 중단됐지만 갈등은 진행형이다.

사측은 지난 20일 기준으로 매출손실을 1500억원, '무노동 무임금'에 따른 조합원들의 임금손실도 1인당 평균 420만원에 육박한 것으로 보고 있다. 또 금호타이어 협력업체 손실도 광주·전남지역 190개 업체 190억원 등 4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했다. 금호타이어 노사는 임금 인상, 성과금 지급, 임금피크제 도입 등을 놓고 이견을 보이고 있다.

광주상의는 20일 호소문을 통해 "최근 금호타이어의 최장기 파업으로 협력업체들의 피해까지 수 천억원의 경제손실이 발생하고 있다"며 "금호타이어와 기아자동차 등 지역 대형사업장과 시내버스 노사는 더이상 노사분규로 지역경제 발목을 잡지 않도록 하루빨리 대승적인 결단을 해달라"고 촉구했다.


seei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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