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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컵예선] 기성용을 표현하는 수식어는 '역시'면 족하다

(서울=뉴스1) 임성일 기자 | 2015-09-09 00:51 송고 | 2015-09-09 08:52 최종수정
8일 오후(현지시각) 레바논 사이다 무니시팔경기장에서 열린 2018러시아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예선 대한민국과 레바논 경기에서 한국축구국가대표팀 구자철 선수가 추가골을 성공시키고 동료들과 환호하고 있다. 2015.9.8/뉴스1 © News1 (사이다(레바논)=뉴스1) 박세연 기자
8일 오후(현지시각) 레바논 사이다 무니시팔경기장에서 열린 2018러시아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예선 대한민국과 레바논 경기에서 한국축구국가대표팀 구자철 선수가 추가골을 성공시키고 동료들과 환호하고 있다. 2015.9.8/뉴스1 © News1 (사이다(레바논)=뉴스1) 박세연 기자

기성용을 가장 잘 표현하는 단어는 이제 '역시'가 되는 분위기다. 구구절절 설명 필요 없이, 역시 기성용이었다. 기성용이 기성용다운 플레이로 레바논 원정 징크스 타파의 선봉장이 됐다.

울리 슈틸리케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축구대표팀이 9일 오전(한국시간) 레바논 사이다 시립경기장에서 끝난 레바논과의 '2018 러시아 월드컵 아시아 지역 2차예선' G조 3차전에서 3-0으로 승리했다. 한국은 3전 전승으로 조별예선 순항을 이어갔다.

전력은 분명 한국의 우위였지만 레바논 원정은 다소 껄끄러웠다. 중동 원정이 늘 한국축구를 괴롭혔다고는 하지만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130위권 팀을 상대로 이상하게 고전을 면치 못했다. 한국은 지난 2011년 8월 1-2로 패한 것을 비롯해, 최근 3번의 레바논 원정에서 2무1패에 그치고 있었다.

하지만 한국이 고전했던 지난 3번의 레바논 원정에는 기성용이 없었다. 기성용은 "개인적으로는 레바논에 한 번도 가본 적이 없다. 동료들이 모두 힘든 원정이라고 말하고 있다. 더 신중하게 준비해야할 것"이라고 각오를 다진 바 있다. 그리고 든든한 주장 기성용이 포함된 대표팀은 다른 결과를 냈다.

경기 초반부터 기성용은 빼어난 킥력을 과시했다. "놀랄 정도로 공격적인 축구를 펼치겠다"던 라둘로비치 감독의 출사표와 달리 레바논은 라인을 내려 수비적으로 경기에 임하며 역습을 꾀했다. 이 수비진을 흔드는 데 기성용의 킥이 큰 몫을 차지했다. 기성용은 정확한 중장거리 패스로 좌우 측면 쪽으로 넓게 공을 보내면서 상대 수비를 많이 뛰도록 만들었다.

호시탐탐 기회를 노리던 기성용은 패스로 첫 골을 만들어냈다. 전반 20분 기성용의 날카로운 침투 패스에서 페널티킥이 나왔다. 뛰어 들어가는 석현준의 발에 찰싹 붙여주는 정확한 패스였다. 수비수 2명과의 몸싸움을 이겨낸 뒤 박스 안에서 파울을 유도한 석현준의 움직임도 칭찬해야겠으나 역시 기성용의 패스가 일품이었다.

후반 31분, 달려 나가는 이청용의 스피드를 정확하게 맞추던 스루패스는 탄성을 자아내게 만들었다. 시종일관 한국 공격의 시발점은 기성용의 발이었다.

킥만 빛난 것이 아니다. 필요할 때는 과감한 드리블 돌파로 상대 수비진을 헤집었고 템포를 조절해야할 때는 특유의 볼 간수 능력을 선보이면서 호흡을 가다듬었다. 팔에 감긴 완장의 무게만큼 리더 기성용의 존재감은 확실히 묵직해졌다.

지난 3일 경기도 화성에서 열린 라오스전에서도 기성용은 기성용다운 모습을 보여줬다. 생애 첫 A매치 해트트릭을 작성한 손흥민과 2골을 터뜨린 권창훈 등 골을 넣은 선수들이 조명을 받았으나 기성용에 대한 칭찬이 빠질 수 없었다. A매치 경험이 부족한 권창훈을 수시로 불러 조언을 하는 등 캡틴 노릇도 톡톡히 했다. 

어려울 수 있었던 경기를 생각보다 손쉽게 풀 수 있었던 배경 속에 기성용이라는 존재가 있었다. 화려하진 않아도 소위 말하는 '클래스'를 느낄 수 있는 플레이를 선보였다. 기성용을 표현하는 수식어는 이제 '역시'면 충분하다.


lastunc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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