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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셰익스피어 소네트' 한국 최초 공연…서울국제공연예술제 열린다

(서울=뉴스1) 박창욱 기자 | 2015-09-08 14:43 송고
'2015 서울국제공연예술제' 포스터 © News1

문화예술위원회(위원장 박명진)는 '2015 서울국제공연예술제'(SPAF, 스파프)가 오는 10월 2일부터 31일 30일간 대학로 아르코예술극장과 대학로예술극장, 평창동 토탈미술관에서 열린다고 8일 밝혔다.

올해로 15회를 맞이하는 '국가대표 예술축제'인 스파프에는 해외 초청작 7편과 국내 초청작 10편, 솔로이스트 3편, 창작산실 작품 2편 구성으로 모두 7개국의 21단체가 22편의 작품을 무대에 올린다.
댄스컬렉션, 젊은 비평가상과 배우 워크숍, 예술가와의 대화 등 부대행사도 함께 진행해 관객들에게 공연예술로 풍성한 가을밤을 선사한다. 스파프는 지난 14년간 국내외에서 남다른 독창성과 작품성을 겸비한 공연예술 작품들을 발굴해 소개하면서, 세계가 주목하는 공연예술축제로 자리매김해왔다.

올해 스파프는 전 세계를 무대로 활동해 온 거장들의 굵직한 작품을 전진 배치해 아방가르드(전위예술)의 현재와 현대 공연예술계의 흐름을 보여줄 예정이다. 특히 연극 교과서에서만 볼 수 있었던 서사극의 창시자 베르톨트 브레히트가 1949년 창단한 베를린 앙상블(Berliner Ensemble)과 가난한 연극 이론으로 유명한 예지 그로토프스키의 예지 그로토스프키-토마스 리차드 워크센터가 처음으로 내한한다.

또 현대 플라멩코의 신성으로 손꼽히며 세계 유명 극장과 페스티벌을 정복한 로시오 몰리나(Rocío Molina)의 최신작 '보스케 아르도라'(Bosque Ardora, 사랑의 숲), 프랑스 현대무용의 역사를 이끌어가는 몽펠리에 국립안무센터의 새로운 수장 크리스티앙 리조(Christian Rizzo)의 두 작품 '실화에 따르면'(Dʼaprès une histoire vraie)과 '사키난'(Sakınan göze çöp batar)은 현대 무용계의 새로운 흐름을 파악하고 싶은 사람이라면 절대 놓쳐서는 안 될 작품들이다.
아 루에 ⓒHerman Sorgeloos 사진제공-문화예술위원회
아 루에 ⓒHerman Sorgeloos 사진제공-문화예술위원회

개막작인 피핑 톰(Peeping Tom)의 '아 루에'(À louer(For Rent)는 댄싱 오디션 프로그램 '댄싱9'의 스타 김설진이 직접 출연하여 기대를 모으며 일찌감치 매진을 기록하고 있다. 해외 초청작 7편을 모두 예매하는 ‘매니아패키지’ 티켓이 지난 7월 1일 판매를 시작한지 단 2시간 만에 매진되는 등 거장의 명성과 축제에 대한 신뢰도를 입증했다.        
올해 해외초청작이 거장들의 작품을 통해 최신 아방가르드의 경향을 조명한다면, 형식적으로는 음악극적인 요소를 강하게 띠고 있다. 이는 현대 공연예술의 트렌드를 반영한 것으로 스파프는 15주년을 기념하는 의미로 ‘무대를 노래하라!’는 캐치 프레이즈를 내걸었다.

무대 위 노랫소리는 파동이 되어 극장과 사람들 사이의 벽 속으로 스며들고, 퍼져나간다. 2015 스파프 포스터는 배우의 입으로부터 퍼져나가는 음파를 형상화한 것이며, 트레일러 영상은 극장 벽으로부터 들려오는 소리를 듣고자 하는 사람들의 모습을 담고 있다.     
셰익스피어 소네트 ⓒLesley Leslie-Spinks 사진제공-문화예술위원회
셰익스피어 소네트 ⓒLesley Leslie-Spinks 사진제공-문화예술위원회

가장 큰 관심을 모으고 있는 작품은 단연 베를린 앙상블의 '셰익스피어 소네트'(Shakespeare’s Sonnets, 10월15~17일)다. 1949년 브레히트가 창단한 이래 독일 연극을 유럽 연극의 선두주자로 자리매김하게 하는데 주요한 역할을 한 전설적인 극단 ‘베를린 앙상블’이 이미지극의 대가 로버트 윌슨(Robert Wilson), '물랑루즈' '브로크백 마운틴' '아이 엠 샘' 등 감각적이고 애상적인 영화음악으로 유명한 뮤지션 루퍼스 웨인라이트(Rufus Wainwright)와 함께 협업하여 만들어낸 걸작이다.        

베를린 앙상블은 셰익스피어 소네트의 발간 400주년 기념으로 2009년 '셰익스피어 소네트'를 초연했다. 이번에는 아시아 투어가 아닌 한국 특별공연 형식으로 아르코예술극장 대극장 무대를 찾는다. ‘짝사랑의 고통, 인간의 필멸(必滅)과 시(詩)의 영원성’에 대한 25편의 시를 무대화한 음악극이며, 로버트 윌슨의 독창적인 연출, 루퍼스 웨인라이트의 아름다운 선율과 더불어 오랜 역사 속에서 다양한 고전작품을 소화해 온 베를린 앙상블의 밀도 있는 연기력이 두드러진다.

특히 이번 공연의 백미는 배우의 연기에 있다. 셰익스피어를 연기하는 79세의 앙겔라 슈미트, 엘리자베스 여왕(I세와 II세)을 연기하는 83세의 유르겐 홀츠, 재치 있는 어릿광대를 연기하는 안토니아 빌 등 셰익스피어 드라마의 전형적 인물을 15명의 베를린 앙상블의 간판이자 최상급 스타들이 연기한다.

창단 66년 만에 처음으로 성사된, 베를린 앙상블의 역량을 두 눈으로 직접 확인할 수 있는 드문 기회다. 오페라나 뮤지컬 전문 배우가 아닌 극단 소속 배우들이 노래로 연기하는 절정의 연기력이 관극 포인트이다. 

개막작인 '아 루에'(À louer, 10월2~3일)는 세계 현대무용의 성지라고 불리는 벨기에에서도 최고 수준의 무용단으로 꼽히는 ‘피핑 톰(Peeping Tom)’의 작품이다. ‘댄싱9’ 시즌2에서 우승을 거두며 현대무용의 대중화에 앞장선 무용수 김설진이 무용수 정훈목과 함께 환상적인 퍼포먼스를 선보인다.

불에 타버린 극장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피핑 톰 특유의 아크로바틱한 안무와 초현실적인 시각 효과가 두 무용수의 섬세하고 유려한 움직임과 어우러져, 몽환적인 아름다움이 존재하는 세계로 관객들을 끌어당긴다.

예지 그로토프스키-토마스 리차드 워크센터는 '리빙룸'(The Living Room, 10월21~24일)을 통해 그로토프스키의 정통 연기론을 한국 무대에 처음으로 선보인다. 그로토프스키가 후계자인 토마스 리차드와 함께 집대성한 ‘수단으로서의 예술(Art as Vehicle)’ 이론을 접목한 연극으로 꿈 속을 헤매는 어느 남자가 치르는 제사 의식과도 같은 공연에 관객은 손님으로 참가한다.

공연장의 내밀한 느낌을 살리기 위해 평창동의 토탈미술관에서 공연한다. 토탈미술관의 협조로 퍼잡스키 부부(Dan & Lia Perjovschi)의 전시 '지식박물관: 의문과 논평'전이 이루어지는 중에 전시물과 함께 관객을 맞는다. 4일 간의 전문 연기 워크숍 (10월27~30일)과 토마스 리차드로부터 그로토프스키 후기 연극 이론의 정립과 역사를 직접 들을 수 있는 컨퍼런스(10월25일, 예술가의 집) 또한 마련되어 있다.

2014년 4회차 '솔로이스트'가 ‘맨파워’를 자랑했다면, 올해 제5회 '솔로이스트' (10월23~25일)는 압도적인 ‘우먼파워’의 향연이다. 최고의 발레리나 김주원, 한국 현대무용의 정점 차진엽, 국립무용단의 스타무용수 장윤나로 이어지는 라인업은 무용계 각 분야 최고의 솔로이스트들의 기량을 겨루는 자리가 될 것이다.

역대 솔로이스트들이 다른 특기와 특징을 가진 안무가들과 만나 춤의 역량을 극대화하고, 스타일을 진일보하도록 만들어온 만큼, 독특한 안무가들·협업자들과의 만남도 화제다. 발레리나 김주원은 현대무용가 김설진의 안무로, 한국무용가 장윤나는 이선태의 안무로 무대에 선다.

현대무용가 차진엽은 시각예술가 빠키와 만나 새로운 융합 형식의 솔로이스트 무대를 만들 예정이다. 현존하는 한국 최고의 여성 무용수 세 명이 최고의 아름다움과 기량을 뽐내며 공간을 장악하는 무대로 팬들의 기대를 모으고 있다.

국내 초청작은 국내외에서 왕성한 활동을 펼치는 역량 있는 아티스트들이 참여해 신작과 검증된 재연 작품들을 두루 선보인다. 유럽 무대에서 동양인 남성 무용수로서 독보적인 위치에 올라 있는 예효승의 2013년 초연 작품 'N(own)ow'(10월 7~9일)가 돋보인다.

알몸에 가까운 다섯 남성 무용수가 겹쳐 있는 이미지는 다소 자극적으로 보이지만, 실제로는 순수한 육체의 언어에 몰두한 작품이다. 또 국보급 한국무용수로 꼽히는 이정윤은 지난해 선보인 안무작 '판'의 업그레이드 버전인 '판-Push/Pull' (10월27~28일)을 무대에 올려 다시 한 번 한국형 컨템포러리 댄스의 정수를 보여준다.

연극 초청작 중에서는 불멸의 고전 햄릿을 인도의 국보급 아티스트들과 함께 새로운 시각으로 재해석한 극단 서울공장, 임형택 연출작 '햄릿_아바따'(10월8~11일), 배우의 신체를 중심으로 한 다양한 연극 실험을 해온 극단 동, 강량원 연출작 '상주국수집' (10월9~13일)이 관심을 모으고 있다.

스파프의 대표적인 부대행사이자 신진 안무가들의 경연대회인 '제9회 서울댄스컬렉션&커넥션'(10월27~29일)에서는 기존보다 3개 작품이 늘어난 12개의 작품이 본선 경연을 펼친다. 지난해 수상자인 전흥렬, 김지욱, 김환희가 수상자 혜택을 통해 각각 독일, 일본, 싱가포르에서 진행한 해외 교류 성과작품들을 선보여 SPAF에 다채로움을 더한다.

이밖에도 한·독 커넥션 창작 워크숍 발표공연 '이피게니아 X5'(10월14일)와 극단 서울공장의 '햄릿_아바따'로 내한하는 현대무용가 아스따드 데부(Astad Deboo)와 전설적인 바울(Baul) 가수 겸 치유 전문가 파르바띠 바울(Parvathy Baul)이 참여하는 인도의 춤과 노래 워크숍(10월4~5일, 10월11일), '예술가와의 대화', ‘제12회 젊은 비평가상’ 공모 등이 부대행사로 함께 진행된다.

또 올해는 한국문화예술위원회의 공연예술 지원사업인 창작산실 프로그램과 연계하여 파트너 프로그램으로 선보인다. 우수작품 재공연 선정작 중 이경옥 무용단의 '심청'(10월10~11일)과 극단 대학로극장, 이우천 연출작 '색다른 이야기 읽기 취미를 가진 사람들에게'(10월17~21일)를 축제 기간 중 만나볼 수 있다.

SPAF는 공식 홈페이지(www.spaf.or.kr)와 한국문화예술위원회 공연예술센터 홈페이지(www.koreapac.kr)에서 티켓 예매(수수료 없음)를 진행 중이다. 단체 할인, 문화·예술인 패스 할인, 회원 할인 등 다양한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 문의 (02)3668-00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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