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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일모직·현대重 백기사 KCC, 삼성·현대重 사랑때문에?

KCC, 삼성생명·현대미포 주주 첫 공개…투자 실패시 주주 이해관계 비판받을 수도

(서울=뉴스1) 양종곤 기자 | 2015-08-12 06:40 송고 | 2015-08-12 16:02 최종수정
자료제공 = KCC © News1 2015.08.04/뉴스1 © News1
자료제공 = KCC © News1 2015.08.04/뉴스1 © News1

삼성그룹과 현대중공업그룹이 계열사를 통해 지분을 확보한 KCC의 사실상 주주로 확인됐다. 이는 KCC의 삼성과 현대중공업에 대한 투자배경 중 하나가 주주관계에서 비롯된 것 아니냐는 추측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10일 KCC가 지난달 말 첫 출간한 2014년 지속가능경영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삼성생명보험과 현대미포조선은 각각 4.5%, 3.77% 지분을 가진 KCC의 주주들이다. 삼성생명보험과 현대미포조선은 각각 삼성그룹과 현대중공업그룹의 계열사다.
KCC에 확인 결과 두 회사는 현재까지 지분을 보유하고 있지만 최초 취득 시점은 불분명하다. 삼성생명이 단순 재무적 투자자인지 여부도 확인되지 않았다.

삼성생명과 현대미포조선의 KCC 지분율은 회사의 결정을 좌지우지할만큼 높지 않다. KCC의 최대주주는 정몽진 KCC 회장과 정 회장의 특수관계인 10인으로 지분율은 38.5%다. 두 회사의 지분율은 2대 주주인 국민연금기금(10.94%)에도 못 미친다.

문제는 KCC의 투자가 '주주'라는 이해관계에서 비롯된 측면이 있다면 KCC는 투자 실패시 주주들로부터 비판을 받을 수 있다는 점이다.
KCC는 그동안 대부분 투자 수익이 양호해 업계 안팎에서 '투자의 귀재'라는 평가를 받았다. 투자 지원이 절실한 회사를 돕는 역할을 맡아 '백기사'라는 별명도 얻었다.

KCC는 올해 3월 말 기준 현대중공업 지분을 5.31% 보유하고 있다. 최초 최득원가는 2492억원이었는데 장부가액(시가)은 4926억원으로 두 배 가량 뛰었다. KCC의 제일모직(舊 삼성에버랜드) 지분은 10.19%다. 장부가액은 2조556억원으로 취득원가 5009억원 대비 4배를 웃돌고 있다.

하지만 업계 안팎에서는 KCC의 이 같은 투자에 대해 회의적인 시각도 적지 않았다. KCC는 지난해 11월 20일 현대중공업 주식 3000억원어치를 추가로 매입하겠다는 계획을 공시했다. 이날 KCC 주가는 전거래일보다 6.07% 하락 마감했다. 실제로는 KCC가 1500억원어치 주식만 매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증권가에서는 KCC의 주가가 실적 부진에 빠진 현대중공업에 투자한다는 우려로 인해 하락했다는 분석이 많았다. 현대중공업은 KCC가 투자 계획을 밝히기 전인 10월 30일 3분기 실적을 공시했는데 1조9346억원 규모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당기순손실도 1조4606억원을 시현했다. 게다가 현대증권에 따르면 2분기 기준 KCC가 보유한 현대중공업 지분가치는 약 444억원 감소했다.

KCC의 삼성물산에 대한 투자도 아직 가시적인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KCC는 지난달 10일 삼성물산 자사주 899만주(5.76%)를 6743억원에 매입하기로 결정했다. 이 투자의 목적은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 지원이란 게 일반적인 해석이다. 당시 삼성물산은 합병을 반대하는 엘리엇 매니지먼트와 주주총회에서 표 대결을 대비하기 위해 우호지분 확보가 절실했다.

KCC는 삼성물산 자사주 투자로 인해 현재 1900억원 규모의 평가손실을 보고 있다. KCC의 삼성물산 1주당 매입가는 7만5000원인데 7일 삼성물산 주가는 5만2300원에 마감했다. 

KCC의 주주관계가 밝혀지면서 'KCC-제일모직-삼성생명-KCC'로 이어지는 주주 순환고리가 형성됐다는 점도 눈길을 끄는 대목이다. KCC는 지난해 말 기준 제일모직 지분을 10.19%, 제일모직은 삼성생명 지분을 19.34%, 삼성생명은 KCC 지분을 4.5% 보유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KCC 측은 "특별히 언급할 수 있는 부분이 없다"고 말했다.  

한편 KCC의 주주가 삼성생명과 현대미포라는 사실은 그동안 KCC의 사업보고서 등 주요 공시를 통해 일반에 알려지지 않았다. 현행 제도는 5% 이상 주주의 주식 변동에 대해서만 공시 의무가 부여됐기 때문이다.


ggm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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