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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폭행 피해자, 직업이 왜 중요하죠?" 뿔난 보험설계사들

"영업 위해선 장소 불문?" 설계사 이미지 왜곡 우려
보험사, 제1차 고객이 '설계사'…다양한 노력 기울여

(서울=뉴스1) 전준우 기자 | 2015-08-07 06:00 송고
서울 국회 의원회관 새누리당 심학봉 의원실에 불이 꺼져 있다./뉴스1 © News1 박지혜 기자
서울 국회 의원회관 새누리당 심학봉 의원실에 불이 꺼져 있다./뉴스1 © News1 박지혜 기자

"성폭행 피해자 직업이 왜 중요한거죠"
성폭행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게 된 심학봉 의원의 피해자의 직업이 보험설계사인 점이 부각되면서 일선의 보험업 종사자들이 깊은 상실감에 빠졌다.

심 의원은 이달 초 대구 수성구의 한 호텔에서 40대 여성 A씨를 성폭행한 혐의로 논란에 휘말렸다. 유력 정치인이 성폭행 가해자 혐의를 받고 있어 큰 충격을 주고 있는 가운데 이번 사건에서는 일반적인 성폭행 사건과 달리 피해자 여성의 직업이 보험설계사인 점이 꼬리표처럼 따라다니고 있다. 

또 A씨가 애초 경찰에 심 의원을 고소했지만 이후 조사에서 "성폭행 당한 것은 맞지만 적극적으로 도망가지 않았다"고 말을 바꿔 합의 과정에서 금품이 오간 것이 아니냐며 논란이 증폭되기도 했다.

대구지방경찰청은 심 의원을 심야에 몰래 불러 조사한 뒤 '무혐의' 처분을 내렸지만 대구지검이 재수사에 나서면서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든 상황이다.
보험업계에서는 피해여성 직업이 보험설계사로 특정되면서 '몸을 팔아서 보험 계약을 따오는 사람'으로 왜곡될 수 있다며 불편한 기색을 감추지 못했다.

한 보험업계 관계자는 "마치 이번 사건이 보험설계사이기 때문에 일어난 것처럼 비춰지고 있어 안타깝다"며 "설계사들도 기분이 좋지 않고, 이들을 관리하는 지점장들도 사기가 많이 떨어졌다"고 말했다.

이어 "보험설계사들이 장소를 가리지 않고 다닌다는 식으로 비춰지는 것 같다"며 "자극적인 이미지로 왜곡될 수 있어 씁쓸하다"고 우려했다.

보험업계에서는 영업현장의 최일선에 있는 전속 설계사를 제1차 고객으로 여기면서 회사의 중요한 축으로 생각하고 있다. 보험사들이 매년 연도대상 시상식을 열어 선출하는 보험왕의 연매출을 보면 50억원을 훌쩍 넘기기도 한다. 보험을 가입할 때나 궁금한 일이 생길 때 가장 먼저 찾는 것도 역시 보험설계사다.

따라서 보험사들은 설계사들과의 소통 강화를 위해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다. 한화생명은 지난달 22일부터 전국 주요 지역을 찾아가 재무설계사들에게 시원한 음료를 전달하는 '찾아가는 사랑카페' 행사로 설계사들의 사기를 높여주고 있다.

삼성생명도 이달부터 본사 임직원과 영업 현장 간의 소통을 강화하기 위해 본사 각 파트와 전국 98개 영업 지역단 간의 '본사 1파트-현장 1지역단 자매결연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자매결연을 한 본사 파트 및 현장 조직은 특별강연·상담·정보제공 등을 통해 교류를 강화하고, 서로 격려하는 각종 이벤트를 진행하기도 한다.

한 생보사 관계자는 "사실상 보험사의 제1차 고객은 설계사"라며 "보험사가 다이렉트로 고객에게 다가가는 경우가 거의 없고 설계사를 통해 상품 계약, 보험금 지급 안내 등이 이루어진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보험설계사의 이미지가 왜곡되는 것은 같은 업종에 있는 사람으로서 불쾌할 수 밖에 없다"며 "보험업계에서 설계사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junoo56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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