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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질랜드, 키리바시 토착민 세계 첫 '기후난민' 신청 거절

(서울=뉴스1) 손미혜 기자 | 2015-07-21 17:55 송고
기후변화로 인한 해수면 상승으로 수몰위기에 처한 남태평양 섬나라 키리바시. © AFP=뉴스1
기후변화로 인한 해수면 상승으로 수몰위기에 처한 남태평양 섬나라 키리바시. © AFP=뉴스1

세계 최초로 기후난민을 신청한 태평양 제도 출신이 20일(현지시간) 뉴질랜드로부터 거절당하면서 키리바시로 추방당할 위기에 처했다.

AFP통신에 따르면 뉴질랜드 대법원은 이날 난민의 법적 정의에 부합하지 않는다며 키리바시 토착민 이와네 테이티오타(38)의 기후난민 신청을 거부했다. 법적으로 난민은 인종·종교·국적이나 정치적 이유로 박해받거나 자국의 보호를 받지 못하는 자를 뜻한다.

대법원은 판결문에서 "키리바시가 환경문제를 겪고 있다는 사실은 명확하지만 테이티오타는 자국으로 돌아갈 경우 '심각한 위험에 처할 우려가 있다'는 조건을 만족하지 못한다"고 판시했다.

"키리바시 정부가 수몰위기의 시민들을 보호할 적절한 조치를 취하는 데 실패했다는 명확한 증거가 없다"는 설명이다.

테이티오타는 지난 2007년 취업비자로 뉴질랜드에 들어와 비자만료기간을 초과한 채 체류를 지속했다. 결국 2013년 사소한 교통법규 위반으로 경찰조사를 받던 중 불법체류 사실이 드러나면서 테이티오타는 기후난민을 인정해달라는 소송에 들어갔다.
그러나 이날 대법원 판결에 따라 테이티오타와 그의 아내, 오클랜드에서 태어난 세 아이는 이제 뉴질랜드를 떠나게 됐다.

테이티오타가 살았던 키리바시 공화국은 32개의 산호초 섬으로 이뤄진 남태평양의 도서국가로 평균 해발 고도가 1.8m에 불과할 정도로 매우 낮고 평탄해 온난화에 따른 해수면 상승으로 현재 수몰위기에 직면해 있다.

유엔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IPCC)의 2013년 보고서에 따르면 기후변화가 지금과 같은 추세로 이어질 경우 21세기 말 지구 해수면은 1986~2005년 대비 평균 45~82㎝가량 상승할 것으로 보인다.

키리바시 정부의 기후변화센터는 최악의 시나리오대로라면 2030년까지 최대 해수면이 14㎝ 상승하며 21세기 말인 2090년이면 58㎝까지 상승할 것으로 예상했다. 최상의 시나리오를 적용하더라도 최대 45㎝의 해수면상승은 막을 수 없다는 전망이 나온다.

이에 키리바시 정부는 해수면 상승·태풍급증·홍수·경작지 감소 등 기후변화 문제에 대비해 가까운 피지섬에 약 20㎢ 영토를 구입, 대규모 이주계획을 세우고 있다.

테이티오타에 대한 이번 판결은 국제적으로 기후난민에 대한 첫 판례로 의미를 갖는다.

IPCC 보고서에 따르면 2050년까지 기후변화로 인한 난민은 약 1억5000만명 가량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




yeoul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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