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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속숨은이야기] 참외·멜론은 야채가문..근데 왜 과일보다 더 달지?

픔종개량으로 단 맛 강화…갈증해소 탁월 칼륨·엽산·무기질 풍부

(세종=뉴스1) 이은지 기자 | 2015-07-05 12:15 송고

서울 중구 봉래동 롯데마트 서울역점에서 고객이 제철 맞은 '참외'를 살펴보고 있다. © News1 조희연 기자
서울 중구 봉래동 롯데마트 서울역점에서 고객이 제철 맞은 '참외'를 살펴보고 있다. © News1 조희연 기자


7월 제철을 맞은 참외, 멜론은 식물학적으로 같은 작물이다. 이들이 최초로 탄생한 곳으로 추정되는 아프리카 대륙에서 분화되면서 유럽으로 전해진 것은 멜론이 됐고, 동양으로 전파돼 정착된 것은 참외가 됐다. 참외의 영명이 오리엔탈 멜론(oriental melon)인 것도 이 때문이다.

    

서양으로 전파된 멜론은 달콤한 맛을 특화시켜 나갔고, 동양으로 전파된 참외는 아삭한 식감을 더 중요시하며 개량돼 나갔다. 농촌진흥청 관계자는 "식물은 진화과정 중에 자연선택에 의해 어떤 종이 살아남지만 농작물은 사람의 경험에 의해 가장 좋은 맛, 향을 가진 종이 선택돼 널리 재배된다"며 "동아시아계 선조들은 아삭한 맛을 골라 참외가 널리 보급됐다"고 설명했다.

    

여름의 대표과일로 알려진 참외와 멜론은 사실 채소다. 채소는 먹는 부위에 따라 뿌리를 먹는 근채, 잎을 먹는 엽채, 과실을 먹는 과채로 나뉜다. 참외와 멜론은 토마토, 가지와 같이 과실부위를 먹는 과채류 채소다. 채소인 참외와 멜론이 과일보다 더 단 이유는 뭘까.

    

© 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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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에서 우리나라로 전파돼 통일신라 시대때 재배가 일반화된 참외는 처음에는 오이보다 살짝 단 정도였다. 그러다 1957년 일본에서 개량된 은천참외가 우리나라로 수입되면서 참외시장에 큰 변화를 가져오게 된다. 국내 종자회사들이 은천참외를 우리나라에 적합한 특성을 더한 신은천, 금싸라기 종자로 개량하면서 높은 당도를 가진 현재의 참외가 탄생하게 된 것.

    

멜론은 유럽에 전해진 후 품종과 재배법이 개선되면서 유럽 전역으로 전파됐다. 우리가 흔히보는 머스크멜론(과실표면에 굵은 망사가 형성돼 있는 멜론)은 1570년 영국에 도입돼 온실에서 재배되면서 일반화됐으며, 17세기 미국으로 전파됐다. 멜론이 산업적으로 발달한 것은 1870년 이후로 달콤한 맛을 강화시키며 품종이 개량돼 오면서 지금의 멜론으로 자리잡았다. 

    

참외와 멜론이 여름대표 채소로 자리잡은 것은 갈증 해소에 도움을 주는 수분이 많아서다. 참외는 90%가 수분이다. 나머지 10%는 탄수화물과 칼륨 등 무기질과 비타민이 함유돼 있다. 칼륨 함량이 높아 수박과 같은 이뇨작용이 있다.

    

또 참외는 임산부에게 특히 좋은 채소다. 과채류 중 엽산이 가장 풍부하게 들어있으며, 오렌지보다도 2.6배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참외 껍질의 베타카로틴은 레티놀로 변해 시력보호에 효과가 있다. 과육의 칼륨은 인슐린 분비를 촉진시켜 당뇨병 예방에 효과적이다. 또 껍질 아래에 가장 많이 들어있는 쿠쿠르비타신 성분은 항암작용과 간 해독에 좋은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때문에 참외는 과육과 껍질도 함께 먹어야 좋은 식품이다.

    

참외 씨를 먹으면 배탈이 난다는 얘기가 있는데 이는 잘못된 상식이다. 참외 씨는 기름, 볶음 등으로 다양하게 이용되며 정상적인 참외씨는 먹어도 문제가 없고 오히려 영양분 섭취에 효과적이다. 단 참외 씨가 있는 주변의 색깔이 변해 있거나 알코올 냄새가 날 정도로 숙성된 참외의 씨를 먹으면 배탈을 일으킬 수 있다. 참외는 온도 5℃, 습도 90~95%가 최적이며 냉장 보관해야 한다.

    

멜론에 있는 영양분은 참외와 비슷한 편이며, 과육의 색깔에 따라 비타민의 성분이 일부 다르게 나타난다. 멜론 과실의 부위별 당 성분은 껍질에 가장 적고 씨가 들어있는 태좌부와 내벽 등 안쪽으로 갈수록 많다. 비타민 함량은 색에 따라 달라 녹색이나 황록 과육은 비타민 C가, 적색은 카로틴이 많아 비타민 A가 많다.

    

우리나라 국민들은 아삭한 맛을 즐기는 식습관 때문에 싱싱한 참외를 선호하지만, 몇일간 후숙을 시키면 당도가 오르고 향도 짙어져 더 맛이 좋다. 멜론은 멜론은 수확 후에 3~7일 정도 상온에서 후숙시킨 후 먹기 2~3시간 전 6~7℃에서 보관하면 과육이 많고 당도가 높아진다. 참외에 비해 식감이 부드러워 입안에서 사르르 녹을 정도로 식미가 뛰어나다.

    

참외와 멜론 모두 달콤한 맛이 매력이지만 주로 생과로 먹을 뿐 요리나 가공식품으로 활용되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멜론맛 아이스크림 메로나가 대박제품으로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도 큰 인기를 끌고 있는 것처럼 개발의 가능성은 무궁무진하다. 


일본이 개발한 멜론을 활용해 만든 가공식품들. © News1
일본이 개발한 멜론을 활용해 만든 가공식품들. © News1

이웃 일본의 예를 보면 멜론 주산지의 경우 고급 멜론의 판매수익도 크지만 멜론의 향, 맛, 모양을 이용한 주변 산업도 활성화되고 있다. 일본 전역의 제과점과 편의점에서 볼 수 있는 멜론빵은 전 세계에서 오직 일본에만 있는 품목이다.

    

또 세계적인 수준의 유가공 제조 기술을 보유한 북해도에서는 우유, 아이스크림, 소다, 과자, 젤리 등 엄청난 수의 제품을 개발해 판매하고 있다.

    

농촌진흥청 관계자는 "참외는 국내 고정수요층을 위해 다양한 참외를 만들고 해외시장에서는 임산부에게 필요한 엽산이 가장 풍부한 채소임을 강조하며 수출을 확대할 것"이라며 "멜론은 수입산에 대응하기 위해 국산멜론을 알려나가고 품질향상과 균일화를 위한 기술개발에 성공한 뒤 농가에 보급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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