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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속숨은이야기] 수입체리와 맞짱 뜰 '앵두체리' 아십니까?

미국산 체리보다 당도 높고 육즙 풍부해 부드러워…저공해로 건강에 좋아

(세종=뉴스1) 이은지 기자 | 2015-06-20 08:00 송고

경기도 화성시 송산면에 위치한 재배농가에서 재배중인 앵두체리. (농협 제공) © News1
경기도 화성시 송산면에 위치한 재배농가에서 재배중인 앵두체리. (농협 제공) © News1


수입과일에 밀려 국산과일 소비가 줄고 있다. 특히 체리와 망고의 수입량 증가세가 가파르다. 한국무역협회 자료에 따르면 2014년 망고 수입량은 2011년보다 460% 늘었고, 체리는 같은기간 168% 증가했다.

    

소비자 대부분은 수입산 체리만 있는 줄 알지만 2000년 후반부터 국내에서도 체리가 생산되고 있다. 수입체리와의 차별화를 위해 국산체리를 '앵두체리'로 이름을 명명하는 작업이 진행중이다. 국내에서 경북 김천에서 제일 먼저 체리가 재배된 이후 경기도 지역으로 확대되고 있다.

    

경기도 화성시 송산면에서 체리를 재배중인 김기태 태정농원 대표는 2003년, 일본에서 체리품종을 사 들여와 첫 재배에 나섰다. 체리 특성상 5년 뒤인 2008년 첫 수확에 성공했지만 수확량은 많지 않았다. 노지에 체리 나무를 재배한 탓에 새들이 대부분 쪼아먹었기 때문이다.

    

김 대표는 그때서야 체리 나무 위로 그물망을 치고 하우스로 꾸미는 등 시설비로 2억원 정도 들였다. 2011년부터 본격적인 생산을 시작했고, 포도에 비해 노동력이 덜 들고 평당 소득이 높아 주변 지인들도 체리 재배에 나서면서 송선면에는 12농가가 체리 농사를 짓고 있다. 생산량은 10톤으로 연간 앵두체리 생산량의 1/30 수준이다. 경기도 화성 이외에 경북 경주와 대구에서 총 50농가가 연간 300톤의 앵두체리를 생산하고 있다.


앵두체리(왼쪽)와 미국산 수입체리(오른쪽) © News1
앵두체리(왼쪽)와 미국산 수입체리(오른쪽) © News1

2014년 기준 앵두체리 비중은 수입체리(1만3359톤)의 0.02%에 불과하다. 유통망도 많이 확보하지 못해 일부 하나로마트에서 판매되고 있는 실정이다. 하지만 앵두체리를 한번 맛본 이들은 수입체리를 찾지 않을 만큼 맛이 뛰어나다.

    

앵두체리의 당도는 17~21 브릭스로 미국산체리보다 3~4 브릭스 높다. 달면서 신맛이 적당히 어울러져 수입체리보다 맛이 감미롭다. 또 앵두체리는 수확 후 일주일 이내 소비하기 때문에 신선하고 육즙이 풍부하다. 농약처리도 거의 하지 않은 저공해로 건강에 좋다.

    

앵두체리라는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국산체리는 앵두와 닮았다. 앵두보다 2~3배 가량 크기가 크고 당도가 훨씬 높다. 수입체리는 검붉은 색깔이 돌지만 앵두체리는 앵두처럼 붉은빛을 띈다. 앵두체리는 항산화물질인 안토시아닌이 함유돼 암과 심장병 예방에 도움을 주고, 관절염, 통풍 등의 증상 완화에도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반면 수입체리는 미국에서 운반돼 오는 과정에서 숙성되기 때문에 신선도가 떨어진다. 오랫동안 보관할 수 있도록 후처리가 이뤄지는데다가 과피가 두꺼워 육즙이 풍부하지 않다.

    

문제는 가격이다. 앵두체리는 100g당 2400원으로 수입체리(100g당 2000원)보다 20% 가량 비싸다. 또 유통망이 확보되지 않아 사먹고 싶어도 쉽게 구매할 수 없다는 단점이 있다. 과실이 6월 한달동안만 수확할 수 있어 연중 먹을 수도 없다.


농민이 앵두체리를 수확하고 있다. (농협 제공) © News1
농민이 앵두체리를 수확하고 있다. (농협 제공) © News1

앵두체리를 먹을 수 있는 시기를 늘리기 위해 품종 개량이 시작됐다. 현재 앵두체리 품종은 일본에서 들여온 '좌등금'이 대부분이지만 올해 국내 한 묘목회사에서 신품종 '홍향' 개발에 성공했다. 홍향은 수확 시기가 좌등금과 달라 지역마다 품종을 달리해 앵두체리를 재배하면 국내 소비자들이 앵두체리를 접할 수 있는 시기가 길어질 수 있다.

    

앵두체리를 재배하는 곳이 늘어나고, 수입체리 대신 앵두체리를 찾는 소비자들이 늘어나면 가격 경쟁력도 갖출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농협 관계자는 "앵두체리는 초기 시설투자를 제외하면 저노동력, 소득 경쟁력 등에서 충분히 다른 품목에 비해 경쟁력이 있다"며 "앵두체리 재배농가가 늘고 유통망이 확보되면 국내 소비자들이 수입체리 대신 앵두체리를 맛볼 수 있는 기회가 지금보다 훨씬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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