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 본문 바로가기 회사정보 바로가기
> 산업 >

[체험기]보다 완벽해진 애플 iOS9'…'먹통시리·발열' 어쩌나

퀵타입, 배터리 저전력 모드, 메모앱 등 기능 추가..먹통시리·발열은 아쉬움

(서울=뉴스1) 김진 인턴기자 | 2015-06-14 15:22 송고 | 2015-06-14 15:24 최종수정

"더욱 더 '완벽'에 가까워졌다." 애플의 새로운 운영체제(OS) iOS9을 직접 사용해보고 내린 첫 번째 평가다. 하지만 음성인식 기능인 시리(Siri)는 '먹통' 수준이고 아이폰 기기가 뜨겁게 달아오르는 발열현상도 여전해 아쉬움을 남겼다. 

14일 iOS9 베타 버전을 아이폰6에 적용해 달라진 점을 직접 확인해 봤다. 애플은 지난 8일(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 모스콘센터에서 열린 세계개발자회의(WWDC)에서 차세대 운영체제(OS) iOS9을 선보였다. 다음날 애플은 많은 사용자들이 새로운 OS를 미리 경험할 수 있도록 iOS9의 베타 버전을 온라인을 통해 배포했다.

지난 11일 애플의 차세대 OS iOS9의 베타버전을 사용 중인 아이폰에 설치했다. © News1
지난 11일 애플의 차세대 OS iOS9의 베타버전을 사용 중인 아이폰에 설치했다. © News1


◇준비물: 아이폰 또는 아이패드, 아이튠즈가 설치된 컴퓨터, 전용 USB


우선 베타 버전을 다운로드할 수 있는 사이트를 찾아야 한다. 사이트는 애플 관련 국내외 커뮤니티에서 쉽게 검색이 가능하다. 사이트에 접속했다면 기기 뒷면에 적힌 제품 기종을 확인하고 해당하는 iOS9 프로그램을 컴퓨터에 다운로드한다. 다운로드는 네트워크 연결 상태에 따라 10분~30분 이상이 소요된다. 

다운로드가 끝나면 아이튠즈를 실행한다. 하지만 기자는 이 단계부터 '고비'를 맞았다. 아이튠즈가 기기를 인식하지 못한 것. 커뮤니티를 뒤진 끝에 아이폰 USB 드라이버를 업데이트했고 의외로 쉽게 문제가 해결됐다. 이후는 간단하다. 시프트(shift) 버튼을 누른 상태에서 '업데이트 확인' 버튼을 클릭, iOS9 파일을 선택하면 된다. 업데이트에는 2~3분가량이 걸린다.
◇ 퀵타입, 배터리 저전력 모드, 메모앱… 추가된 기능들

첫 화면에서는 비밀번호가 기존 네 자리에서 여섯 자리로 늘어난 점이 눈에 띄었다. 또 '아이폰 찾기' 애플리케이션(앱)이 기본 내장 앱에 포함됐다. 검색 기능을 하는 '스포트라이트' 기능은 화면 맨 왼쪽으로 이동했다. 이곳에서는 기존 멀티태스킹에 표시되던 최근 연락처와 사용 앱 목록을 볼 수 있었다. 위젯에는 '교통상황'과 '친구 찾기(Find My Friends)' 기능이 추가됐다.

(왼쪽부터) iOS9의 여섯 자리 비밀번호, 왼쪽으로 이동한 스포트라이트, 추가된 위젯 기능. © News1
(왼쪽부터) iOS9의 여섯 자리 비밀번호, 왼쪽으로 이동한 스포트라이트, 추가된 위젯 기능. © News1


키보드는 크게 달라졌다. 한글 퀵타입(QuickType) 기능이 가능해져서다. 퀵타입이란 빠른 타이핑을 지원하기 위해 연관된 문장이나 단어를 자동으로 띄워주는 기능이다. 또 키보드 위에 두 손가락을 동시에 올리니 키보드가 반투명한 상태로 변하면서 커서가 손가락을 따라 움직이는 것을 볼 수 있다. 이 기능을 사용하니 문장 편집이 한결 수월해졌다. 오타나 문법에 어긋나는 단어 밑에는 빨간색 밑줄이 그어져 쉽게 오타를 알아챌 수 있다. 글씨체는 iOS8에 비해 한눈에 알아챌 수 있을 정도로 달라졌다.

설정앱에서는 검색이 가능해져 원하는 설정을 빠르게 찾을 수 있다. '알림'을 검색하면 알림과 관련된 설정이 모두 뜨는 식이다. 또 설정 내 '배터리'에 새롭게 추가된 '저전력 모드'를 사용하니 실제로 배터리 소모가 줄어드는 느낌이다. 저전력 모드를 적용하면 우측 상단의 배터리 색깔이 노란색으로 변하며 배터리 잔량이 표시된다. 하지만 발열이 심해 금세 저전력 모드를 해제해야만 했다.

메모앱에서는 그림 메모와 포맷 설정 등이 가능해졌다. 우측의 플러스(+) 버튼을 누르면 새로운 기능을 볼 수 있다. 또 사진앱 하단에서는 뒤로 가기 없이도 사진 목록을 볼 수 있는 미리보기가 가능해졌다. 멀티태스킹에서는 페이지 크기가 커지고 배열 방식이 달라진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달라진 메모앱(왼쪽) 기능과 퀵타입 기능을 이용해 완성한 문장. © News1
달라진 메모앱(왼쪽) 기능과 퀵타입 기능을 이용해 완성한 문장. © News1


◇ '베타는 베타일 뿐' 아쉬운 점

음성인식기능 시리(Siri)는 '먹통'이었다. 전화걸기와 음악재생을 시도해봤지만 인식하지 못했다. 애플은 WWDC에서 시리의 반응 속도가 40%나 개선됐다고 밝혔다. 반응 속도는 확실히 빨라진 것 같았지만 인식 기능은 오히려 퇴보한 느낌이다.

키보드의 인식 속도도 느렸다. 버벅거리는 속도 때문에 오타가 많아져 메시지를 수정하는 시간이 길어졌다.

아이폰이 뜨겁게 달아오르는 '발열현상'도 문제다. 이미 국내외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이와 관련한 누리꾼들의 의견이 다수 게시돼 있다. 한 누리꾼은 "iOS9 베타버전을 설치하자 아이폰 발열현상이 심해 2분간 냉동실에 넣어놔야 했다"고 한탄했다. 기자의 경우 평소에는 괜찮았지만 몇몇 기능을 실행하면 갑작스럽게 아이폰이 뜨겁게 달아올랐다.

이런 문제점들이 iOS9 정식 버전에서 얼마나 해결될지가 관건이다. 베타 버전은 테스트와 오류 수정을 위해 시험용으로 사용되는 제품이다. 정식 버전은 베타버전에서 집계된 문제점들을 보완해 출시한다. 베타 버전에서 보이는 문제점만으로 iOS9를 속단하기는 이르다는 말이다. 

하지만 정식 버전이 나와도 개선되지 않을 점들도 있다. 한국에는 서비스가 되지 않을 전망이기 때문이다. 지도앱내 대중교통 매핑이 새롭게 추가되지만 빨강·주황색의 선들로 대중교통 노선도가 표시된 뉴욕 지도와 달리, 서울의 지도에는 버스정류장만 간간히 보일 뿐이다. 애플의 지도앱인 애플맵은 한국 대중교통 매핑을 지원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뉴스앱도 국내에서는 서비스가 어려울 전망이다. 뉴스앱은 iOS9 베타 버전에 등장하진 않았지만 애플의 iOS9 정식 버전에는 맞춤형 뉴스를 제공하는 뉴스앱이 탑재된다. 미국과 영국, 호주에서 먼저 이용이 가능하다. iOS9 정식 버전은 아이폰6S와 함께 올 가을께 출시될 예정이다.

애플맵 속 뉴욕(왼쪽)과 서울의 모습. 애플은 서울 대중교통 매핑을 지원하지 않는다. © News1
애플맵 속 뉴욕(왼쪽)과 서울의 모습. 애플은 서울 대중교통 매핑을 지원하지 않는다. © News1


크레이그 페더리기 애플 소프트웨어엔지니어링 수석부사장은 WWDC 2015에서 iOS9의 특징을 보다 빠르고 정확해진 '최적화'로 꼽았다. 새로운 기능을 추가하기보다 애플의 iOS 생태계를 보완하는데 주력했다는 것이다. 때문에 일각에서는 애플이 더 이상 '혁신 기업'이 아니라는 지적도 이어진다. 

직접 경험해 본 iOS9는 보다 정교해진 기능으로 한층 완벽에 가까워진 UX(사용자 경험)를 구현해냈다. 위젯과 배터리 저전력 모드, 퀵타입 등은 과거 애플의 '깜짝' 발표에 비하면 사소한 기능이지만 어딘가 부족했던 아이폰 기능을 채우기엔 충분했다. 


soho0901@

이런 일&저런 일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