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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한국 오긴왔는데, 마스크 끼고 다녀요"…상인들 '전전긍긍'

'유커' 등 외국인 관광객도 '메르스 우려'…방한 취소 소식에 유커상권 '멘붕'

(서울=뉴스1) 박승주 기자 | 2015-06-03 19:00 송고
3일 오후 서울 중구 명동에서 외국인 관광객들이 마스크를 쓴 채 걸어가고 있다. 2015.6.3/뉴스1 © News1 유승관 기자
3일 오후 서울 중구 명동에서 외국인 관광객들이 마스크를 쓴 채 걸어가고 있다. 2015.6.3/뉴스1 © News1 유승관 기자
"메르스 이야기는 알고 있다. 크게 무섭지는 않지만 마스크는 항상 가지고 다니고 손은 깨끗이 자주 씻고 있다."
서울 명동에서 만난 홍콩 관광객 궈씨(18·여)의 말이다. 홍콩에서 메르스에 대한 소식을 접했다는 궈씨는 크게 걱정되지는 않지만 혹시나 하는 생각에 마스크 등을 구비하고 다닌다고 말했다.

중국 상하이에서 온 슈이모씨(35·여)의 일행도 마스크를 쓰고 있었다. 슈이씨는 "친한 친구 5명과 놀러 와 4일째 서울에 머물고 있다"며 "여기에 오기 전부터 한국의 메르스 뉴스를 많이 접했지만 별문제가 없을 것으로 생각해 계획했던 일정대로 왔다"고 말했다.

메르스 공포가 확산되고 있는 3일, 명동거리와 시내면세점, 서울역 인근 대형마트 등에는 평소보다 외국 관광객들의 발걸음이 뜸해졌다는 인근 상인들의 말과 함께 마스크를 착용한 외국인들을 자주 접할 수 있었다. 중국인 관광객 10명으로 이뤄진 한 팀은 일행 중 8명이 파란 마스크를 착용하고 있었다.

상인들은 그나마 아직까지는 예약을 취소하지 못한 사람들이 많아 관광객들이 전에 비해 크게 줄지는 않았다면서도 이마에 주름살이 깊게 새겨져 있었다. 한국 방문 취소가 줄을 잇고 있다는 보도를 접했기 때문이다. 명동지하쇼핑센터에서 가방가게를 운영하는 한 상인은 "중국에서 메르스 뉴스를 보고 한국에 오지 않을까 걱정"이라며 "손님의 대부분인 중국인들이 줄어들까봐 우려가 크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실제로 명동지하쇼핑센터는 평소 중국인들로 붐비던 것과는 달리 한가한 모습이었다. 지하도를 이용해 반대편으로 이동하려는 사람들이 대부분이었고 중국인 관광객 2팀이 무리 지어 속옷 매장, 약국 등을 다니고 있을 뿐이었다. 한 액세서리 가게 주인은 "이번주 들어 메르스 관련 소식이 급속도로 쏟아지고 있어서 걱정"이라고 우려했다.

3일 오후 서울 중구 명동에서 외국인 관광객들이 마스크를 쓴 채 거리를 거닐고 있다. 2015.6.3/뉴스1 © News1 유승관 기자
3일 오후 서울 중구 명동에서 외국인 관광객들이 마스크를 쓴 채 거리를 거닐고 있다. 2015.6.3/뉴스1 © News1 유승관 기자

지하쇼핑센터에서 나와 보이는 명동거리 역시 한산했다. 평소처럼 화장품 매장 직원들이 길가에 나와 '팩'을 나눠주거나 '50% 할인', '1+1' 등이 적힌 팻말을 들고 지나가는 유커를 불러 세우고 있었다. 하지만 매장 안은 손님보다 직원이 더 많아 보였다. 한 화장품 매장 관리인은 "다른 브랜드들도 마찬가지겠지만 메르스 사태 이후 매출이 조금 줄었다"며 "오늘도 유동인구가 적은 편인데 오늘 이후로 사태를 좀 더 지켜봐야겠다"고 말했다.

시내에 있는 면세점도 사람들이 많지 않았다. 설화수, 쿠쿠 등 유커들에게 인기있는 브랜드 매장앞에 관광객이 다수 있을 뿐 한가한 모습이었다. 면세점 내부에도 마스크를 착용한 관광객들을 심심찮게 볼 수 있었다.

면세점의 한 매장 직원은 "이번주부터 중국인들이 방한을 취소하고 있다고 들었기 때문에 이번주가 고비가 될 것 같다"며 "지난 2003년 '사스' 때도 장기화되면서 큰 타격을 입었는데, 이번에도 그때와 비슷하면 어떻게 하나 우려하는 모습"이라고 면세점 분위기를 전했다.

앞서 중화권 언론들은 한국의 메르스 사태를 비중 있게 보도했다. 실제로 한국관광공사가 지난 1일 집계한 바에 따르면 메르스로 인해 7~8월 성수기 한국 여행예약을 취소한 사례는 중국 여행객 2000여명, 대만 여행객 500여명 등 총 2500여명으로 추산된다.




parks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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