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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공책]‘샌 안드레아스’를 향한 두 가지 시선

(북경=뉴스1스포츠) 유수경 기자 | 2015-05-29 07:00 송고
‘제 눈에 안경’이라는 말은 비단 사람에게만 국한된 얘기는 아니다. 미술 작품이나 공연에도 각자의 취향은 반영된다. 영화도 마찬가지다. 하나의 영화를 두고 다양한 시선이 존재한다. 흥행작이라고 모두가 재밌게 보는 건 아니고, 평단의 혹평을 받았다고 해서 일반 관객들마저 등을 돌리라는 법은 없다. 오는 6월 4일 개봉하는 재난 영화 ‘샌 안드레아스’를 향한 극명한 시각차를 짚어봤다. 

▲현실감 넘치는 재난 영화의 끝판왕

‘샌 안드레아스’는 지구를 멸망시킬 수도 있는 샌 안드레아스 단층에서 규모 9의 대지진이 일어나면서 모든 것이 무너지는 상황을 다룬 초대형 재난 블록버스터다.

영화의 제목이자 배경인 샌 안드레아스는 미국 캘리포니아주를 관통하는 지층으로 1906년 약 1,400명의 사상자를 낸 샌프란시스코 대지진이 발생한 곳이기도 하다. 실제로 지질학자들이 향후 30년 안에 규모 9의 대지진 빅원(Big One)이 일어날 것으로 예상하는 지역이라 관심을 모은다.

‘샌 안드레아스’를 향한 평이 엇갈리고 있다.© News1스포츠/ '샌 안드레아스' 스틸
‘샌 안드레아스’를 향한 평이 엇갈리고 있다.© News1스포츠/ '샌 안드레아스' 스틸

극중 LA 소방구조대 헬기 조종사 레이(드웨인 존슨 분)는 별거 중인 아내와 딸을 구하기 위해 고군분투한다. 영화는 재앙에 가까운 재난을 맞닥뜨린 도시의 혼란을 그린다. 그러나 국민 전체에 집중하기보다는 주인공 가족의 이야기에 초점을 맞췄다. 물놀이 사고로 둘째 딸을 잃고 죄책감에 사로잡혀있던 아버지가 하나 남은 딸을 지키기 위해 애쓰는 모습이 절절하다.

브래드 페이튼 감독은 대규모 재난과 개인적 감정의 조화를 통해 박진감 넘치는 액션은 물론 인간미 가득한 드라마를 동시에 그려내려고 노력했다. 그는 관객들이 주인공의 심리에 완벽하게 몰입하길 바랐다. 영화는 실제 사건을 토대로 진행되며, 예측 가능한 미래에 대해 논해 심각성을 일깨운다.

2015년 3월 미국 지질학 조사에 따르면 캘리포니아는 앞으로 30년 간 규모 8 이상의 지진 및 그에 따른 지층 파열 등의 재난을 경험할 가능성이 높다고 한다. (영화에서 그려진 것처럼) 고층 건물 숲이 붕괴되고, 한적하게 브런치를 즐기던 이들이 갈라진 땅 사이로 흔적도 없이 사라지는 게 허무맹랑한 이야기가 아니라는 소리다.

생동감 넘치는 CG 역시 극의 현실감을 한층 끌어올렸다. 건물의 서너층이 무너지고, 극중 인물들이 잔해를 뚫고 위로 올라가는데 다시 건물이 층층이 무너지는 이른바 ‘팬케이크 장면’은 압권이다. 디테일한 연출과 편집이 돋보인다.

‘샌 안드레아스’를 향한 평이 엇갈리고 있다.© News1스포츠/ '샌 안드레아스' 스틸
‘샌 안드레아스’를 향한 평이 엇갈리고 있다.© News1스포츠/ '샌 안드레아스' 스틸

▲뻔한 공식이 주는 예측 가능한 감동

그럼에도 불구하고, ‘샌 안드레아스’는 진부하다는 혹평을 동시에 얻고 있다. 어떤 상황에서도 혼자 살아남는 건장한 남자 주인공, 이혼의 위기에 놓인 현재의 상태, 가족을 향한 가장의 강렬한 애정, 어려움을 이겨내고 깨닫는 진짜 사랑이 재난 영화의 뻔한 공식을 그대로 따르고 있다는 반응이다.

브래드 페이튼 감독은 고전 재난 영화의 클래식한 멋을 추구한 듯 보이나, 주인공 자체가 평범한 가장이 아니기에 공감이 쉽지 않은 부분이 있다. 지진 발생 직전 딸과 우연히 만나게 된 영국 형제가 그녀를 구하기 위해 목숨까지 내거는 모습도 다소 낯설게 다가온다.(하지만 이러한 우연성 역시 재난 영화의 피할 수 없는 설정일지 모른다.)

건물들이 순식간에 내려앉고 예기치 못한 죽음의 공포가 드리운 가운데, 부부는 끝까지 살아남는다. 구조대원인 남자 주인공은 차치하고라도 그의 아내가 피투성이가 된 상황에서 여전사 뺨치는 체력으로 잔해를 뚫고 남편을 향해 달려가는 모습은 지나친 과장처럼 느껴진다.

‘샌 안드레아스’를 향한 평이 엇갈리고 있다.© News1스포츠/ '샌 안드레아스' 스틸
‘샌 안드레아스’를 향한 평이 엇갈리고 있다.© News1스포츠/ '샌 안드레아스' 스틸

가족애에 집중하되 좀 더 자연스러운 방식으로 이야기를 풀어나갔다면 관객의 공감을 더욱 끌어올릴 수 있었을 듯하다. 하지만 영화 속 배우들의 연기는 탁월했다. ‘분노의 질주’ 시리즈로 국내 관객에게 친숙한 드웨인 존슨은 주인공 레이에 꼭 들어맞는 인물이었다. 대역을 거의 쓰지 않고 액션을 직접 소화한 점도 높이 살만하다.

딸로 등장한 알렉산드라 다드라리오는 비키니 차림의 첫 등장부터 시작해 시종일관 상큼한 매력을 발산한다. 영국인 형제가 그를 위해 목숨 거는 이유가 조금은 설명이 되는 대목이다. 아내 엠마로 분한 칼라 구기노 역시 나이를 잊은 섹시미와 카리스마를 뽐내며 영화의 매력도를 상승시켰다.

한편 ‘샌 안드레아스’는 오는 6월 4일 2D, 3D, 4DX, super 4D로 개봉한다.




uu84@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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