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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돈으로 사망한 지하철노동자…전동차 내 승객은 안전한가?·

장한평역 둔촌동역 배수펌프장 기준치 25배 넘어
승강장·대합실 달리 전동차 내 라돈농도 조사 안돼

(서울=뉴스1) 장우성 기자 | 2015-04-28 20:18 송고 | 2015-04-29 08:47 최종수정
서울 지하철 5호선을 이용하는 시민들이 출근길에 오르고 있다.  2012.5.18/뉴스1 © News1
서울 지하철 5호선을 이용하는 시민들이 출근길에 오르고 있다.  2012.5.18/뉴스1 © News1

지난 2012년 5~8호선 지하철 배수펌프장과 환기시설에서 근무하던 중 폐암으로 사망한 서울도시철도공사 직원 2명의 발병 원인이 라돈 노출 때문인 것으로 확인되면서 지하철 대기질 문제가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다. 특히 터널 내 라돈농도가 기준치 이상으로 높은 것으로 나타나 전동차 내 객실과 운전실도 체계적인 라돈농도 조사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29일 장하나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 근로복지공단 폐질환연구소에서 제출받은 역학조사결과 보고서에 따르면, 사망한 철도노동자 고 김모(당시 43세)씨는 폐암 진단 약 15년전부터 지하역사의 설비 유지보수업무를 수행하면서 폐암 발암물질인 라돈에 고농도로 노출됐다. 이를 토대로 근로복지공단은 김씨의 죽음을 업무상 질병이 원인인 것으로 판단했다.

보고서는 또 2013년 3~6월 김씨가 근무했던 지하역사의 배수펌프장 25곳을 조사한 결과 라돈 평균 농도는 21.6pCi/L(피코큐리)를 기록해 실내공기질관리법 기준치 4pCi/L를 5배 이상 초과했다고 밝혔다.  특히 장한평역과 둔촌동역 배수펌프장은 100pCi/L을 넘어서 기준치의 25배 달했다고 덧붙였다.

설비직원의 작업공간 뿐 이외에 승객과 기관사가 장시간 머무르는 전동차 객실과 운전실의 대기질에 대한 우려도 나온다.

보고서는 "라돈가스는 지하수와 암반을 통해 방출되므로 환기량이 부족하거나 심야에 환기가 되지않는 열차운행 구간, 특히 터널은 라돈 농도가 높아질 수 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터널 내 대기질 악화의 큰 원인으로는 스크린도어가 꼽힌다. 오세훈 시장 시절 지하철 승강장에 스크린도어가 전면 설치됐는데 승강장이나 대합실의 라돈 등 유해물질 수치는 낮아진 반면 터널 안 대기질은 환기가 안돼 더 악화됐다는 것이다.

이렇게 치명적인 터널의 공기는 열차 운행 중 차량내 환기장치를 통해 운전실과 객실로 유입된다. 전동차 내에는 환기시설로 선풍기와 환풍기가 설치돼있지만 라돈을 걸러낼 필터링 기능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라돈은 농도가 줄어드는 반감기가 빠른 물질적 특성이 있어 터널 내 라돈이 고농도인 상태로 객실과 운전실로 들어온다고 단정하기는 힘들다는 게 전문가들의 견해다. 그러나 승강장과 대합실과 달리 전동차 내 객실과 운전실은 라돈 측정이 정기적으로 이뤄지고 있지않아 체계적인 조사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김정섭 서울도시철도노조 차량본부장은 "스크린도어 설치후 승강장 라돈 농도가 안정화된 대신 터널 내 농도는 더 악화됐다. 터널을 오랜 시간 달리는 전동차 객실과 운전실이 승강장보다 더 라돈 피해가 심각할 가능성이 있다"며 "전동차 안도 정기적으로 라돈농도 추적조사를 벌여 객관적인 데이터를 확보해야 한다"고 말했다.

서울시는 지하철 승강장과 대합실에 대해서는 라돈농도를 꾸준히 측정해 기준치 이하로 관리하고 있다고 밝혔다. 보건환경연구원이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3월까지 중점관리 지하철역사 30곳과 신설역사 7곳의 라돈 농도를 조사한 결과는 6월쯤 나올 예정이다. 

그러나 터널 안이나 객실은 조사하지 않으며, 폐질환연구소 역학조사 결과 배수펌프장의 라돈 농도가 기준치 25배로 나온 장한평역과 둔촌동역 역시 대상에서 제외돼있다.

서울시 관계자는 "2013년치 지하역사 승강장과 대합실 라돈농도 조사 결과 기준치를 초과한 곳은 없었다"며 "문제된 것은 도시철도 종사자의 작업공간이고 전동차 내 라돈조사는 이뤄지고 있지않아 현재로서는 연관성을 말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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