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 본문 바로가기 회사정보 바로가기

물백신 결국 사실로…정부 상시백신마저도 교체 검토(종합)

오 3039 혼합된 신규백신 구제역 발생지역에만 접종해오다 전국 확대 방안 검토

(세종=뉴스1) 이은지 기자 | 2015-03-26 15:36 송고 | 2015-03-26 16:22 최종수정
주이석 농림축산식품부 농림축산검역본부장이 26일 농식품부 기자실에서 "세계표준연구소, 구제역 백신주와 진천바이러스의 면역학적 상관성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 News1 장수영 기자

정부가 구제역 발생지역에만 공급해오던 새로운 백신을 전국으로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하기로 했다. 기존에 접종해온 오 마니사(O manisa) 백신주로는 국내 구제역을 방어할 수 없다는 실험결과가 나왔기 때문이다.

    

이로써 정부가 그동안 백신만 잘 접종하면 구제역을 막을 수 있다는 말은 거짓으로 드러났고, 이 때문에 구제역 발생으로 과태료를 부과받았던 축산농가의 거센 반발이 일 것으로 전망되는 등 후폭풍이 예상된다.

    

주이석 농림축산검역본부장은 26일 세종청사에서 브리핑을 통해 "세계표준연구소(영국 퍼브라이트)로부터 오 마니사 구제역 백신주와 국내 구제역 바이러스의 면역학적 상관성을 검사한 결과 'r1' 값이 0.1~0.3으로 나왔다"며 "오 3039(O 3039) 백신주와 구제역 바이러스의 면역학적 상관성은 0.42~0.73으로 나왔기 때문에  지난 2월부터 긴급 수입한 새로운 백신을 전국으로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구제역 바이러스와 백신주의 면역학적 상관관계를 뜻하는 r1 값은 1에 가까울수룩 방어력이 높으며, 일반적 기준치는 0.3이다. 오 마니사 백신주는 기준치보다 못한 방어력을 보였다는 의미다. 백신을 접종해도 구제역 확산을 막을 수 없었던 이유다.

    

지난해 12월 충북 진천을 시작으로 구제역이 확산되자 정부는 백신만 접종하면 구제역을 막을 수 있다면서 구제역 백신 접종 정책을 펼쳐왔다.

    

하지만 구제역 백신을 접종한 돼지농가에서 구제역이 발생하자 농장주들은 백신 효능 문제를 제기해왔다. 그때마다 정부는 백신 접종 후 항체(면역체)가 생길 때까지 2주 정도 시간이 소요되는데 그 사이에 구제역 바이러스에 감염됐다며 물백신 지적을 무시해왔다.

그럼에도 구제역 발생이 끊이지 않자 정부는 백신을 1번 접종해서는 항체가 잘 안생길 수도 있다며 간격을 두고 2~3번 접종해야 된다고 해명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번에 세계표준연구소가 국내에서 접종해온 백신이 구제역을 방어할 능력이 없다고 발표하자 그제서야 정부는 물백신 논란을 인정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우선 발생지역에만 접종해오던 오 마니사와 오 3039를 혼합한 새로운 백신을 상시백신으로 전환하는 방안을 검토하기로 했다.

    

주 본부장은 "오 마니사 백신주만 들어있는 백신은 r1값이 낮기 때문에 효능이 떨어진다는 점은 인정한다"며 "오 3039 백신주 r1값은 상대적으로 높게 나왔기 때문에 오 마니사 백신주와 오 3039를 혼합한 백신을 상시백신으로 전환하는 방안을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오 마니사 백신주만 포함된 백신 재고 물량은 500만두 분량이 있으며, 재고량이 소진되면 오 3039를 혼합한 백신으로 백신을 전환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백신 가격은 2000원이며, 백신주가 하나 추가될 때마다 150원의 비용이 추가돼 백신 가격이 높아진다.

    

오 3039 백신주보다 r1값이 더 높게 나온 백신주가 있지만 경제성이 떨어진다는 이유로 도입하지 않기로 했다. 세계표준연구소가 안동에서 발생한 구제역 바이러스에서 분리해 만든 안동 유래 백신주의 r1값이 0.92~1로 나왔다.

주 본부장은 "r1값이 높게 나왔다고 항체형성율이 반드시 높게 나오는 것은 아니다"며 " 안동 유래 백신주는 백신을 만들때 경제성도 낮을 뿐더러 항체형성율이 낮게 나와 이 백신주로 백신을 만들 가능성은 현재로선 낮다"고 말했다.

    

앞서 정부는 물백신 논란이 거세지자 지난 2월26일 기존 백신(오 마니사, 에이, 아시아 1을 섞은 3가 혼합백신)에 오 3039를 추가한 백신을 수입해 구제역 발생 지역의 돼지에 우선 접종해왔다.

    

3월 한달간 새로운 백신 320만두 분량을 수입할 예정이며, 상시 백신도 새로운 백신으로 전환될 가능성이 높은 만큼 수입량이 대폭 늘어날 전망이다. 백신 수입 비용은 연간 600억원에 이른다.




lej@

이런 일&저런 일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