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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AT코리아 등 외산 담배, 약속했던 국산 잎담배 적용 '제로'

국내 시장 점유율 높여가는 외산 담배 여전히 전량수입 의존
KT&G 점유율 하락에 생산 농가 감축 우려…최대 1천억 이상 피해

(서울=뉴스1) 장도민 기자 | 2015-03-19 07:30 송고
국산 담배의 시장 점유율이 1986년 담배시장이 개방된 뒤 처음으로 외국산보다 떨어진 것으로 조사됐다. / 사진 = 박지혜 기자 <span>© News1</span>
국산 담배의 시장 점유율이 1986년 담배시장이 개방된 뒤 처음으로 외국산보다 떨어진 것으로 조사됐다. / 사진 = 박지혜 기자 © News1

국산 잎담배를 사용하겠다던 외국계 담배제조사들이 여전히 전량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국산 잎담배를 전량 수매하고 있는 KT&G의 시장 점유율이 불안정한 상태여서 담배농가들의 피해가 우려되고 있다.

외국계 제조사들이 자발적으로 국산 잎담배를 구입하고 나서지 않는 이상 국내 담배농가들은 KT&G 한 곳에만 의존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수입하고 있는 잎담배 값이 국내산의 1/3수준인 만큼 외국계 제조사들은 잎담배를 전량 수입해서 제품을 만들고 있다.
19일 한 편의점 집계에 따르면 지난 담뱃값이 오른 1월 담배 제조사별 점유율은 KT&G 43.2%, 필립모리스 24.4%, 브리티시아메리칸토바코(BAT) 23.4%, 저팬토바코인터내셔널(JTI) 9.0%인 것으로 나타났다.

외국산에 밀려 국산 KT&G의 점유율이 사상 처음으로 50% 아래로 내려온 것인데 국산 담배가 외국산에 밀린 것은 필립모리스의 '말보로'가 첫 판매된 1986년 이후 처음이다.

담뱃값 인상에 따른 충격이 국산 담배업계로 전반으로 전이될 수 있는 만큼 담배농가들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국내 담배시장 점유율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이는 외국계 제조사들이 국내 농가를 외면한 채 전량 수입에만 의존하고 있기 때문이다.

반면 KT&G는 외국계 담배제조사들에 비해 매년 500억원의 추가원가를 부담하고 있는 상태다.

2000년대 초만해도 국산 70%, 외산 30%였던 KT&G의 잎담배 구성 비율은 지난 2013년 말 각각 26%, 74%를 기록해 완전히 뒤바뀐 것으로 나타났다.

담배 판매 감소로 수매량을 줄일 경우 농가 스스로 재배면적을 축소해야 하는 등 피해를 고스란히 떠안을 수밖에 없는 구조여서 선제적인 대책이 필요하다.

실제 한국조세재정연구원은 최근 연구를 통해 전국 잎담배생산량을 30% 감축할 경우 1060가구의 농가가 줄어들 것으로 분석했다. 이에 따라 총 800억∼1000억원 이상의 피해액이 발생될 것으로 예상했다.

외국계 담배제조사들 역시 상황을 잘 알고 있지만 행동으로 나서지는 않고 있다. 이들은 과거에도 꾸준히 국산 잎담배 사용을 언급해왔지만 공장 설립부지 확보 등 여론이 필요한 상황에서만 해왔을 뿐 실제로는 전혀 수매하지 않고 있다.

큭히 BAT코리아의 경우 2001년 국내 사천공장 설립 발표 시 기자회견을 통해 국내산 잎담배를 구매하겠다고 언급했지만 말 뿐이었다.

당시 존 테일러 전 사장은 "한국사회의 일원이 되기 위해 담배제조에 필요한 원부자재를 최대한 한국 내에서 조달할 방침"이라며 "특히 한국 잎담배 농가로부터 원료를 사들이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2006년에도 기자간담회를 통해 국산 잎담배 구매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힌바 있으나 현재까지 실적은 전무하다.

KT&G의 국산 잎담배 전량 수매도 법적 의무가 아니어서 실적이 악화될 경우 값 싼 외산 잎담배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정부도 이를 해결하기 위해 나서고 있지만 외국계 제조사들의 반발이 심해 쉽지 않다는 입장이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국산 잎담배 가격이 수입산에 비해 60%가량 비싼 만큼 외국계 담배제조사들에게 수매를 권하기 어려운 실정"이라며 "KT&G 등 국내 담배업계는 시장 점유율 만큼 잎담배를 사야한다고 주장하는 반면 외국계 제조사들은 시늉만 하는 상황이어서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말했다.


jd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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