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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그리스와 트로이카 '치킨게임'…뱅크런 배제 못해

로이터 경제 칼럼니스트 제임스 새프트

(로이터=뉴스1) 김정한 기자 | 2015-02-16 08:00 송고
그리스 아테네 도심에서 11일(현지시간) 약 1만여명이 도심으로 나와 정부의 구제금융 재협상에 대한 지지의 뜻을 표하는 시위를 벌였다. © 로이터=News1
그리스 아테네 도심에서 11일(현지시간) 약 1만여명이 도심으로 나와 정부의 구제금융 재협상에 대한 지지의 뜻을 표하는 시위를 벌였다. © 로이터=News1
그리스의 좌파 신정부와 국제 채권단(트로이카)간에 유리한 협상지위를 확보하기 위한 상대방 겁주기 전략이 지속되고 있다. 

그리스는 제2차 세계대전 배상금, 채무상환 불능 문제, 긴축예산과 공기업 민영화 중단 등의 문제를 순차적으로 들고 나와 기존 구제금융 이행을 압박하는 트로이카를 위협한다.
유럽중앙은행(ECB)은 앞서 그리스 국채를 더 이상 대출 담보로 받지 않기로 했다. 대신 그리스 중앙은행에게 긴급유동성지원(ELA)을 통해 시중은행에 유동성을 공급하도록 조치했다.

ELA는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의 각 중앙은행이 ECB의 승인에 따라 부실은행들에게 자금을 높은 이자로 지원하는 제도다. 그리스에 대한 대출 특혜 제공을 중단하고 그리스 중앙은행에, 궁극적으론 그리스 정부에 리스크를 떠안기겠다는 의도다.

이 가운데 그리스의 납세자들과 그리스 은행권에 자금을 예치한 예금주나 대출을 제공한 채권자들은 이번 협상을 지켜보며 향후 자신들의 이익에 미칠 여파를 주시하고 있다.
구제금융 재협상이 성사되지 않을 경우 금융시장의 혼란 속에서 납세자들이 세금 납부를 계속 미루고 예금주들은 대규모 예금 인출 사태(뱅크런)를 일으킬 가능성도 있다. 

예금주와 납세자들의 행동이 그리스의 운명을 좌우하는 결정적인 요소는 아니지만 상황을 복잡하게 만들 가능성은 있다. 이 경우 그리스가 디폴트(국가부도)에 빠지고 유로존을 탈퇴하게 될 가능성도 배제하지 못한다.

하이 프리퀀시 이코노믹스의 카를 와인버그 이코노미스트는 고객용 보고서에서 "특단의 조치 없이는 그리스의 디폴트 가능성이 높다"며 "그로 인해 유로존의 금융계 입을 손상의 정도가 통제될 수 있을 지는 미지수"라고 덧붙였다.

◇ 디폴트와 뱅크런 가능성 배제 못해

그리스 국민들이 향후 정국의 불확실성을 염려해 세금 납부를 미루고 있다는 점은 금융시장을 불안하게 만드는 요소다.

지난달 그리스의 세수는 23% 감소해 34억9000만유로(약 4조3899억원)에 머무르고 있다. 예산상 목표치보다 약 10억유로가 부족하다.

이는 그리스의 납세자들이 겉으론 불만을 나타내고 있지 않지만, 향후 사용하게 될 수도 있는 현금을 확보해둘 필요가 있다고 생각하고 있음을 나타낸다. 

ECB 정책위원회는 그리스 은행권에 대한 ELA의 총 규모를 종전보다 50억유로 많은 650억유로로 확대하기로 결정했다. 위원회는 오는 18일 ELA에 대한 연장 여부를 검토할 예정이다.  

ELA는 지난달 약 120억유로에 달한 예금 유출을 보충하기 위한 것이다. 이 같은 자금 유출 규모는 1차 그리스 위기가 절정에 달했던 지난 2011년 5월에 있었던 자금 유출 규모에 거의 육박한다. 

ECB의 자금 지원 철회는 그리스 은행권의 붕괴를 초래하겠지만 예금자들에게 그런 일이 실제로 일어나기 전까지 기다려달라고 강제할 규정은 없다.

그리스 정부의 성급한 자본통제 조치나 유로존 탈퇴는 협상을 더욱 복잡하게 하고 양측은 자기 파괴적인 결정을 시도할 가능성도 있다.




acen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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