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 본문 바로가기 회사정보 바로가기

[아시안컵] ‘2002세대’와 견줄 목표 앞에 선 ‘2015세대’

(서울=뉴스1스포츠) 임성일 기자 | 2015-01-31 02:13 송고 | 2015-01-31 02:15 최종수정

대한민국 축구사에 2002년은 소위 ‘한 획’을 그은 지점이다. 전 세계를 붉은 함성으로 물들이며 4강에 오른 히딩크 감독과 23명의 선수들은 그야말로 신화를 만들어냈다. 호들갑을 좋아하진 않으나 축구계 변방에 가까운 아시아의 작은 나라 대한민국이 월드컵 4강에 오른 것은 ‘신화 창조’라는 말이 거북스럽지 않았다. 보고도 믿을 수 없는 일이었다.

그 2002년 이후 한국 축구는 질적양적으로 비약적인 성장을 이루었다. 월드컵을 준비하며 마련한 크고 작은 인프라부터 한층 높아진 팬들의 수준, 그리고 넘기 힘든 벽이라 생각되던 유럽 진출 등 이전과는 다른 시간의 문을 열었던 때다. 그리고, 기적을 만들어낸 당시 멤버들은 이후 한국 축구의 든든한 대들보 역할을 했고 또 하고 있다.

박지성과 이영표처럼 유럽 무대를 안방처럼 누빈 ‘빅 리거’들도 나왔고 황선홍이나 홍명보 그리고 최용수처럼 훌륭한 지도자로 성장한 이들도 있다. 김남일이나 설기현 그리고 차두리처럼 여전히 왕성하게 필드를 누비는 현역들도 있다. 자랑스러운 그들을 향해 팬들은 ‘2002세대’라는 수식어를 허락했다.

앞으로 언제 또 가능할까 싶은 월드컵 4강을 달성한 ‘2002세대’다. 누가 또 다시 가능할까 싶은 영예인데, 생각보다 빨리 도전장을 내민 이들이 있다.

이제 마지막 한 경기만 남았다. 선배들도 못한 아시안컵 정상에 도전하는 슈틸리케호다. 2015년 대한민국 축구대표팀은 이제 2002년 대표팀과 견줄 목표를 노리고 있다. © News1 DB
이제 마지막 한 경기만 남았다. 선배들도 못한 아시안컵 정상에 도전하는 슈틸리케호다. 2015년 대한민국 축구대표팀은 이제 2002년 대표팀과 견줄 목표를 노리고 있다. © News1 DB

울리 슈틸리케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축구대표팀이 31일 오후 6시(한국시간) 시드니의 스타디움 오스트레일리아에서 ‘2015 AFC 아시안컵’ 결승전을 치른다. 파트너는 호주. 개최국을 상대로 55년 만에 정상 탈환이라는 한을 풀기 위해 마지막 도전에 나선다.

한국대표팀이 대회 출전을 위해 호주행 비행기에 오른 것은 지난해 12월 27일이었다. 벌써 한 달이 넘었다. 우려가 컸던 대회인데 최고의 여정이 되고 있다.

부임한 지 겨우 4개월 된 신임 감독과 함께 한 첫 번째 메이저대회였다. 성적을 기대하면서도 안팎의 걱정이 많았던 게 사실이다. 슈틸리케 감독도 냉정하게 현실을 바라봤다.

12월 22일 대표팀 명단을 발표하며 슈틸리케 감독은 “여러분들이 내 입에서 ‘우승을 하겠다’라는 멋진 출사표를 듣고 싶어 한다는 것을 알고 있다. 하지만 지금 한국의 FIFA 랭킹은 아시아에서 3위다. 이란이나 일본도 우승하고 싶은 것은 마찬가지”라며 마음만 앞서는 목표를 말하지 않겠다는 뜻을 전했다. 현실을 직시하고 들뜬 마음을 가라앉히자는 당부였다.

슈틸리케호는 최대한 호들갑을 줄이고 가능한 한 홀가분한 마음으로 호주행 장도에 올랐다. 자신감이 없는 것은 아니었다. 슈틸리케 감독은 “이번 대회에 참가하는 그 어떤 선수들도 두려움은 없다”면서 “선수들이 가진 것을 모두 쏟아낸다면 1월31일까지 호주에 남을 수 있을 것”이라는 출사표를 던졌다. 그 약속, 지켜졌다.

이제 마지막 한 경기를 남겨두고 있다. 결승전 결과와 상관없이 슈틸리케호의 이번 도전은 분명 성공적이고 출전한 선수들은 모두 박수 받아 마땅하다. 하지만, 결승까지 올랐는데 져도 괜찮다고 말하는 것은 거짓말에 가깝다. 부디 이겼으면 하는 바람이다. 모든 팬들이 같을 것이다.

현실적으로 대한민국 대표팀이 월드컵 결승 무대를 밟는 것은 상상키 어렵다. 결국 아시안컵 결승이란 대한민국 축구 선수에게 허락된 최고의 무대와 다름없다. 1960년 대표팀 이후 모두가 실패했던 도전이다. 심지어 ‘2002세대’들도 오르지 못했다. 만약 호주를 꺾고 트로피를 들어 올린다면, 대한민국 축구사는 ‘2015세대’를 또렷하게 기억할 것이다.




lastuncle@news1.kr

이런 일&저런 일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