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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까기]'나는 가수다3' 경연, 왠지 뜨겁지 않다

(서울=뉴스1스포츠) 장아름 기자 | 2015-01-30 23:45 송고

'나는 가수다3'의 화려한 막이 올랐다. 박정현, 소찬휘, 양파, 하동균, 스윗소로우, 효린 총 6팀의 가수들은 역시나 무대를 앞두고 긴장된 마음을 좀처럼 감추지 못했다. MC라는 막중한 임무도 함께 떠맡게 된 박정현은 "언제쯤 이 무대가 편해질까"라며 여전히 '나는 가수다'라는 프로그램이 주는 중압감을 토로했다. 가수들에게는 긴장의 연속이었던 '나는 가수다'였지만, 이전 시즌보다 다소 임팩트가 옅어졌다는 인상을 지울 순 없었다.

지난 30일 밤 9시30분 첫 방송된 MBC '나는 가수다3'(이하 나가수3)에서는 음악감상실이 새롭게 등장했다. 음악감상실은 해박한 음악적 지식과 경험을 바탕으로 경연 가수들에 대해 이야기하는 장소다. 시즌 1·2에서 광탈의 아픔을 겪었던 가수 김연우와 조규찬, 작사가 김이나, 프로듀서 권태은, 그리고 최근 MBC '무한도전'의 '토요일 토요일은 가수다'로 오랜만에 모습을 드러낸 이본이 음악감상실에 입성했다. 이들은 '나가수3'의 관전포인트로 젊어진 가수 연령층, 숨은 고수, 확대된 음악 장르로 꼽았다.

1부 경연 무대는 가수들의 대표곡으로 꾸며졌다. 박정현이 무대에 올라 자신의 4집 수록곡이었던 '미장원에서'를 불렀다. '나가수3'를 통해 MC에 도전하게 된 그는 떨리는 마음으로 무대에 올랐고, '미장원에서'를 "힘들 때 힘이 돼줬던 노래"라고 소개했다. '나가수' 명예 졸업자답게 첫 무대부터 안정적인 가창력과 화려한 무대 매너로 '나가수3'의 포문을 열고 좌중을 압도했다. 자신의 서투른 진행을 애교로 넘기려는 모습과 달리 카리스마 넘치는 프로다운 무대가 깊은 인상을 남겼다. 

지난 30일 밤 9시30분 MBC '나는 가수다3'가 첫 방송됐다. © 뉴스1스포츠 / MBC ´나는 가수다3´ 캡처
지난 30일 밤 9시30분 MBC '나는 가수다3'가 첫 방송됐다. © 뉴스1스포츠 / MBC ´나는 가수다3´ 캡처


이어 아이돌 가수 최초로 '나는 가수다'에 입성한 효린이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의 OST였던 '안녕'을 열창했다. 자신감 넘치는 무대에 선배 가수들 역시 숨을 죽이고 무대에 빠져들었다. 효린의 다음 순서로 저음부터 고음까지 폭넓은 음역대를 자랑하는 하동균이 무대에 올랐다. 그는 대중에게 다소 생소한 '프롬 마크(From Mark)'라는 자작곡으로 자신의 첫 무대를 꾸몄다. 목소리 톤을 3번 바꾸는 독특한 록 창법으로 시선을 잡아끌었다.
스윗소로우는 드라마 '연애시대'의 OST였던 '아무리 생각해도 난 너를'로 최고의 하모니를 선사했다. 각 멤버들의 청명하고 맑은 목소리가 무대를 가득 메웠고, 청중들 역시 중독성 짙은 멜로디에 함께 흥얼거리는 모습을 보였다. 소찬휘는 '헤어지는 기회'로 가장 화려한 무대를 꾸몄다. 여타 가수들과 달리 장음계로 된 곡조를 선곡한 점이 눈길을 끌었다. 역시 역동적인 곡에 걸맞는 화려한 무대 매너로 흥을 돋웠다. 

마지막 무대는 가장 궁금증을 자극했던 양파의 무대였다. 그는 자신의 히트곡인 '애송이의 사랑'을 선곡했고, 유독 긴장한 모습을 보였다. 양파는 "20년 차 가수라는 말이 무색할 만큼 매년 공연을 하지도 못했고 너무 겁이 났다. 대중들이 나의 노래에 감동할까"라며 걱정스런 마음을 내비쳤지만, 이내 무대에 오르자 예전보다 더 폭발적인 성량을 과시하며 힘 있는 무대를 선사했다. 이를 본 소찬휘는 "아기였을 때보다 힘이 더 붙었다"고 했고, 스윗소로우는 "제일 잘했다"고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나는 가수다3'는 이전 시즌의 명성을 이어갈 것을 예고했지만 다소 부침이 느껴졌다. 숨은 고수의 재발견과 음악 장르의 확대가 흥미로운 부분이었지만, 기존 시즌에서 느껴졌던 긴장감이 다소 반감됐다는 점에서 아쉬움을 남겼다. 이전 시즌에서는 무대에 오르기 전까지 가수들이 각 매니저들과 함께 고뇌하는 과정을 한 편의 다큐멘터리처럼 만들었지만, 이번 시즌에서는 이런 스토리텔링 과정이 상당 부분 생략됐기 때문에 긴장이 이완된 것으로 보인다. 스토리텔링이 부재하다보니 가수들의 심정에 공감할 여지가 줄어들고 무대에 올랐을 당시 감동이나 카타르시스, 몰입도가 반감될 수밖에 없던 셈이다.

물론 시즌 1·2에 등장했던 김건모, 임재범, 더원 등 레전드 급으로 추대 받는 가수들로 '나는 가수다'의 무대 진입 장벽이 높아져 있었던 것도 사실이었다. 6팀의 가수들 역시 가창력이 나무랄 데 없이 훌륭한 뮤지션들이라는 것에는 이견이 없지만 음악과 함께 한 세월이라는 것이 녹아든, 레전드 급의 가수들이 긴장하고 떨었던 그림을 봐 왔던 시청자들로서는 아쉬울 수밖에 없다는 점도 부정하기 힘든 사실이다. 그럼에도 고무적인 것은 양파의 재기를 알리는 무대가 될 수 있다는 점, 효린과 하동균의 말처럼 가수들과 오롯이 음악에만 집중하고 반응하는 청중들 간의 특별한 교감이 이뤄질 수 있다는 점일 터다.

음악감상실의 정체성과 박정현의 매끄럽지 못한 진행도 앞으로 더 고민해야 할 부분이다.


aluem_chang@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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