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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라우드 기반 '크롬북' 국내 출시는 언제쯤?

(서울=뉴스1) 정성구 기자 | 2015-01-04 17:21 송고
삼성전자 '크롬북2'© News1
삼성전자 '크롬북2'© News1


# 직장인 김 모(36)씨는 얼마 전 국내에서 유통되지 않는 삼성전자의 ‘크롬북2’를 해외의 한 유명 쇼핑몰을 통해 직접 구매했다. 저렴한 가격과 빠른 부팅, 한 번 충전으로 하루는 거뜬히 사용할 수 있다는 ‘크롬북’의 장점 때문이다. 또한 개인정보 보호에 민감한 요즘, 개인 정보를 PC에 저장하지 않아도 된다는 장점 역시 구매를 결정하게 된 계기가 됐다.    
해외 직구를 통해 크롬북을 직접 구매해 국내에서 사용하는 이들이 점차 늘고 있다. 해외 직구 대행업체인 A사와 B사는 지난해 크롬북 구매를 의뢰하는 고객들이 전년 대비 각각 15%, 20% 증가했다고 4일 밝혔다. A사 대표는 “최근 무료 소프트웨어(SW) 사용에 대한 단속이 강화되면서 온라인상에서 무료 SW를 구하기 점차 힘들어 지고 있다”며 “이 때문에 크롬북처럼 비싼 SW를 직접 구매하기보다 대여해 사용하는 클라우드형 PC의 인기가 높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국내 고객들이 해외 직구를 통해 어렵게 크롬북을 구매하는 이유는 현재 국내에선 크롬북이 정식 판매되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국내 크롬북 제조사인 삼성전자와 LG전자도 아직까진 크롬북 국내 판매 계획이 없다고 공식 발표했다. 해외 PC제조자들도 입장은 마찬가지다. 국내 크롬북 수요가 충분하지 않다는 판단에서다. 2011년 국내에서 한 차례 크롬북 출시 경험이 있는 삼성전자 측은 “기업용 시장에서 수요가 점차 늘고 있는 추세긴 하지만 국내 정식 출시는 신중히 판단해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더욱이 국내 컴퓨팅 환경이 마이크로소프트(MS)의 윈도 운영체제(OS) 및 ‘액티브X’ 등을 기반으로 형성됐다는 점도 크롬북 활성화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 지난해 8월 미래창조과학부와 한국인터넷진흥원(KISA)이 발표한 ‘국내 인터넷 이용환경 현황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6월 기준 국내 PC용 OS 시장에서 MS의 ‘윈도’는 98.57%의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PC용 브라우저 점유율 또한 MS의 인터넷 익스플로러(IE)가 88.05%의 압도적인 점유율을 차지했고, 구글의 브라우저인 크롬의 비중은 10.04%에 그쳤다.

크롬북에는 공인인증서와 액티브X가 지원되지 않아 국내 인터넷 뱅킹이나 쇼핑이 어려운 것도 약점이다. 대부분의 웹사이트에서 금융거래가 이뤄지기 위해선 액티브X 설치를 반드시 설치해야하기 때문이다. 현재 정부가 액티브X 기반 솔루션을 웹 표준 기반의 대체 가능한 기술로 전환하는 시범사업을 진행하고 있지만 보안성 문제 등으로 발목이 잡혀있는 상황이다. PC업계 한 관계자는 “국내 소비자 절반이 PC를 통해 쇼핑을 즐기고 있고 대부분의 금융거래도 PC를 통해 이뤄지고 있는 현 시점에서 크롬북 활성화는 당분간 기대하기 힘들 것”이라며 “특히 개인용 노트북 대체제로서의 전환은 더더욱 쉽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직까지 국내에서 홀대를 받고 있는 크롬북은 이미 전 세계 PC시장에서 저가형 PC를 대체할 차세대 노트북으로 각광받고 있다. 특히 교육용 노트북 시장에서 태블릿PC를 빠르게 대체해 나가고 있다. 시장 조사기관 가트너(Gartner)의 최근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크롬북 판매량이 2013년 대비 79% 늘어난 520만대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2017년도에는 3배 이상 증가한 1440만대에 달할 것이란 분석도 내놨다. 

이미 삼성전자, 에이수스, 레노버, HP 등 글로벌 PC 제조사들은 크롬 OS를 탑재한 ‘크롬북’을 잇따라 선보이며 대중화에 나서고 있다. 글로벌 크롬북 시장은 국내 PC제조업체인 삼성전자가 이끌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삼성전자는 2013 한 해 동안 170만대의 크롬북을 판매해 점유율 64.9%로 전 세계 크롬북 시장을 주도했다. 뒤이어 에이수스(21.4%)와 HP(6.9%), 레노버(6.8%)가 치열한 3파전 양상을 보이고 있다.  

이른바 ‘깡통 PC’로 불리는 크롬북은 클라우드형 PC로 구글이 개발한 크롬 OS를 기반으로 동작한다. 크롬 OS는 사용자 정보나 자료, 콘텐츠 등을 노트북에 저장할 필요가 없어 개인정보 보호에 탁월하다. 또한 부팅만 이뤄지면 구글 서버 상에서 대부분의 프로그램을 사용할 수 있어 높은 사양의 부품을 사용하지 않아도 된다. 이 때문에 일반 노트북과 비교해 가격이 저렴하다는 장점이 있다. 현재 크롬북 가격은 제조사별 약간의 가격 차이를 보이긴 하지만 대부분 200~300달러 내외로 형성돼 있다.  

크롬북 사용 시 필요한 프로그램은 ‘구글 웹 스토어’를 통해 다운받을 수 있다. 현재 구글 웹 스토어에는 약 3만여개의 다양한 어플리케이션, 확장 프로그램, 테마 등이 제공되고 있다. PC를 통해 가장 빈번히 이뤄지는 메일과 문서작업 등은 지메일과 구글독스를 통해 이용할 수 있다. 저장 공간이 별로로 없는 크롬북은 인터넷 업체나 통신사들이 제공하는 유·무료 클라우드 서비스를 통해 필요한 프로그램이나 파일을 저장할 수 있다. 구글은 현재 크롬북 구매자를 대상으로 1테라바이트(TB)의 클라우드 저장 공간을 무료로 제공한다.


js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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