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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상수지 흑자대국..그런데 왜 원화값은 뚝뚝 떨어지나

올해 경상수지 경제규모 대비 5.8% 추정..내년 1000억달러 전망도
최근 원달러환율 경상수지보다 엔저, 미국금리 인상 등 자본수지 요인 영향 더 커
글로벌 시장 안정되면 원화 급격하게 절상될수도..원엔환율은 900원 붕괴직전

(서울=뉴스1) 이훈철 기자 | 2014-12-30 20:29 송고 | 2014-12-31 01:51 최종수정
한·중 자유무역협정(FTA)이 타결된 10일 오후 경기도 평택항 동부두 수출 야적장에 자동차들이 줄지어 서 있다. 2014.11.10/뉴스1 © News1 김영진 기자

'경상수지 흑자가 늘면 원화가 절상된다' 는 환율 수급법칙이 무너졌다. 경상수지가 경상 GDP의 6%에 육박할 정도로 거액 흑자를 기록하고 있지만 거꾸로 원화값이 떨어지고(원·달러 환율 상승)있기 때문이다. 

미국의 금리인상 기대감, 그리스발 유로존 재정위기, 엔저 등 글로벌 금융불안 때문에 외국인 투자자금이 빠지거나 빠질 우려가 커져 있는 탓인데 이들 불안요인이 걷히면 원화가 갑자기 절상돼 수출기업과 경기에 충격을 줄 것으로 우려된다. 금융불안 요인이 덜했던 올 상반기 경상수지 흑자와 외국인 주식투자자금 유입이 이어지며 원달러환율은 달러당 1000원 붕괴를 위협했었다.

◇ 경상수지 거액흑자에도 원달러 환율 고공행진..."원화절상 시 대비 필요"

30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국제수지(잠정)에 따르면 올 1~11월까지 누적 경상수지는 819억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연간 흑자 811억달러를 넘어선 규모며 집계가 이뤄진 1980년 이후 역대 최대치다.

이로써 올해 연간 경상수지는 한국은행의 올 전망치인 840억달러를 무난히 달성할 것으로 보인다. 올해 추정 명목 GDP 약 1조4500억달러의 5.8%에 해당하는, 세계적으로도 손꼽을 만한 흑자다.

또 국제유가가 지속되는 등 수출입여건이 나아짐에 따라 내년 경상수지 흑자 1000억달러가 불가능한 것도 아니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 LG경제연구원은 최근 내놓은 내년 경제전망에서 내년 경상수지 흑자규모가 1073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유가전망, 수출전망에 따라 가변적이기는 하지만 적어도 내년 경상수지 흑자가 지금보다 크게 줄어들 가능성은 없다는 것이 컨센서스다. 

정부는 내년 경제운용계획을 발표하면서 내년 경상수지 흑자규모를 820억달러로 내다봤고 한국개발연구원(KDI)는 890억달러로 전망했다. 

하지만 원달러 환율은 고공행진을 이어갔다. 30일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대비 1.5원 상승한 1099.3원으로 마감했다. 최근 6개월간 8.7% 올랐다(원화절하).

이같은 현상에 대해 정경팔 외환선물 시장분석팀장은 "현재 미국 금리인상 기대감을 배경으로 달러가 강세를 보이고 있는 시점이기 때문에 경상수지 보다 자본수지 요인에 환율이 더 크게 영향을 받고 있다"며 "경상수지 흑자가 원화약세 속도를 줄여주는 것으로 보면 된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언젠가 국제금융시장이 안정되거나 금리인상 기대감을 반영해서 원화값이 치솟을 때가 있을 수 있기 때문에 그때를 대비할 필요는 있다"고 강조했다.


◇"환율에 글로벌요인 영향 커져..경상수지 흑자는 자본유출 버팀목으로 해석해야"

환율에 글로벌 자금흐름의 영향이 커지면서 경상수지 흑자가 나는 만큼 자본유출도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지난 1개월 동안 외국인은 국내 주식시장에서 2조3000억원 규모의 코스피주식을 팔아 치웠다. 3개월 새 순매도 규모는 2조6000억원에 달한다. 

이는 그리스발 유로존 금융위기 등으로 국제금융시장이 불안해짐에 따라 안전자산(달러화)을 선호하는 경향이 나타나기 때문이다. 특히 미국의 양적완화 종료에 따른 금리 인상 기대감으로 자본의 흐름이 미국으로 옮겨가면서 신흥국을 중심으로 자본유출이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한은 관계자는 "미국이 양적완화를 중단하고 금리를 올리면 국제자금이 슈퍼 달러쪽으로 가는 영향도 있다"며 "미국에서 돈을 빨아들이면 신흥국에서 돈이 빠져나가게 된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다만 우리나라의 경우 경상수지 흑자요인이 안전판 역할을 할 것"이라며 "경상수지 흑자가 나면 외국인 자금이 빠져나가는 속도가 늦춰질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외 엔저로 인한 기대효과가 환율에 주는 영향도 커졌다. 엔저가 일본과 경쟁관계에 있는 우리나라 수출에 악영향을 주고 이에 따라 한국정부가 무슨 조치를 취할 것이란 예상이 즉각 반영되고 있다는 얘기다. 실제 올 하반기 엔화가치가 떨어지면 원화가치가 같이 떨어지는 동조화현상이 진행돼 왔다. 올 하반기 엔달러환율은 달러당 101엔서 120엔 수준으로 올랐다.

약 20% 오른 수치지만 이기간중 원달러환율 상승률이 10%에 못미치는 만큼 절하속도는 원화가 더 늦다.  올 1분기 100엔당 1000원이 넘던 원엔환율은 최근 911원까지 내려왔다. 특히 엔저가 가속됐던 하반기 절상속도가 빨랐다.

정경팔 팀장은 "아무래도 경상수지 흑자가 있으면 달러엔보다는 달러원 상승 속도가 늦을 수 밖에 없다"며 "환율 상승 속도가 느리기 때문에 외국인들이 한국자산을 빨리 털고 나가야 한다는 필요성을 덜 느낄 것"이라고 말했다.




boazho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