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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가방 시신' 살해범 정형근, 서울 노상에서 술 마시다 잡혀(종합2보)

긴박했던 정씨 검거 순간…"정형근 맞느냐?"에 "맞다" 체념한 듯 순순히 연행
중부서 직원 총출동, 네이버밴드 통해 긴급 소집도

(서울=뉴스1) 구교운 기자, 권혁준 기자, 윤수희 기자 | 2014-12-29 22:01 송고
경찰에 검거된 '가방 속 할머니 시신' 용의자 정형근이 29일 밤 서울 중구 중부경찰서에서 인천남동경찰서로 이송되고 있다. 2014.12.29/뉴스1 © News1 박정호 기자
경찰에 검거된 '가방 속 할머니 시신' 용의자 정형근이 29일 밤 서울 중구 중부경찰서에서 인천남동경찰서로 이송되고 있다. 2014.12.29/뉴스1 © News1 박정호 기자


인천 '가방 속 할머니 시신' 사건의 피의자 정형근(55)씨가 29일 검거됐다. 사건 발생 후 9일 만에, 공개 수배로 전환된 지 5일 만에 붙잡힌 것이다.
정씨는 자신의 카드를 이용, 서울 도심 한복판에 위치한 편의점에서 술을 산 뒤 노숙자와 술을 마시다 경찰에 붙잡혔다.

정씨 검거는 인천 남동경찰서에서 시작됐다. 이날 오후 6시44분쯤 남동서는 정씨가 서울 중구 을지로에 위치한 한 편의점에서 체크카드를 사용한 내역을 확인했다.

남동서는 곧바로 서울경찰청 112상황실에 공조수사를 요청했다. 서울경찰청은 관할경찰서인 서울 중부경찰서에 곧바로 지령을 내렸고 형사과 형사들과 순찰기동대가 현장에 급파됐다.

중부서 형사과장이 현장에 나가 직접 지휘하고 타격대 8명, 방범순찰대 59명도 현장에 투입돼 수색을 벌였다. 다른 일정이 있던 경찰서장도 급하게 현장으로 돌아왔다.
긴박한 상황은 중부서 네이버 밴드를 통해서도 곧바로 전파돼 전 직원들이 현장에 총출동했다.

수색을 펼친 끝에 100여m 떨어진 훈련원공원 앞에서 중부서 강력계 형사들이 저녁 7시쯤 정씨를 검거했다.

급박했던 경찰과 달리 검거 당시 정씨는 을지로 훈련원공원 앞에서 노숙자 2명과 술을 마시고 있었다.

정씨 앞에는 조금 전 편의점에서 카드를 사용해 구매한 소주 1병과 막걸리 1병이 놓여 있었다.

정씨를 발견한 강력팀 형사 2명이 "정형근 맞느냐"고 묻자 정씨는 체념한 듯 "맞다"고 대답한 뒤 순순히 연행됐다.

얼굴이 붉게 상기된 정씨는 며칠간 면도를 못한 듯 수염이 자라 있었고 술냄새가 풍겼다.

정씨는 검정 바탕에 노란색이 섞인 패딩 점퍼, 검은색 등산복 바지와 등산화를 착용하고 있었다. 가진 현금이라고 200원밖에 없었다.

정씨는 중부서에서 간단한 신원조사를 마친 후 이날 저녁 8시34분쯤 남동서로 압송됐다.

그는 압송되기 전 살인 동기와 그동안의 생활, 자백할 계획이 있는지 등을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고개를 연신 저었다.

다만 심경을 묻자 "그냥 죽여주십시오"라도 대답했다.

정씨는 지난 20일 오후 인천 남동구 간석동에 위치한 자신의 집에서 평소 알고 지내던 전모(71·여)씨를 살해하고 여행용 가방 속에 시신을 넣어 빌라 주차장 담 아래에 버린 혐의를 받고 있다.

남동서는 정씨를 상대로 전씨를 살해한 동기 등에 대해 조사할 예정이다.

경찰은 지난 24일 정씨를 용의자로 특정한 뒤 법원에서 체포영장을 발부받았으며, 지난 25일 전국에 공개 수배했다.


cho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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