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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은복장 수만명 멕시코 독립기념일에 대통령 퇴진 요구 시위

(서울=뉴스1) 정은지 기자 | 2014-11-21 16:04 송고
수만명의 멕시코 시위대가 대통령궁 앞에서 대규모 시위를 벌였다. ⓒAFP=뉴스1
수만명의 멕시코 시위대가 대통령궁 앞에서 대규모 시위를 벌였다. ⓒAFP=뉴스1

멕시코 대학생 43명의 집단실종 사건에 분개한 시민들이 20일(현지시간) 수도 멕시코시티에서 엔리케 페냐 니에토 대통령 사임을 요구하는 대규모 시위를 벌였다고 AFP통신이 보도했다.
실종된 멕시코 대학생이 경찰과 갱단 공모로 살해됐다는 수사결과가 나온 이후 진상규명을 요구하는 시위는 전국적으로 확산됐으며 독립기념일인 이날 최고조에 이르렀다. 

검정색 옷을 입고 대통령 집무실이 있는 왕궁앞에 집결한 수만명의 시위대는 검게 물든 멕시코 국기를 들고 폭죽을 터뜨리며 "대통령은 즉각 사퇴하라"고 외쳤다고 AFP통신은 전했다. 이들은 물대포를 쏘며 해산에 나선 경찰과 충돌했다.

멕시코 정부는 지난 2006년부터 마약 조직과의 전쟁에 돌입했으나 이 기간 10만명 이상이 사망하거나 실종했다. 또 부패한 경찰과 정치인은 마약 조직을 비호하고 있어 사회 불신을 키우고 있다.

특히 이날 니에토 대통령의 영부인이 거액의 저택을 부정취득한 의혹이 제기되면서 시민들의 분노는 극에 달했다.
검은색 옷을 입고 시위에 나선 리리 코레아(46) 는 "멕시코에서는 약탈과 부패로 종종 비극적인 상황을 맞이하고 있다"며 "시민들은 권리를 행사하기 시작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AFP통신에 따르면 시위대는 또 멕시코 시티 공항으로 향하는 주요도로를 점거했다. 이들은 진압에 나선 경찰에 화염병을 던지며 맞섰으며 이 과정에서 15명이 체포됐다.
 
이 날 시위는 멕시코 시티, 게레로주 칠판싱고 등 멕시코 내 주요 지역 뿐 아니라 볼리비아, 엘살바도르 등 국외 각지에서도 진행됐다. 

하비에르 에르난데스 트위터. ⓒ뉴스1
하비에르 에르난데스 트위터. ⓒ뉴스1


레알마드리드에서 뛰고있는 멕시코 축구선수인 하비에르 에르난데스는 이날 자신의 트위터에 검정색 후드를 입은 사진과 실종 대학생을 애도하는 '#우리는 모두 아요치나파다(#Todos Somos)'라는 해시태그를 걸어 눈길을 끌기도 했다. 아요치나파는 실종 대학생들이 다녔던 대학교다.

아요치나파 대학 학생인 루이스 엔젤 가르시아(19)는 AFP통신에 "이것은 전국적인 문제다"면서 "그러나 니에토 대통령은 이를 신경도 쓰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한편 멕시코 정부는 이날 대규모 시위가 예상됨에 따라 매년 진행하던 독립 기념 퍼레이드 행사를 취소했다. 

페냐 니에토 대통령은 "멕시코는 상처를 받았지만, 이러한 고통은 오로지 평화와 정의를 통해서 치유해야 한다"며 폭력 시위를 자제하라고 요청했다.


ejju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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