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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민참여' 무시된 박원순표 첫 도시재생 '창신·숭인' 삐걱

시, 국토부 지원예산 확보 등 성과 도출위해 '강경 드라이브'
주민들 "시민 주도라더니 시가 마음대로" 불만 목소리

(서울=뉴스1) 최동순 기자 | 2014-11-18 15:21 송고 | 2014-11-25 16:31 최종수정
박원순 서울시장(왼쪽 네번째)이 29일 오전 서울 종로구 창신동에서 열린 창신숭인 도시재생지원센터 개소식에서 정세균 새정치민주연합 의원, 김영종 종로구청장 등 참석자들과 현판제막 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2014.7.29/뉴스1 © News1 안은나
박원순 서울시장(왼쪽 네번째)이 29일 오전 서울 종로구 창신동에서 열린 창신숭인 도시재생지원센터 개소식에서 정세균 새정치민주연합 의원, 김영종 종로구청장 등 참석자들과 현판제막 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2014.7.29/뉴스1 © News1 안은나
'주민참여'를 골자로 한 박원순표 첫 도시재생 프로젝트인 '창신·숭인 도시재생사업'이 시작부터 삐그덕대고 있다. 서울시가 빠른 성과 도출을 위해 관(官)주도의 강경 드라이브를 걸고 있어 일부 주민협의체 주민들이 불만을 제기하고 나섰다.

19일 서울시와 주민협의체 등에 따르면 시는 10월 도시계획위원회 심의 결과 일부 변경된 계획안을 주민들에게 통지하지 않은 채 국토부에 사업계획 승인을 신청했다. 또 9월 도시재생사업 계획안 설명회 이후 구체화된 사안들에 대해서도 주민들에게 별도 고시하지 않았다.
주민들의 의견을 충분히 수렴하지 않았다는 비판도 나온다. 주민참여의 핵심적 역할을 담당하는 주민협의체가 구성된 것은 지난 8월 말이지만 도시재생사업 최종 계획안에 대한 주민설명회가 열린 시점 9월25일이다. 주민의견 수렴에서 계획안 수립까지 한 달도 걸리지 않은 것이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시와 주민간, 시와 센터간 갈등이 고개를 드는 모양새다.

일부 주민협의체 주민들은 "주민 의견은 귀담아 듣지 않고 시의 계획대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며 "주민 참여가 도시재생의 기본 취지인데 정작 주민협의체는 허수아비에 불과하다"고 비판했다. 창신숭인 도시재생지원센터 센터장을 맡고 있는 신중진 성균관대 교수도 최근 "이런 식으로 소통없이 진행되는 사업이라면 센터장은 무슨 의미가 있는 것이냐, 직을 내려놓겠다"고 발언했다.
주민참여를 강조하고 나섰던 박원순표 도시재생사업이 첫 사례부터 의미가 퇴색되고 있는 것. 박원순 서울시장은 지난 7월 창신숭인 도시재생지원센터 개소식에서 "마을을 바꿔나가기 위해서는 주민들의 애정어린 노력이 함께 필요하다"며 주민참여를 강조한 바 있다.

이처럼 시가 사업계획 수립 등을 서두르는 것은 국토교통부가 선정한 13개 도시재생 선도사업간 성과 경쟁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국토부가 4월 도시재생선도지역으로 지정한 사업지 13곳 가운데 이달 국토부의 사업계획 승인을 받은 곳은 4곳에 불과하다.

시는 지난 10월 빠른 사업 추진 성과를 인정받아 당초 계획됐던 2014년도 국토부 지원예산(20억원)의 두배에 해당하는 40억원을 배정받았다. 국토부 관계자는 "기본적인 예산 계획은 이미 세워진 상태지만 사업진척도에 따라 차등 배분하는 것이 원칙"이라며 "서울시의 경우 사업 속도도 빠르고 계획을 충분히 소화하고 있다고 판단돼 기존 계획보다 많은 사업비를 배정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시는 창신숭인지역이 박 시장의 뉴타운 출구전략 첫 사업지라는 점에서 무리하게 성과 경쟁에 참여하고 있는 분위기다.

시 관계자는 "서울은 도시재생선도지역 중 가장 큰 지자체이기 때문에 전체 사업을 선도해 나가야 하는 입장"이라며 "계획안이 변경될 때마다 주민들에게 알리게 되면 반대 의견이 나오기 마련이고 그 의견을 모두 반영하려면 적기에 제대로 사업을 추진할 수 없게 된다"고 말했다.

주민과의 소통에 소홀하다는 비판에 대해서는 "계획안 변경 등에 대해 별도의 설명회를 하지 않은 것은 큰 틀에서 봤을 때 별다른 변경내용이 없었기 때문"이라며 "시는 각 동의 통장협의회 및 주민자치위원회 월례회를 통해 소식지를 지속적으로 설명드리는 등 소통해오고 있다"고 해명했다.

신중진 센터장은 "도시재생사업의 첫 사업지이다 보니 대화와 협력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부분이 있었던 것은 사실"이라며 "아직 초기 단계이기 때문에 일부 불만이 있는 것이지 서로 끊임없이 소통하다 보면 주민들이 만족하는 마을재생을 이뤄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dosoo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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