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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내린 APEC, 中 굴기 속 동북아 이합집산 뚜렷

중국 이끄는 다자주의 서막… 한미동맹에 위협감
日 나름 성과 챙긴 반면 朴 외교 '주먹구구식'이란 지적도

(서울=뉴스1) 조영빈 기자 | 2014-11-11 19:42 송고 | 2014-11-12 11:17 최종수정
박근혜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10일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한국과 중국간 협정서명식에 앞서 웃으며 대화를 나누고 있다. (청와대) 2014.11.10/뉴스1 © News1 이광호 기자
박근혜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10일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한국과 중국간 협정서명식에 앞서 웃으며 대화를 나누고 있다. (청와대) 2014.11.10/뉴스1 © News1 이광호 기자

어느때보다 동북아 지역 이해관계국간 첨예한 갈등과 이합집산이 뚜렷하게 나타났던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APEC) 정상회의가 막을 내렸다.

각국 간 이합집산 속에서 동북아 패권국으로 거듭나고 있는 주최국 중국의 존재감이 빛난 반면 상대적으로 미국의 모습은 좀처럼 드러나지 않았다는 평가가 나온다.
관심이 모아졌던 중일 간 정상회담이 열렸지만, 양국 간 냉랭한 분위기가 오히려 부각된 점도 눈에 띈다.

◇ 자신감 드러낸 中, 존재감 희미했던 美

무엇보다 이번 APEC에서 두드러진 부분은 중국의 '굴기(崛起)'였다.
중국은 APEC을 통해 미국과 한국을 포함한 각국의 아태자유무역지대(FTAAP)에 대한 지지를 이끌어냈다.

중국이 각국을 끌어들이기 위해 노력중인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 등에 비해 미국의 반대가 상대적으로 작은 협의체지만, 환태평양 경제동반자협정(TPP)을 추진하는 미국이 보란듯 자신의 자신감을 드러낸 것으로 평가된다.

또 한국과는 자유무역협정(FTA)의 실질적 타결을 선언하며, 한중 간 밀착이 이미 한미동맹을 견제하는 수준으로 커지고 있음을 실감케 했다.

김준형 한동대 교수는 "미국이 결국 원하는 것은 기존 동맹질서를 강화하는 동시에 경쟁이 되는 다자주의의 힘을 약하게 하는 것"이라며 "이번 APEC에서는 미국의 이같은 동력이 보이지 않았다"고 평가했다.

가까스로 개최된 중일정상회담에서도 중국의 자신감이 묻어났다.

양국이 정식 정상회담을 열기로 했다는 일본측 언론보도와는 달리 실제로는 양국 간 국기조차 꽂혀있지 않은 채 진행되는 등 비정상적 형태로 진행됐다.

일본에 대한 중국의 반감이 오히려 생생하게 드러나며, 기존의 강경한 태도가 오히려 잘 드러났다.

이에 반해 미국이 이끄는 TPP는 이번 회의에서 이렇다할 존재감을 드러내지 못했다. 이는 주최국이 중국이라는 핸디캡 때문이기도하지만 일단 FTAAP 등 중국 주도 다자주의에 대한 각국의 관심에 상대적으로 밀리는 듯한 분위기에 따른 것이었다.

미국의 자존심에 상처를 입혔던 우크라이나 사태와 관련해서도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만났지만, 의미있는 논의가 진행되진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실속 챙겨간 日…韓 고립감 극복 과제

일본은 이번 APEC에서 나름대로 성과를 얻어갔다는 평가가 나온다.

중일정상회담에서 양국 간 의미있는 합의나 관계개선을 끌어내지는 못했다.

그러나 일본이 당초 원했던 것이 중일정상회담 개최 자체를 통한 양국 간 '휴전'이었다는 점에서 일단 소기의 성과를 낸 것으로 간주할 수 있다.

아베 신조 총리와 박근혜 대통령이 서로 한일 간 현안을 두고 대화를 나눈 것도 일본 정부 입장에선 뜻밖의 선물이다.

양 정상은 10일 열린 정상 만찬에서 나란히 앉게되며, 군대위안부 문제 등 한일관계에 대해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의미있는 대화가 오갔을 것으로 생각하긴 어렵지만, 한국과의 대화를 원한다고 줄곧 외쳐온 일본 입장에선 이같은 비공식적 대화도 성과로 홍보할 가능성이 있다.

반면 한국의 경우 미중 간 균형감과 동북아 외교에서 고립되지 않기 위한 전략수립 필요성을 절감한 계기였다.

이번 APEC 계기에 한중 FTA의 실질적 타결을 선언한 데 이어 FTAAP에 대해서도 긍정적 평가를 내리는 등 중국이 추구하는 다자주의에 호응하는 인상을 남겼다.

이같은 움직임이 당장 한미동맹과 충돌 지점을 만들것으로 보긴 무리다.

그러나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 선택을 해야할 시간을 스스로 재촉할 필요는 없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또 중국의 경우 현실적 측면을 받아들여 명목상의 중일정상회담을 개최하는 '플랜B'를 택한 반면 한국은 여전히 원칙에 매달리고 있는 모습도 대조를 이뤘다.

김 교수는 "움직이는 상황에서 주도적으로 플랜B를 만들어가야 하는데, 우리 정부는 그때그때 국면을 일단 벗어나기 위한 태도를 취하고 있다"며 "중장기적인 전략을 수립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bin19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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