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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사생도 자퇴 해마다 급증…고민 깊어지는 육군

육사생도 올해만 34명 자퇴, 진로문제 등 고민…軍 "동기부여 필요"

(서울=뉴스1) 김승섭 기자 | 2014-11-11 16:28 송고
지난 2월27일 오후 서울 노원구 공릉동 육군사관학교 화랑연병장에서 열린 제70기 졸업식에서 졸업을 맞은 생도들이 기념촬영 직전에 머리를 정돈하고 있다. 2014.2.27/뉴스1 © News1

53명. 올해만 육군사관학교와 해군사관학교, 공군사관학교 등 3군 사관학교에서 군인의 길을 걷지 않겠다며 자퇴한 인원의 숫자다.
국방부에 따르면 11일 현재 육사에서 34명, 해사 10명, 공사에서 9명의 생도가 자퇴했다.

매년 육·해·공군 사관학교의 자퇴생 수는 15명 안팎에 그치다가 지난해부터 수직상승하기 시작했다.

군에 따르면 지난해 3군 사관학교의 자퇴생은 모두 67명이었으며 이는 2012년 대비 4.2배 증가한 수치다.

특히 육사에서는 지난해 자퇴한 생도가 45명이나 됐다. 같은 해 해사는 12명, 공사는 10명이었다. 때문에 육군의 고민은 날로 깊어 만지고 있다.
현역 장교들은 육사생도의 자퇴가 증가하고 있는 이유에 대해 공군, 해군 장교에 비해 예편 후 좁은 재취업의 기회 때문이라고 진단한다. 

한 육군 소장은 최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공군은 서해상에서 시험비행이라도 하고 해군은 제1·2서해교전 및 연평도 포격, 천안함 폭침과 같은 전쟁 상황에 있지만 육군의 젊은 장교들은 최전방에 있다고 해도 철책을 지키거나 북한군과 소총으로 대응사격하는 수준에 그치고 있다"며 "상대적으로 긴장상태가 떨어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는 "육군도 훈련을 하지만 그야말로 훈련이고, 더구나 최근 발생하고 있는 잇따른 군 병영 내 문제 등으로 인해 앞날을 고민하는 생도들이 자발적으로 사관학교를 나가고 있는 실정"이라며 동기부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 해군 대위는 자신의 선배 가운데 전역한 뒤 P3C(해상초계기)를 조종했던 경험을 살려 민간항공사에 취업하는 사례를 소개하면서 "해군에서 링스헬기를 조종하는 장교들의 경우 전역 후 소방헬기라도 몰 수 있다. 그런데 육군의 장교들은 지휘하고 '돌격 앞으로'하는 것이 주 임무인데 전역 후 무엇을 할 수 있겠느냐"고 말했다.

공군의 한 장교도 "공군은 공사를 졸업 후 파일럿을 하면 민간항공사에 들어갈 기회가 많다"며 "육군 생도들에게는 동기부여가 필요한 듯 보인다"고 말했다.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인 안규백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 지난달 국정감사 자료를 통해 밝힌 육사 생도들의 자퇴이유를 살펴보면 '적성 불합치', '진로문제'가 우선순위로 꼽혔다.

군에서 적성문제란 통제된 생도 생활(금주·금연·금혼 등 3금제도)의 부적응을 의미하는 것으로 해석되며 진로문제는 앞에서 말한바와 같이 계급정년에 걸려 전역해야했을 때 생계문제를 고민하기 때문으로 보인다.

한편, 최근 방산비리 문제가 불거지면서 방위사업청은 전역군인들을 공무원화해 정년을 늘려주는 방안을 추진할 계획인데 이 또한 우수한 생도들이 스스로 학교를 나가는 일을 방지하는데 조금이나마 도움이 될 수 있을지 주목되고 있다.


cunja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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