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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중FTA]차떼고, 쌀떼고…"관세인하 품목은 뭐야?"

주요 수출품목 대부분 관계없어져...정부 상세품목 협상 '연내 타결' 방침

(서울=뉴스1) 최명용 기자 | 2014-11-10 16:35 송고
10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FTA 민간대책위원회 공동위원장단 간담회에 앞서 경제단체장들과 문재도 산업통상자원부 2차관이 입장하고 있다. 왼쪽부터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문재도 산업통상자원부 2차관, 한덕수 한국무혁협회장, 박병원 전국은행연합회장, 허창수 전국경제인연합회장, 김기문 중소기업중앙회장. 2014.11.10/뉴스1 © News1 양동욱 기자
10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FTA 민간대책위원회 공동위원장단 간담회에 앞서 경제단체장들과 문재도 산업통상자원부 2차관이 입장하고 있다. 왼쪽부터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문재도 산업통상자원부 2차관, 한덕수 한국무혁협회장, 박병원 전국은행연합회장, 허창수 전국경제인연합회장, 김기문 중소기업중앙회장. 2014.11.10/뉴스1 © News1 양동욱 기자


"쌀도 제외하고 자동차도 제외하고...한중 FTA 도대체 왜 한거지?"
한국과 중국이 자유무역협정(FTA)에 대해 '사실상' 타결을 선언했다. 무역 품목 90%에 대해 합의를 마친 만큼 한중 FTA가 타결된 것이라고 밝혔다. 박근혜 대통령과 시진핑 국가 주석은 10일 APEC이 열리는 중국 베이징에서 자유무역협정 타결을 선언했다. 

이에 산업계에서는 한중 FTA 타결의 효과를 계산하느라 온종일 분주했다. 경제단체들은 일제히 환영의 뜻을 밝히고 경제적 효과에 대한 평가를 내놓았다. 증시도 이런 분위기를 반영해 한중 FTA 수혜주로 꼽히는 종목들이 일제히 급등했다. 

그러나 한중FTA 타결 소식이 알려진뒤 반나절도 지나지 않아 기대는 실망으로 바뀌었다. 한중FTA가 사실상 타결됐다고 밝힌 정부는 각론에 대해서는 함구했다. 어떤 업종이 수혜를 입게 되고, 어떤 업종이 타격을 받게 될지 전혀 알 수 없는 상황이다. 기대를 잔뜩 모았던 수출주력 품목들은 관세인하 대상에서 아예 빠져있거나 유보된 사실이 뒤늦게 밝혀지기도 했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한중FTA 수혜주들은 오후들어 일제히 약세로 돌아섰다.

정부는 '세부안은 연내 마련하겠다"는 입장이다. 이에 '타결'이란 성과를 얻기 위해 정부가 제대로 매듭짓지도 않은 협상을 타결했다고 선언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일고 있다.
◇자동차·LCD 빠지고...한중FTA효과 반감

박근혜 대통령은 10일 오전 중국 베이징에서 '한중 FTA의 사실상 타결'을 선언했다. 박근혜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10일 오전 중국 베이징 시내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한·중 정상회담을 계기로 "FTA가 실질적으로 타결됐다"고 선언했다.

한국 산업계가 가장 큰 기대를 가진 부문은 자동차 및 LCD 부문이었다. 자동차 부문은 중국 수출 물량에 대해 22.5%의 고관세를 부담하고 있고 LCD도 5%의 관세를 물고 있다. 한국과 중국 기업 간 경쟁력을 비교할 경우 관세 인하에 따른 대중국 수출 효과가 가장 큰 부문도 자동차와 LCD 부문이다.

그런데 자동차는 양허 품목에서 제외됐고 LCD부문은 10년 뒤 다시 논의하기로 유보했다. 물론 상황이 바뀌면 재논의가 가능하지만 당장 한중 FTA 발효 과정에서 두 품목은 제외될 전망이다. 또 자동차 부품에 대해선 구체적인 협상 결과가 공개되지 않았다. 범용으로 쓰이는 부품은 관세인하 효과를 누릴 수 있는 반면 모듈 등 반조립 부품은 관세인하 효과가 없을 전망이다. 

자동차업계 한 관계자는 "완성차 업계의 경우 중국 현지 생산 비중이 높기 때문에 큰 영향이 없으나 자동차 부품은 관세인하 효과가 클 수 있다"며 "자동차 부문은 아예 FTA 대상에서 제외돼 이같은 기대감이 무위로 그쳤다"고 아쉬워했다. 

한중 FTA 타결 소식이 전해진 뒤 자동차 부품주들은 일제히 강세를 보였다. 성우하이텍 등 자동차 부품주들은 오전 장중 3~5% 대 상승률을 보였다. 하지만 자동차 부문이 한중 FTA 대상에서 빠졌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관련주들은 모두 약세로 전환했다. 

LCD업종도 마찬가지다. 중국 정부는 LCD 산업에 대해 5%의 관세를 매기고 있으며 이를 8%로 올리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LCD 부문은 10년간 관세 인하를 논의하지 않기로 해 중국 디스플레이 업계가 경쟁력을 확보할 시간을 얻었다. 한국 디스플레이 업계는 그만큼 FTA 체결 효과를 누리지 못하게 됐다. 

◇세부안 마련은 아직...한중FTA 효과는 뭐지?

정부는 FTA 체결에 대해 90% 이상의 상품을 개방키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품목수 기준으로 중국은 91%, 한국은 92%의 품목을 개방키로 했다고 전했다. 관세인하 효과는 54억4000만달러에 달한다고 설명했다. 

개별 업종 및 품목으로 따지면 관세 인하 효과를 계산하기 힘들다. 아직 공개되지 않은 구체적인 협상안이 너무 많다. 

전자업종의 경우 LCD를 제외하면 휴대폰 IT 기기등은 이미 무관세로 수출을 하고 있다. 일부 가전 제품 등의 경우 관세 철폐에 따른 효과가 기대되지만 그 규모는 크지 않다. 이마저 정확한 관세 인하 효과에 대해 공개된 것이 없다.

철강업종은 철강종류에 따라 관세 및 교역조건이 달라진다. 중국 철강업계는 범용 제품을 주로 생산하고 한국은 고급강재를 수출한다. 중국 철강업계는 공급 과잉 상태를 보이는 반면 자동차나 가전제품에 쓰이는 냉연강판은 한국산을 수출한다. 

한중 FTA 철강 부문에서 일반 제품 중 일부는 관세 인하가 가능하지만 한국 업체에 필요한 고급강, 냉연강판의 관세율을 다르게 적용될 수 있다. 그 관세 효과에 대해선 공개되지 않았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한국 철강업계의 주요 수출품인 냉연강판 중 5mm 강판과 10mm 강판엔 적용 관세가 다 다르다"며 "품목별 관세율과 해당 내용이 공개되지 않은 상황에서 철강업계가 얻게 될 FTA효과를 계산하긴 어렵다"고 설명했다. 

◇조기 타결 명분에 산업계만 분주...향후 협상 결과 지켜봐야

정부가 이날 발표한 한중FTA타결은 '사실상'이란 단서를 달았다. 정부도 연내 구체적인 세부안을 확정짓겠다고 단서를 달았다. 연내 가서명을 하고 내년 중 본계약, 발효를 예상하고 있다. 

정부가 예시한 54억4000만달러의 관세 인하 효과도 한중간 관세 자유화 완료를 가정한 수치다. 

산업계는 아직 정확한 한중FTA 체결 효과를 계산하지 못하고 있다. 업종별, 부문별 구체화되지 않은 내용이 너무 많기 때문이다. 재계 관계자는 "중국과 FTA 체결은 환영할 일이지만 아직 구체화되지 않은 내용을 타결로 선언한 것으로 보인다"며 "향후 협상 결과가 달라질 수 있는 만큼 상황을 주시하며 한중 FTA효과를 극대화하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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