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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안 다섯번째 보물선…"조선시대 배 첫 발견" (종합)

문화재청 국립해양문화재연구소, '마도 4호선'…백자 다발 111점
'바닷 속 경주' 발굴 사례 없는 백자 촛대도…"도자사적 가치 커"

(태안=뉴스1) 박태정 기자 | 2014-11-05 15:57 송고 | 2014-11-05 16:54 최종수정
5일 충남 태안군 근홍면사무소에서 나선화 문화재청장이 ´태안 마도 해역의 수중발굴 성과´를 소개하고 있다.© News1
5일 충남 태안군 근홍면사무소에서 나선화 문화재청장이 ´태안 마도 해역의 수중발굴 성과´를 소개하고 있다.© News1


'바닷 속 경주'로 불리는 충남 태안군 마도 해역에서 조선시대 백자를 운반하던 다섯 번째 옛 선박이 발견됐다. 지금까지 한 번도 발굴된 적이 없는 조선 시대 고선박일 가능성이 커 주목된다.

문화재청 국립해양문화재연구소는 5일 태안군 근홍면사무소에서 지난 6월 1일부터 시행 중인 충남 태안군 마도 해역에 대한 발굴조사 성과 설명회를 열었다.

연구소는 침몰한 고선박인 '마도 4호선'을 발견하고 조선 시대 백자의 해상운송 사례를 보여주는 백자 다발 111점을 인양했다고 밝혔다.

'난파선의 공동묘지'로도 불리는 태안 마도 해역은 빠른 조류와 암초, 짙은 안개 등으로 인해 역사적으로 많은 배가 침몰하였던 곳으로 기록되고 있다.

연구소는 이 해역에 대해 2007년부터 연차적으로 수중 발굴조사를 하고 있으며 현재까지 태안선, 마도 1·2·3호선 등 4척의 고려 시대 선박과 3만여점의 유물을 인양한 바 있다.

© News1

현재 확인된 '마도 4호선' 규모는 길이 11.5m, 폭 6m이고 생김새는 전형적인 한국의 옛 선박 형태를 띠고 있다.

홍광희 수중발굴팀장은 "쇠못을 쓰지 않고 나무로만 배를 만들었다는 점이나 인근에서 인양된 4척의 고선박과 구조가 같다는 점에서 우리나라 옛 배인 '한선'이 맞다"고 확인했다.

선체 내부에 대한 시굴조사에서 4단의 외판재가 확인됐고 그 주변에서는 화물이 물에 젖지 않도록 받침 역할을 하는 원형의 통나무들이 다량 발견됐다.

소재구 국립해양문화재연구소장은 "좀 더 조사가 필요하지만 분청사기가 선박에 실려 있었던 유물이라면 이 선박이 현재까지 한 번도 발굴된 적이 없는 조선 시대 것일 가능성이 높아 학계의 기대를 모으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금까지 해양에서 발굴된 12척의 고선박 중 최근 통일신라 시대 것으로 밝혀진 영흥도선을 제외한 나머지는 모두 고려 시대 배이다.

문화재청은 태안 마도 해역에서 확인된 다섯 번째 고 선박인 '마도 4호선'에 대해 내년 4월부터 정밀 수중발굴을 시행할 예정이다.

'마도 4호선'에서 인양된 백자.(문화재청 제공) 2014.11.5/뉴스1 © News1
'마도 4호선'에서 인양된 백자.(문화재청 제공) 2014.11.5/뉴스1 © News1

이제까지 태안 마도 해역에서 출수된 유물들은 고려 시대 청자가 일반적이었는 점에서도 이번 발굴의 의미가 크다.

이번 발굴조사에서 처음으로 조선 시대 백자가 꾸러미로 확인됐다. 총 111점으로 발견 당시 종류별로 10점씩 포개진 상태였으며 꾸러미의 아래쪽에는 완충재로 사용했을 것으로 생각되는 볏짚도 함께 나와 화물로 선적됐을 것으로 보인다.

출수된 백자의 종류는 발 59점, 접시 40점, 잔 10점, 촛대 2점 등 모두 일상생활용기로 구성됐다.

특히 백자 촛대는 발굴된 사례가 없어 옛부터 전래돼 내려오는 전세품(傳世品)만 남아있으며 초 자체가 일반 서민이 사용하기 어려운 품목이었기 때문에 도자기로 제작된 사례가 극히 드물어 도자사적 가치가 크다고 연구소는 평가했다.

제작 상태, 기종 등을 고려했을 때 이번에 발견된 백자는 18세기 후반에서 19세기 전반에 제작된 지방 생산 백자로 추정된다.

선체 내부에서는 조선 시대 초기에 제작된 것으로 추정되는 분청사기 대접 2점도 출수됐다.

나선화 문화재청장은 "분청사기 2점은 15세기 후반 16세기 초까지 대체로 관청에 공납하던 것으로 백자 꾸러미와 시대가 떨어져 '마도 4호선' 주변에 조선 전기 유물이 발굴될 가능성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발견된 백자들이 제작된 시기인 조선 후기에는 전국 각 지역에 가마가 산재해 있었고 수요지와 공급지가 인접해 해상유통을 통한 장거리 운송이 필요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왔었다.

나선화 청장은 "이번 출수된 백자들은 이러한 상식을 깨고 해로를 이용한 백자의 유통과정을 보여주는 첫 사례라는 점에서 학술 가치가 큰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고 전했다.

'마도 4호선'에 부근에서 발견된 백자 다발.(문화재청 제공) 2014.11.5/뉴스1 © News1
'마도 4호선'에 부근에서 발견된 백자 다발.(문화재청 제공) 2014.11.5/뉴스1 © News1

한편 국립해양문화재연구소는 이날 최근 중국과 일본 등 주변국들이 수중문화재 조사에 많은 투자와 관심을 기울이는 상황에 대응해 '연구소 4대 전략목표와 전망'을 제시했다.

4대 전략목표로는 ▲아시아를 선도하는 수중발굴시스템 구축 ▲동아시아 고선박과 해양문화연구의 중심역할 수행 ▲다각적 접근을 통한 해상 네트워크 복원 ▲수중문화유산 연구기반시설과 조직 강화를 내세웠다.

소재구 연구소장은 "1970년대 신안선 발굴 이후 아시아권 수중문화재 조사·연구의 선두주자로 자리매김하고 있는 우리나라의 위상을 유지하면서 주변국들과의 교류협력도 더욱 강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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