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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00억 날린 넥슨과 엔씨소프트의 '불편한 동거' 언제까지?

넥슨 기업결합신고서 제출...공정위 승인여부 '주목'

(서울=뉴스1) 서영준 기자 | 2014-10-29 14:26 송고
엔씨소프트 김택진 대표와 넥슨의 지주회사인 NXC 김정주 회장© News1 2014.01.01/뉴스1 © News1
엔씨소프트 김택진 대표와 넥슨의 지주회사인 NXC 김정주 회장© News1 2014.01.01/뉴스1 © News1


넥슨과 엔씨소프트의 '불편한 동거'가 이어지고 있다. 양측은 2012년 6월 글로벌 유명 게임사를 인수하겠다며 손을 맞잡았지만, 넥슨이 엔씨소프트 주식을 추가 매입하면서 둘 사이에 균열음이 나오고 있다. 지난 14일 넥슨은 계열사 넥슨코리아를 통해 엔씨소프트 주식 8만8806주(0.38%)를 장내매수했다고 공시했다. 이를 통해 넥슨이 보유한 엔씨소프트 지분율은 넥슨 재팬이 보유한 지분을 포함해 종전 14.70%에서 15.08%로 늘었다.
29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넥슨은 엔씨소프트 주식을 추가 매수하면서 공정거래위원회에 제출한 기업결합신고서 승인을 기다리고 있다. 공정거래법에 따르면 다른 회사 발행주식총수의 20% 이상을 취득하게 되면, 이를 공정위에 신고해야 한다. 상장회사 또는 등록법인의 경우에는 15%로 적용한다. 만약, 기업결합신고서가 승인되면 향후 넥슨은 엔씨소프트의 주식을 자유롭게 추가 매입할 수 있고, 적대적 인수합병(M&A) 가능성도 열리게 된다.

넥슨이 엔씨소프트 주식을 더 사들인 이유는 올해 들어 연일 하락하고 있는 엔씨소프트의 주가때문이다. 엔씨소프트의 주가는 29일 오후 2시 현재 14만2000원 선에서 거래되고 있다. 올해 1월 2일 종가가 24만4500원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46% 가량 빠진 것이다. 특히 넥슨이 2012년 엔씨소프트 지분 14.7%(321만8091주)를 1주당 25만원, 총 8045억원에 사들인 것을 고려하면 넥슨은 2년 4개월 동안 3780억원 이상 손해를 본 셈이다.

이에 따라 넥슨은 최대주주로서 엔씨소프트의 주가가 본질가치에 비해 과도하게 하락하고 있다고 판단, 추가 매수를 결정했다. 넥슨 관계자는 "올해부터 엔씨소프트의 주가가 너무 과하게 내려갔다"며 "주가의 가치를 제고하기 위해 장내매수를 통해 엔씨소프트의 주식을 추가로 매입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넥슨이 최대주주의 입장에서 엔씨소프트의 주식을 추가로 사들였지만, 엔씨소프트 입장에서는 이른바 '뒷통수'를 맞았다는 반응이다. 넥슨이 엔씨소프트의 주식을 추가로 매입하면서 사전 언질이 없었고, 공시가 이뤄진 14일 오전이 되서야 최고경영진에 이를 통보했기 때문이다. 엔씨소프트 관계자는 "넥슨코리아의 지분 매입 소식을 미리 듣지 못했다"며 "단순 투자목적으로 지분 15%를 넘겼는지 지켜볼 것"이라고 강조했다.
엔씨소프트의 이같은 반응에 넥슨도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당초 넥슨이 엔씨소프트를 인수할 생각이 있었다면 넥슨코리아를 통해 장내매수에 나서지 않았다는 것이다. 넥슨 관계자는 "최대주주인 넥슨이 엔씨소프트에 충분한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는 신호를 보내면서 주가부양 효과를 거두기 위해 장내매수를 선택했다"며 "적대적 M&A에 대한 생각이 있었다면 굳이 장내매수를 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밝혔다.

넥슨과 엔씨소프트가 마찰을 빚자 업계에서는 양측의 신뢰가 사실상 깨진 것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넥슨이 엔씨소프트에 대해 적대적 M&A를 시도할 것이라는 이야기도 나오고, 설마 그렇게까지 하겠냐는 의견도 나오는 상황"이라며 "기본적으로 양측의 신뢰가 깨진 상황에서 어떠한 결과가 나올 지는 두고 봐야 할 것"이라고 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지금까지 M&A를 통해 몸집을 키운 넥슨의 과거 행적을 봤을 때 충분히 예상 가능한 시나리오"라면서도 "넥슨의 향후 대응을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sy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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