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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 조기교육 창시 스즈키…이력 온통 허구 '희대의 사기극'

(서울=뉴스1) 이준규 기자 | 2014-10-27 20:48 송고
스즈키 신이치.© AFP=뉴스1
스즈키 신이치.© AFP=뉴스1

음악 분야에서 어린이 조기 교육의 필요성을 역설한 '스즈키 교육법'의 창시자인 스즈키 신이치(鈴木鎭)의 이력이 온통 허구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모든 아이가 언어를 배울 수 있는 능력을 타고 나듯 악기 또한 다룰 수 있는 잠재력이 있다는 일종의 '재능론'에 기반한 스즈키 교육법은 1950년대 말 선보이며 전세계적으로 큰 센세이션을 불러 일으켰다. 일본 바이올린 제조공의 아들이었던 스즈키는 3살부터 악기 교육이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그의 학습법인 '스즈키 교범'을 따라 세계적으로 수천만명의 아이들이 어린 나이부터 악기를 익히기 시작했고 현재도 전 세계 40여개국에 세워진 스즈키 센터에서 40만명 이상의 어린이들이 음악 조기 교육을 받고 있다. 

1998년 99세를 일기로 타계한 스즈키는 생전 자신이 독일 베를린의 '고흐슐레(고등음악원)'의 교수인 저명 바이올리니스트 카를 클링거의 개인 애제자로 8년 동안 그의 밑에서 수학했다고 말했다.

또 자서전 등에 그 기간 수준급 바이올린 솜씨로도 유명한 알버트 아인슈타인과 교분을 나누며 그가 자신의 후견인 역할을 했다는 일화도 소개했다. 심지어 "아인슈타인의 상대성이론은 나의 음악을 통해 떠오른 직관으로 만들어질 수 있었다"는 말도 남겼다.
그의 화려한 배경과 이력은 자신이 개발한 학습법을 알리는데 큰 역할을 했음을 미뤄 짐작케 한다.

하지만 이 모든 것이 허구라는 주장이 새롭게 제시됐다.

미국의 바이올린 교사이자 역시 학습법 개발자인 마크 오코너는 26일(현지시간) 영국 텔레그래프와의 인터뷰에서 스즈키의 이력에 대해 증거를 들어 조목조목 반박했다.

우선 그가 내세운 학력부분에서 스즈키가 1923년 베를린 음악원에 오디션을 치렀다가 떨어진 적은 있으나 수학한 사실은 학교 기록 어디에도 없었다고 주장했다.

그는 자신의 블로그에 당시 응시했던 지원자의 명단을 공개하면서 스즈키가 오디션에 통과하지 못했으며 클링거로부터 사사 받은 일은 더더욱 없다고 밝혔다.

또 "스즈키는 어떠한 제대로 된 교사로부터 바이올린을 배운 적이 없으며 교향악단에서 활동하거나 음반을 내는 등 어떠한 전문 연주자 활동도 하지 않았다"며 18세때부터 독학 한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어 "클링거의 사사는 물론 어떠한 전문 레슨도 받지 못했던 그가 제대로 된 바이올린 교육법을 추구했을 리가 없다"며 '스즈키 교육법'의 허구성도 시사했다.

아인스타인과의 친분도 모두 지어낸 얘기라고 일축했다.

오코너는 스즈키가 아버지가 만든 바이올린을 전하기 위해 아인스타인을 딱 한번 만났을 뿐 서로 친밀하게 지냈다는 기록도 어디에 없다며 자신의 교육법을 광고하기 위해 지어낸 이야기라고 잘라 말했다. 

오코너는 인터뷰 말미에 "누구도 스즈키의 과거 행적을 제대로 검증하지 않은 것 같다"며 "음악사상 최대의 사기극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스즈키는 한창 시절이던 1979년 백악관에 초청돼 지미 카터 당시 미국 대통령의 딸 애미양을 가르치기는 모습이 언론을 타며 유명세를 더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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