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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CB가 회사채 매입 '플랜 B'까지 고려하는 이유

로이터 “ECB, 회사채 매입 고려…12월 결정하면 내년 초 시작”

(서울=뉴스1) 최종일 기자 | 2014-10-22 18:56 송고 | 2014-10-23 10:51 최종수정
마리오 드라기 ECB 총재 © AFP=News1
마리오 드라기 ECB 총재 © AFP=News1


유럽중앙은행(ECB)이 유통시장에서의 회사채 매입을 검토하고 있으며, 이르면 오는 12월 매입을 결정해 내년 초에 이를 시작할 수 있다고 로이터가 이 사안에 정통한 익명의 소식통들을 인용해 2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최근 ECB는 기준금리를 사상 최저 수준으로 낮췄고 새로운 은행 대출 프로그램(TLTRO)을 도입했으며 자산유동화증권(ABS)과 커버드 본드(covered bond) 매입을 시작했기 때문에 이번 회사채 매입은 임박한 것으로는 보이지 않는다.

하지만 현재 추진중인 프로그램이 성장과 인플레이션 촉진에서 소기의 성과를 내지 못한다면 '플랜 B'를 검토하겠다는 ECB의 의지를 보인 것이기 때문에 유럽 증시는 회사채 매입 검토 소식에 상승했다.

앞서 지난주에 ECB는 ABS와 커버드 본드 매입을 결정했으며 이달 20일 커버드 본드 매입을 시작했다. ABS은 4분기 말에 시작한다.

ABS는 간략하게 말하면 부동산과 매출채권, 주택저당채권 등 유무형의 유동화 자산을 담보로 발행하는 증권이며 커버드 본드는 담보자산뿐 아니라 발행 금융사의 상환의무까지 부여해 안정성을 높인 것이 특징이다.
앞서 ECB 관리들은 추가 조치를 취할 여지를 남겨놓았다. 마리오 드라기 ECB 총재는 지난 9일 "우리는 비전통적인 개입의 규모와 내용을 바꿀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회사채 매입은 ECB가 유로존(유로화 사용 18개국) 은행들을 대상으로 현재 추진중인 대출 프로그램고 함께 ECB 장부에 자산의 양을 늘림으로써 통화공급을 늘리게 된다. 드라기 총재는 ECB의 목표는 대차대조표를 현재보다 약 1조유로 많은 2012년 초반 수준으로 확대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최근 수주 동안 ECB가 현재의 조치만으로는 목표를 달성하지 못할 것이란 우려가 제기됐다. 4년 대출의 첫 할당에 대한 수요는 시장의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은행들이 830억유로를 빌리는데 그쳤다.

아울러 파이낸셜타임스(FT)는 회사채 매입이 검토되고 있는 배경에는 ECB가 목표를 달성하는 데에서 ABS와 커버드 본드 시장 규모가 협소하다는 점을 ECB가 고려했을 것으로 진단했다.

즉, 장기 대출과 ABS 및 커버드 본드 매입으로 1조유로를 채워야 하는데 충분하지 않을 것이란 계산을 내부에서 하고 있다는 것이다. 유럽커버드본드위원회(ECBC)에 따르면 ECB가 매입할 수 있는 양질의 ABS 규모는 약 7450억유로 규모에 불과하다.

◇회사채 매입, 독일의 반대 직면할 수 있어

회사채를 매입하는 장점 중 하나는 ECB가 정부 채권에 의존하지 않고 자산 보유량을 확대할 수 있다는 점이다. 채권 정보 업체 디얼로직에 따르면 유로존 회사채 규모는 1조4000억유로에 달한다.

공공 채권 매입을 포함하는 전면적 양적완화(QE)는 미국과 영국, 일본의 중앙은행들이 장기 금리를 낮춰 대출과 소비를 촉진시키기 위해 이용하고 있지만 유로존에선 독일의 거센 반발을 사고 있다. 독일은 QE는 인플레이션 우려를 촉발시키고 중앙은행의 독립성을 훼손시킨다고 우려하고 있다.

회사채 매입은 단점도 갖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ECB가 매입 회사채를 선택해야 하는데 이로 인해 ECB가 민간 부문의 승자와 패자를 가르는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를 피해가기 위해서는 ECB가 다양한 회사채를 사들여야 한다. JP모간의 이코노미스트들은 현재의 시장 여건을 감안할 때 ECB가 앞으로 1년 동안 약 500억유로 규모의 회사채를 매입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하지만 이 같은 방식에도 독일이 반대 입장을 보일 수 있다. 옌스 바이트만 분데스방크 총재는 커버드 본드와 ABS 채권 매입도 반대했다. 위험을 금융기관에서 중앙은행으로 다시 납세자들에게 전가시킨다는 것이다. 바이트만 총재는 국채 매입에 대해서는 강경한 반대 입장을 보이고 있다.

한편 영국 경제 주간지 이코노미스트는 유로존의 민간 자산 시장은 규모가 크지 않기 때문에 ECB의 자산 매입이 큰 효과를 내지 못할 것으로 진단했다. 그러면서 다른 중앙은행들처럼 국채를 다량 매입해야 소기의 목적을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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