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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영우 前 수석 "北 고위급 파견 목적의 90%는 아시안게임"

"정부, 너무 뜰떠 北 오판하게 하면 안돼"

(서울=뉴스1) 서재준 기자 | 2014-10-07 16:06 송고
천영우 전 청와대 외교안보수석 /뉴스1 © News1
천영우 전 청와대 외교안보수석 /뉴스1 © News1

이명박 정부 당시 외교안보수석을 역임한 천영우 아산정책연구원 고문은 7일 "북한이 고위급 대표단을 파견한 목적의 80%~90%는 인천아시안게임에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천 전 수석은 북한의 고위급 대표단 파견과 관련해 아산정책연구원이 주최한 긴급 전문가 대담에 참석해 "북한이 세 사람을 보낸 것에 대해 실세니 뭐니 하며 너무 의미를 부여하는데 엄밀히 말하자면 그들은 대한민국에 온 게 아니라 '인천에서 열리는 아시안게임'이라는 국제행사에 온 것"이라며 이 같이 말했다.

천 전 수석은 "북한이 통치의 수단으로 스포츠를 얼마나 중시하는지에 대해 우리의 인식이 부족한 측면이 있다"며 "한국의 대북정책을 흔들어보고, 변화를 모색하는 것은 부수적 목표"라고 지적했다.

이어 우리 측이 먼저 북한 대표단에 청와대 예방을 제의한 것에 대해서도 "한국 정부가 너무 마음이 들떠 중심을 못 잡은 측면이 있다"며 "북한에게 우리가 '대화에 목 매달고 있으며 안절부절 못 한다'는 메시지를 준 셈이 됐다"고 말했다.

특히 "북측이 요청하지도 않았는데 우리가 '신청하면 만나겠다'고 한 것을 공개한 것은 엄중한 책임을 물어야 할 사안"이라며 "망신스럽고, 나라의 존엄을 관리하는데 있어 큰 실수를 한 것"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또 남북이 2차 고위급 접촉 개최에 합의한 것에 대해서도 "북한도 조건이 맞으면 대화할 준비는 돼 있었을 것"이라면서도 "여기까지 와서 대화를 못한다면 옹졸해 보일까봐 우리 측의 요구에 맞춰 '크게 선물하고 갔다'고 생각할 공산이 크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고위급 접촉에서 대단한 성과를 기대하면 안된다"며 "그것으로 남북관계의 큰 돌파구를 마련하리라고 생각하는 것은 과욕"이라고 언급했다.

천 전 수석은 여야 정치권에서 5ㆍ24 조치의 해제 문제가 거론되고 있는 것에 대해서도 "인기 영합 정책"이라며 "북이 우리가 요구한 조건을 충족시키지 않는다면 유지해야 한다, 남북 대화를 위해 해제한다면 대북정책은 실종되고 시류에 따라 움직이는 게 된다"고 우려를 밝히기도 했다.

일각에서 내년 남북 정상회담 가능성이 제기되는 것에 대해서도 "우리는 내년까지 정상회담을 안 하면 시간이 없다고 쫓기는 인상을 주면서 스스로 옵션을 제약하는 일을 서슴지 않고 있다"며 "목표에 대한 명확한 인식이 없이 정상회담을 하는 것을 조심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seojib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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