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 본문 바로가기 회사정보 바로가기

홍콩 '동방의 진주'인가 '계륵'인가… 시진핑의 딜레마

(서울=뉴스1) 최종일 기자 | 2014-10-01 19:06 송고
홍콩 도심에 집결한 민주화 시위대 © AFP=News1
홍콩 도심에 집결한 민주화 시위대 © AFP=News1
홍콩은 오랫동안 무역과 투자, 자금조달 등에서 중국의 핵심 창구 역할을 해왔다. 한국인들이 1980년대에 중국과 무역을 하기 위해 찾아간 곳도 홍콩이었다. 1997년 홍콩이 영국에서 중국으로 반환된 이후에 홍콩의 위상은 더 높아졌다.

하지만 이 구도는 오래가지 못했다. 중국 경제가 비약적으로 발전한 것이 주된 이유다. 즉, 홍콩에 대한 중국 경제 의존도가 떨어졌다는 의미이다. 홍콩이 중국 국내총생산(GDP)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반환 때 16%에서 현재는 3%로 급락했다.
중국 본토 투자에 있어서 홍콩의 쓰임새도 줄었다. 중국이 국경을 개방하고 글로벌 경제와 직접 맞상대해왔기 때문이다. 오히려 홍콩이 무역에 있어서 중국에 의존하는 측면이 커졌다. 홍콩의 GDP 중 10%는 관광과 유통에서 나오는데 중국인들은 '큰손'이다. 중국 당국으로선 홍콩이 작게 느껴질 것이다.

중국 당국이 홍콩 시민들의 민주화 시위에 강경 입장을 고수할 수 있는 배경은 여기에 있다. 시위대에 보다 강경한 진압을 해도 잃을 것이 없다고 느낄 것이다. 반대로, 중국 당국이 내놓은 2017년 홍콩 행정장관 선거안을 백지화한다고 해도 얻을 것도 크게 없다.

오히려 타협을 하게 되면 마카오와 티베트, 신장, 대만 등 다른 지역에서도 민주화와 독립 요구 목소리가 커질 것을 우려하고 있다. 이미 대만의 학생들은 홍콩 민주화 시위에 대한 지지를 표했다. 중국 당국으로서는 하나의 국가 원칙이 위협받는다고 판달할 수 있다.
하지만 홍콩이 중국에 아무런 의미가 없다는 것은 아니다. 중국 당국 입장에서는 과거보다 위상이 낮아 보일 수도 있겠지만 중요성은 여전히 크다.

경제 매체 이코노미스트에 따르면 증시 자금조달에서 홍콩의 중요성은 빛난다. 2012년 이후 중국 기업들은 홍콩 시장에서 기업공개(IPO)를 통해 약 430억달러를 조달했다. 같은 기간에 중국 내에서 이뤄진 250억달러보다 많다. 중국 기업들이 글로벌 자금시장에서 채권과 대출을 통해 자금을 조달할 때 가장 선호하는 곳도 홍콩이다.

더욱이, 홍콩은 중국의 해외 투자와 해외의 중국 투자에서 핵심 허브이다. 홍콩은 지난해 중국 내 해외 직접 투자의 3분의 2를 차지했다. 2005년 30%에서 소폭 증가했다. 상당수 해외 기업들은 중국에 투자하기 위해 홍콩에 사무소를 차린다. 또 딤섬채권(해외에서 발행되는 위안화 표시 채권)은 홍콩에서 발행된다.

미국 경제 매체 쿼츠는 중국 지도부는 중국의 금융시스템이 홍콩에 얼마나 의존하고 있는지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고 보다. 그러면서 중국 당국이 탱크를 집결시킨다면 유동성 위기가 얼마나 쉽게 일어날 수 있는 일인지 깨닫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런 일&저런 일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