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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가 중국산 스마트폰 몰려온다…화웨이폰 10월 국내 시판

(서울=뉴스1) 박창욱 기자 | 2014-09-28 14:40 송고 | 2014-09-29 00:43 최종수정
중국 화웨이의 스마트폰 아너6. © News1


LG유플러스의 알뜰폰 자회사인 미디어로그가 처음으로 중국 저가 스마트폰을 10월부터 국내 시판한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미디어로그는 지난 26일 중국 화웨이와 스마트폰 '아너6'의 도입 물량 및 출고가 협상을 최종 마무리하고, 10월부터 국내 판매를 본격 시작한다. 화웨이는 삼성전자와 애플에 이어 지난 2분기 세계 스마트폰시장 점유율에서 3위(6.8%)를 차지한 업체다. 

미디어로그 관계자는 "허가 요건상 신규단말기를 도입할 때 같은 망을 쓰는 알뜰폰 업체들과 함께 해야 한다는 조건이 있다"며 "이에 따라 스페이스넷, 머천드코리아, 플러스모바일, MTT텔레콤 등 4개 알뜰폰 업체도 화웨이 스마트폰을 함께 판매하게 된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아너6를 판매하는 총 5개 알뜰폰 가운데서는 아무래도 미디어로그의 도입 물량이 가장 많을 것"이라며 "이날 화웨이의 입장발표에 이어 오는 30일 미디어로그에서도 출시를 공식 발표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화웨이의 아너6는 중국에서 지난 7월 359.9달러(약 37만원)에 출시된 저가폰이다. 고급형 스마트폰의 절반도 안되는 가격이지만, 제품 사양면에서는 손색이 없다. 화웨이가 자체 제작한 옥타코어 기린 920 프로세서와 5인치 풀HD 디스플레이, 3기가바이트(GB)램, 안드로이드 4.4.2 킷캣 등을 탑재했다. 삼성전자의 '갤럭시S5 광대역LTE-A'와 LG전자의 'G3 cat.6'처럼 광대역 롱텀에볼루션-어드밴스드(LTE-A) 통신도 지원한다.

◇LG유플러스, 자회사 통해 중국폰 출시한 속내는?

주요 이통사 가운데 3위인 LG유플러스가 지난 8월 아너6의 망내 연동 시험을 진행하면서, LG유플러스에서 직접 중국산 스마트폰을 출시하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도 나왔다. 그러나 실제론 LG유플러스가 직접 출시하지 않고 알뜰폰 자회사를 통해 가장 먼저 중국산 스마트폰을 들여오게 됐다. 업계에선 "LG그룹에 스마트폰 제조업체인 LG전자가 엄연히 있고 국내 제조업체인 팬택까지 법정관리 중"이라며 "이런 상황에서 LG유플러스가 직접 중국산 스마트폰을 들여오는데 있어 안팎의 따가운 시선을 의식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알뜰폰 자회사인 미디어로그는 지난 7월부터 영업을 시작해 가입자가 아직 2만4000여명에 불과, 영업에서 새로운 전기를 마련해야 하는 처지였다. 더구나 선발 알뜰폰 업체들이 3세대(3G) 서비스 위주로 영업을 하고 있는 것과 달리, 미디어로그는 모 회사인 LG유플러스에 3G 주파수가 없어 LTE 중심의 영업방식을 갖고 있었다.

LG유플러스 관계자는 "주요 이통사(MNO) 입장에선 고가 요금제 가입자를 많이 유인할 수 있는 고급 스마트폰으로 영업하는 것이 가입자당 월평균매출(ARPU)을 더 높이는 데 좀더 유리하다"며  "그러나 저가요금제 고객 위주여서 보조금을 많이 쓸 수 없는 알뜰폰 시장에선 값싼 중국산 스마트폰 수요가 많을 것으로 판단해 알뜰폰 자회사를 통해 출시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일각에선 2012년 본격적으로 시작된 롱텀에볼루션(LTE) 서비스의 2년 약정 만료 고객이 올 하반기 쏟아져 나올 것이라는 점에 주목한다. 미래창조과학부의 연도별 가입자 통계에 따르면 2012년 새로 가입한 LTE 고객은 약 1400여만명에 달한다. 업계 한 관계자는 "우리나라는 스마트폰 교체 주기가 빨라 당시 가입자가 가운데 상당수는 이미 새 폰으로 바꿨겠으나, 중장년 고객층에선 알뜰폰의 LTE로 넘어올 가능성이 상당히 높다"고 분석했다. 주요 이통 3사의 3만~4만원대 LTE 요금제를 이용하던 고객이 알뜰폰으로 갈아타면 데이터·통화에서 같은 양을 이용하면서도 요금을 상당부분 낮출 수 있어서다.

가계통신비 인하라는 정부의 정책 방향도 중국산 저가 스마트폰에 우호적이다. 미래부 관계자는 "지난 9월말 기준 400만명으로 추산되는 알뜰폰 가입자 가운데 LTE 이용자는 10%도 채 되지 않는다"며 "기존 피처폰 이용자를 싼 스마트폰을 통해 LTE로 대거 옮겨가도록 유도한다면 전체 이동통신 가입자 5600만여명 중에서 현재 7%선인 알뜰폰 사용자가 더 많이 늘어날 것"이라고 기대했다.

◇향후 시장에 미칠 파장은

알뜰폰 업계에선 미디어로그의 보조금 정책에 따라 달라지기는 하겠으나, 아너6가 약정 가입시 약 10만원대 중반에서 팔릴 것으로 내다봤다. 한 알뜰폰 업계 관계자는 "아너6의 중국 출고가가 약 37만원이지만 한국은 시장규모가 훨씬 작아 출고가가 40만원 정도까지 올라갈 가능성도 있다"며 "알뜰폰의 낮은 요금제로 인해 미디어로그가 '단말기 유통구조 개선법'의 보조금 상한선인 30만원까지 다 주지는 못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따라서 "20만원대 초반의 보조금이 한계치라고 본다면 아너6 할부원금은 10만원대 중반 가격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화웨이를 비롯해 비슷한 가격대인 샤오미 레노버 ZTE 등 중국 저가 스마트폰이 가격경쟁력을 무기로 앞으로 우리나라 시장에서 돌풍을 일으킬 것이라는 예상도 일부에서 나온다. 하지만, 정작 통신업계에선 보는 중국산 스마트폰의 전망은 그리 밝지만은 않다. 우리나라에서는 '중국산=싼 브랜드'이라는 인식이 여전히 강하기 때문이다. SK텔레콤과 KT는 LG유플러스와 마찬가지인 이유로 중국산 스마트폰에 전혀 관심이 없다. 업계 다른 관계자는 "갤럭시 노트4와 아이폰6 등 고급형 스마트폰 신제품 출시가 줄을 있는 상황에서 굳이 ARPU에 나쁜 영향을 주는 중국산 저가 스마트폰 판매를 확대할 이유가 없다"고 지적했다.

시큰둥한 반응은 알뜰폰 업계에서도 마찬가지다. 알뜰폰 업계 1위이자 LTE 고객 비중이 25%로 높은 편에 속하는 CJ헬로비전은 "미디어로그의 영업 상황을 지켜보면서 다른 중국 업체의 저가 스마트폰 출시하는 방안을 검토할 계획"이라면서도 "중국산 스마트폰으로 인해 가뜩이나 저변이 넓지 않은 알뜰폰에 자칫 '싸구려' 이미지가 덧씌워지지 않을까 우려된다"고 밝혔다. 또 SK텔레콤과 KT의 자회사인 SK텔링크와 케이티스(KTIS)의 경우는 "3G망 위주의 영업을 하고 있어 중국산 저가 스마트폰에 큰 관심이 없다"며 "국산 스마트폰의 예전 모델로 영업해도 중국산 최신폰에 비해 충분한 경쟁력이 있다"고 했다.

전문가들도 중국산 스마트폰이 우리나라 시장에서 고전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 애널리스트는 "우리나라는 세계 어떤 곳보다 스마트폰에 대한 눈높이가 높은 곳이며 세계적 위상을 가진 국내 업체들에 대한 충성도도 높다"고 지적했다. 다른 애널리스트는 "중국산 스마트폰의 애프터서비스에 대한 불안감도 높아 중장년 등 일부 계층에서만 사용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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