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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샷 원킬'…인도 영화 제작비보다 싼 가격에 화성 탐사 성공

6개월 간 화성 궤도 돌며 생명체 흔적 추적

(서울=뉴스1) 이준규 기자 | 2014-09-24 15:52 송고
© AFP=뉴스1
© AFP=뉴스1

인도의 화성탐사선 '망갈리안'이 10개월간의 우주비행 끝에 24일(현지시간) 화성 궤도 진입에 성공했다.
AFP통신에 따르면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는 이날 인도 방갈로르 인근 인도우주연구기구(ISRO) 기지에서 "인도가 화성에 성공적으로 도달했다"며 "오늘 새로운 역사가 만들어졌다"고 말했다.

모디 총리는 힌디어로 화성탐사선을 뜻하는 망갈리안의 화성 궤도 진입으로 감격해하는 과학자들에 둘러싸인 채 "불가능에 가까웠던 미지의 세계에 감히 도달했다"며 자평했다.

이로써 인도는 아시아에서 최초로 탐사선을 화성 궤도에 진입시킨 나라로 등극했다. 일본은 지난 2003년, 중국은 2011년 각각 화성 탐사를 시도했지만 실패한 바 있다.

전 세계로는 미국과 유럽연합(EU), 러시아에 이어 네 번째로 화성 탐사에 성공했다. 한 번의 시도만으로 화성 탐사에 성공한 것은 EU에 이어 두 번째이며 단일 국가로는 처음이다.
궤도 진입에 성공한 망갈리안은 약 6개월에 걸쳐 화성을 돌며 대기와 지표면, 광물 등의 탐사 임무를 수행하게 된다. 카메라와 영상분광계, 메탄 센서 등을 탑재한 이 탐사선은 특히 생명체 존재의 가능성을 암시하는 메탄 채집에 주력할 방침이다.

망갈리안의 화성 궤도 진입이 주목받는 또 하나의 이유는 우주를 배경으로 제작된 헐리우드 블록버스터 '그래비티'의 제작비 보다 싼 탐사 비용이다.

망갈리안의 개발·탐사 비용은 총액 약 7400만달러(약 769억원)로 그래비티의 제작비 1억달러(약 1039억원)에 미치지 못한다. 화성탐사 비용이 영화 한 편의 제작비보다 적은 셈이다.

지난 21일 화성 궤도 진입에 성공한 미 항공우주국(나사)의 '메이븐(MAVEN)'의 개발비용 6억7100만달러(약 6986억원)과 비교하면 9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

이 같은 저비용은 인도 과학자들이 시도한 '투석(sling)'식 발사방법으로 가능했다. 

이 방안은 발사체의 출력이 부족한 탓에 탐사선을 지구 대기에서 직접 화성으로 보내기 어려울 경우 수 주 동안 지구를 공전시키면서 원심력으로 충분한 속도를 얻은 후 다시 출발시키는 방식이다. 이 때문에 망갈리안의 발사일은 지난해 11월 5일이지만 지구 인근에서 벗어난 날짜는 12월 1일이다.

이번 탐사의 책임자인 ISRO의 M. 안나두라이는 23일 이 같은 복잡한 방식에도 불구하고 과학자들은 망갈리안이 계획대로 비행할 것을 확신했다며 "모든 일정이 예정대로 진행되고 있으며 탐사선의 상태도 정상적이다"라고 말했다.

모든 인도인들이 망갈리안 발사에 환호를 보낸 것은 아니다.

이번 화성 탐사를 비판하는 측은 굶주리는 국민들이 있으며 전체 인구의 절반가량이 제대로 된 화장실도 없이 살고 있는 인도의 형편을 고려할 때 우주 비행에 돈을 쓰는 것은 지나친 처사라고 지적했다.

그러나 찬성 진영은 이번 성과가 인도의 뛰어난 기술력을 경쟁 관계에 있는 아시아 강대국들에게 보여줄 수 있는 기회라고 반박했다.

인도 우주비행 계획에 참여한 팔라바 발가는 "이번 탐사는 적은 비용으로 기술력을 보여줄 수 있는 기회"라며 "특히 우주 시장을 개척함에 있어 지역 강대국인 중국보다 한 걸음 더 나갈 수 있는 기회가 됐다"고 평가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탐사의 진짜 목표가 낮은 비용으로 3000억달러(약 312조원) 규모로 예상되는 세계 우주 시장에서 한 몫을 잡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실제로 인도는 중국이 탐사선을 지구 대기권 밖으로 날리는데 실패한 이듬해인 2012년 독립기념일에 망갈리안의 발사계획을 발표함으로써 긴장감을 높인 바 있다.

인도는 50여년 전 우주프로그램을 만들기 시작 후 현재까지 40개의 위성을 쏘아 올렸다. 그러나 후발 주자인 중국이 최근 인도보다 더 큰 위성을 연이어 발사하면서 우주 산업에서 다소 밀리는 양상을 보여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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