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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 돼지고기 몰려온다"…국내 돼지농가 '직격탄'

한-캐나다FTA 축산피해액 73% '돼지'…"소고기보다 거부감 덜해 수입량 늘 것"

(서울=뉴스1) 이은지 기자 | 2014-09-23 15:19 송고 | 2014-09-23 15:37 최종수정
서울시내 한 대형마트에서 직원들이 국산 돼지고기를 진열하고 있다. © News1
서울시내 한 대형마트에서 직원들이 국산 돼지고기를 진열하고 있다. © News1


한국-캐나다 FTA(자유무역협정)가 체결됨에 따라 축산농가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가격경쟁력이 높은데다가 축산선진기술을 보유한 캐나다가 다양한 마케팅 전략을 구사하며 물량공세를 펼칠 경우 당해낼 재간이 없어서다. 특히 돼지농가의 피해가 크다.

    

23일 한국농촌경제연구원 자료에 따르면 캐나다와의 FTA로 2015년부터 15년간 돼지농가가 입을 피해액은 총 3012억원으로 전체 축산피해액 4094억원 가운데 73.5%를 차지한다. 2009년부터 5년간 국내에 수입된 돼지고기 총 186만3000톤 중 캐나다산 돼지고기는 58만6000톤으로 16.7%에 이른다. 미국산 돼지고기(31.4%)에 이어 두번째로 많은 수입량이다.

    

캐나다산 돼지고기 가격은 국내산의 60~70% 수준으로 25%의 관세가 완전히 철폐되면 절반 수준으로 떨어진다. 돼지고기는 품목별로 5년 또는 13년에 걸쳐 22~25%의 관세가 사라지게 된다.

    

한 돼지농가 대표는 "국내 돼지고기는 수요와 공급에 따라 가격이 널뛰는 탓에 이익이 박하다"며 "저렴한 가격의 캐나다산 돼지고기가 대량 쏟아져 나오면 가격경쟁력에 밀려 수지타산을 맞추기조차 어려워질 것"이라고 하소연했다. 이어 그는 "국내 돼지농가는 조직화돼 있지 않아 한-캐나다FTA 체결에 대한 반대 목소리조차 나오지 않는다"며 "이번 체결로 얼마나 큰 피해를 입을 지 체감이 안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국내 소고기 피해액은 2015년부터 15년간 총 655억원으로 돼지농가보다는 타격이 덜하다. 하지만 캐나다 소고기 가격이 한우에 비해 이미 3~4배 저렴한데 한-캐나다 FTA체결로 15년동안 매년 2~3%씩 40%의 관세가 내려가면 가격 차이가 상당하다.

    

전국한우협회 관계자는 "광우병으로 미국산소고기를 꺼려하던 국민들이 시간이 지나면서 미국산소고기를 쉽게 접하게 됐다"며 "캐나다산소고기 역시 지금은 전체 수입량의 채 1%도 되지 않지만 물량이 늘어나는 건 시간문제"라고 지적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자료에 따르면 2009년 6만2000톤 수입되던 미국산소고기는 2011년 12만8000톤으로 2배 넘게 증가했고 2013년에는 10만1000톤이 수입됐다.

    

정부는 캐나다, 호주와의 FTA 체결로 향후 15년간 2조1329억원의 국내 산업피해가 발생할 것으로 보고 향후 10년간 총 2조1000억원을 추가 지원키로 했다. 

    

축산업 분야의 핵심 지원내용은 축사시설현대화와 축산계열화를 통한 비용절감, 우량종축 생산확대를 통한 품질의 고급화로 요약된다. 수출 확대를 위해 원료구매자금을 신설하고 친환경 축산물 생산을 위한 지원도 새롭게 추가했다.

    

전국한우협회 관계자는 "기존의 대책과 다를 것이 거의 없는데다가 지원이 분산돼 효과도 크지 않다"며 "피해보전직불금 발동기준과 보전비율 현실화, 무역이익 공유제 법제화 등 한우농가 생존을 위한 실질적인 대책은 모두 빠져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농식품부 관계자는 "축산농가마다 요구하는 지원이 달라 분산되는 경향이 있다"면서도 "기존의 지원책이 갖는 한계를 보완하고 한우농가와 한돈농가의 경쟁력을 키우기 위한 방안에 초점을 맞춰 지원책을 마련했다"고 말했다.




le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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