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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7년 묵은 한풀이'…스코틀랜드 빠지면 대영제국도 없다

찬반 양진영, 투표 일주일 앞두고 주민 설득에 총력

(서울=뉴스1) 최종일 기자 | 2014-09-11 14:42 송고
스코틀랜드 분리독립 지지자들이 에딘버러에서 스코틀랜드기를 흔들고 있다 © AFP=News1
스코틀랜드 분리독립 지지자들이 에딘버러에서 스코틀랜드기를 흔들고 있다 © AFP=News1

'브레이브 하트'의 땅 스코틀랜드가 지난 307년 동안 속해온 영국으로부터 떨어져 나갈지를 결정하는 주민투표가 1주일앞으로 다가왔다.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찬반 여론은 접전 양상을 보여 오는 18일 투표에서 어떤 결과가 나올지 예단을 불허케 한다. 

만약 스코틀랜드가 대영제국(Great Britain·잉글랜드, 스코틀랜드, 웨일스, 북아일랜드)에서 분리독립한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 분리절차 2016년 3월 24일 '독립'…엘 여왕 여전히 군주 

투표에서 찬성표가 많다면 스코틀랜드는 약 18개월 뒤에 영국에서 공식 분리되는 절차에 들어간다. 독립 투표를 주도하고 있는 민족주의 성향의 스코틀랜드국민당(SNP)은 2016년 3월 24일을 스코틀랜드 독립일로 설정했다. 투표 결과가 나온 날부터 이 때까지는 분리 방법을 놓고 세부적인 협상이 벌어지게 된다.

SNP를 이끌고 있는 알렉스 새먼드 스코틀랜드 자치정부 총리는 부당수인 니콜라 스터번 부총리가 반대 진영과의 협상에 나설 것이라고 이미 시사했다. 반대 진영인 영국측서는 누가 협상 테이블에 나올지는 아직 알려지지 않았다. 협상팀들은 영국과 스코틀랜드가 한 국가가 되도록 1707년 만들어진 '연합법(Act of Union)'을 대체할 신헌법을 제정하게 된다.
투표일과 독립일 사이에 끼어 있는 2015년 5월 영국 총선에서는 투표 결과와 상관없이 스코틀랜드 주민들도 참여한다. 다만, 찬성표가 많다면 스코틀랜드 의원들의 임기는 10개월로 줄게 된다.

또 투표 결과와 상관없이 영국 여왕은 군주의 지위를 유지한다. 달리 말해 호주와 같은 영연방 국가로 남게된다. 찬성표가 많더라도 새먼드 총리는 투표 종료 수일이나 수주 뒤에 스코틀랜드에서 여왕을 영접할 것이다.

◇파운드 사용, 자체 국방군 보유 여부 미지수

분리독립이 될 경우에 파운드화를 계속 사용할지는 불분명하다. 영국의 보수당·노동당·자유민주당은 통화연합 유지 가능성을 일축했다. 하지만 독립 지지 진영에서는 통화연합을 유지하는 것이 영국 경제에 훨씬 큰 이득이 되기 때문에 분리 독립이 이뤄지면 영국 정부가 입장을 바꿀 것으로 보고 있다.

글로벌 투자은행 골드만삭스는 최근 보고서에서 독립된 스코틀랜드가 파운드를 계속 사용할 수 있을지 여부를 둘러싼 불확실성은, 유로존 붕괴 가능성을 놓고 촉발됐던 긴장과 위기를 초래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스코틀랜드는 파운드를 쓰지 않게 되면 유로화를 사용할 것인지에 대해서도 결정을 해야 한다.

아울러 유럽연합(EU)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가입을 놓고 협상도 벌어야 한다. 영국의 국가 부채 가운데 얼마를 떠맡을지는 아직 알려지지 않았다. 다만, 인구 수에 비례해서 부채를 떠안을 가능성이 크다. 스코틀랜드는 540만명으로 영국 전체의 약 8%를 구성한다.

독립된 스코틀랜드가 자체 국방군을 보유할지는 불분명하다. 하지만 보호가 필요한 북해유전과 어장을 갖고 있기 때문에 독립된 군을 갖출 가능성이 큰 것으로 관측된다. 현재 분리독립 진영에서는 영국의 트라이던트 핵방어시스템에 대한 반대 입장을 갖고 있고 가능하면 조속히 스코틀랜드 서쪽 해안의 파스레인에 있는 영국 핵잠수함 기지 이전을 원하고 있다.

하지만 나토는 기본적으로 핵동맹 체제이며 스코틀랜드가 나토 재가입에서 고전하면 EU 회원국이 되는 것에서도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다. 이 경우에 스코틀랜드 경제는 심대한 타격을 입게 된다. 어떤 방식이든 군의 분리에는 수년의 시간이 필요하다.

독립되면 스코틀랜드는 자체적으로 출입국을 관리할 것으로 보인다. SNP에서는 열린 국경을 선호하고 있지만 영국의 테레사 메이 내무장관은 스코틀랜드가 느슨한 출입국 정책을 사용해 스코틀랜드가 영국으로 밀입국하는 통로가 되도록 허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 같은 상황을 감안할 때에 영국과 스코틀랜드 사이에서도 출입국 관리소에서 여권을 검사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여론 조사는 박빙 양상

한편 찬반에 대한 여론조사 결과는 박빙 양상을 보이고 있다. 스코틀랜드 신문 데일리 레코드가 서베이션에 의뢰해 실시한 뒤 10일(현지시간) 밝힌 여론조사 결과에서는 분리독립 반대 여론이 53%로 찬성의 47%보다 6% 포인트 앞섰다. 전일 또 다른 기관 TNS스코틀랜드가 밝힌 결과에서는 독립반대가 39%, 독립찬성이 38%를 나타내 오차범위 내 접전을 펼쳤다.

여론이 팽팽한 양상을 보이면서 영국 중앙은행인 영란은행(BOE)의 제이 카니 총재를 비롯해 영국의 주요 기업 총수와 은행들은 분리독립에 따른 막대한 악영향을 경고하고 있다. 로이즈 뱅킹 그룹은 스코틀랜드가 분리 독립되면 본사를 스코틀랜드 에딘버러에서 런던을 이전시킬 것이라고 밝혔다. 로열 뱅크 오브 스코틀랜드는 11일 이전 계획을 밝힐 예정이다.

영국의 오일 메이저 BP의 최고경영자 밥 더들리는 북해는 영연방의 일원으로 존재할 때에 가장 잘 보존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분리 독립되면 북해의 스코틀랜드 지역에서 더 많은 원유와 가스가 생산될 것이란 독립 지지 진영의 전망을 반박했다.

카니 총재는 통화 연합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공통의 기관과 각국이 어느 정도의 주권을 포기해야 한다고 지적하면서 분리 독립된 뒤에도 파운드를 사용할 것이란 새먼드 총리의 구상을 공격했다.

데비이드 캐머런 영국 총리는 이날 에딘버러에서 연설회를 열고 "당보다는 국가가 훨씬 중요하다"며 "우리가 함께 건설하고 수많은 멋진 일을 함께 해온 대영제국의 가족이 찢어져나간다고 생각하면 가슴이 미어진다"고 말했다. 이날 야당인 노동당의 에드 밀리밴드 대표, 자유민주당 대표인 닉 클레그 부총리도 스코틀랜드를 찾아 분리독립 저지를 호소했다.

이에 대해 새먼드 총리는 현재 분위기는 자신의 편이라고 주장하며 캐머런 총리와 밀리밴드 대표, 클레그 부총리를 싸잡아 비난했다. 그는 "팀 웨스트민스터(영연방주의자들)이 한날에 모두 스코틀랜드로 날아왔다. 다들 당황해 하고 있나보다"고 조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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