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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걸음 앞서간 왕 서방...격차 벌어진 한-중 전통의학

[한의학의 재발견]②중국 정부, 국제표준 선점하고 중약 대대적 육성
헌법에 전통의약 육성 명문화...최신 조제 시스템 도입 등 현대화 추진

(서울=뉴스1) 음상준 기자 | 2014-09-07 14:03 송고 | 2014-09-10 08:59 최종수정
대한한의사협회가 분석한 중국 정부의 '중의약 공정' 전략./© News1
대한한의사협회가 분석한 중국 정부의 '중의약 공정' 전략./© News1

중국이 전 세계 전통의학 시장을 무섭게 파고들고 있다. 우리나라 한의학의 핵심 경쟁자인 중의학을 대표 브랜드로 내세워 중의과학원으로 대표되는 국가기구를 통해 대대적인 육성 정책을 추진 중이다.

국내 한의계 내부에선 중국 정부가 지난 2월 국제표준화기구(ISO)에 '고려인삼'을 '중의학(TCM)'으로 등재한 행위를 빗대 '중의약 공정'이란 조어(造語)까지 등장했다.

침과 한약재 등을 통한 치료행위를 보통 중의학으로 부르지만 약제와 제조공법, 서비스 등 산업까지 포함한 용어로 중의약이란 표현이 널리 쓰인다. 한의계에서도 한의학 치료에 큰 비중을 차지하는 한약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용어로 한의약을 병행해 사용하고 있다. 

중국 정부는 또 다른 전통 한약재인 오미자를 ISO에 등재하려는 물밑 움직임에 나섰다. 주요 한약재를 중의학 범주에 포함해 세계 시장에서 우위를 확보하려는 전략이다.

중국인민공화국 헌법 제21조엔 '국가가 전통의약을 육성 발전시켜야 한다'라는 내용이 명문화됐다.
중국 정부의 이런 대대적인 지원과 투자는 성과로 이어졌다. 대한한의사협회에 따르면 국내 중약 수출입 총액은 2009년 7272억원에서 2010년 9935억원, 2011년 1조243억원, 2012년 1조4752억원, 2013년 1조5159억원으로 4년 새 2배 이상 증가했다.

© 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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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정부는 최근 최신 조제 시스템을 만들어 소포장 단위로 중약이 처방되도록 하는 현대화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지난 2006년에는 '제11차 중의약 혁신발전계획'에 따라 세계화 전략을 수립한 후 전통의학시장이 매년 20% 이상 성장했다. 미국, 유럽연합(EU)과도 과학기술 협약을 체결해 시장 진출 교두보로 삼았다.

중국 정부가 이처럼 전통의학 시장에 주목하는 이유는 무한한 시장 잠재력 때문이다.

미국 시장조사 전문업체 '글로벌 인더스트리 애널리스트(GIA)'는 전 세계 전통의학 시장이 2015년 1140억달러(115조여원)로 성장할 것으로 예측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2050년 5조달러(5070조여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반면 국내 상황은 열악하기만 하다. 중국이 중약 현대화에 투자를 아끼지 않는 데 반해 국내 한약제제는 일부 중소 제약업체가 생산하는 수준이다.

2014년 9월 현재 한국이 전 세계 전통의약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7조4000억원으로 전체 3.1% 수준에 불과하다. 대부분이 내수시장에서 소비되는 열악한 구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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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제 잔재인 생약, 생약제제란 표현이 여전히 널리 쓰이지만 개선되지 않고 있다. 한의협은 이런 표현을 한약으로 통일해 세계 시장 진출 시 대표 브랜드로 내세울 계획이지만 상황은 여의치 않다.

중국은 의원급과 병원급에서 정제된 양질의 단미제와 복합제제를 만들 수 있는 법적 근거가 마련됐지만 국내 상황은 요원하다. 한의사의 의료기기 사용은 국내 보건의료계의 '뜨거운 감자'다.

한의협은 한국이 전통의학 세계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내려면 의료기기 사용과 함께 대폭의 규제 완화가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김필건 대한한의사협회장은 "우수한 한약제제를 한의원과 한방병원에서 만들어 처방하게 되면 국민건강 증진과 함께 세계 시장 진출에도 크게 도움된다"며 "중국이 미래를 내다보며 뛰는 사이에 한국은 뒷걸음치고 있다. 지금이라도 정부의 관심과 지원이 절실한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s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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