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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 부숴버리겠다"…美 '사막 폭풍'식 대규모 군사응징 시사

(서울=뉴스1) 이준규 기자 | 2014-09-04 16:11 송고
3일(현지시간) 에스토니아를 방문한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 AFP=뉴스1
3일(현지시간) 에스토니아를 방문한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 AFP=뉴스1

이라크와 시리아를 침공한 급진 수니파 무장세력 '이슬람국가(IS)'에게 2명의 자국민 기자가 참수당한 미국이 "부숴버리겠다"며 복수를 예고했다. 걸프전 때 이뤄졌던 다국적군 작전을 언급하면서 대규모 군사작전 가능성 또한 시사했다.

영국 웨일스에서 열리는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정상회의 참석에 앞서 3일(현지시간) 에스토니아를 방문한 오바마 대통령은 참수당한 제임스 폴리와 스티븐 소트로프를 언급하며 "그들을 처형한 IS를 없애서 정의가 실현되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우리의 명백한 목표는 더 이상 이라크 뿐 아니라 미국 등 다른 지역을 위협하지 못하도록 IS를 퇴화시키고 부숴버리는 것"이라며 이전과 다른 강도 높은 발언을 쏟아냈다.

이어 "IS는 소트로프와 같은 무고한 민간인을 살해함으로써 그들의 목적을 달성했다고 착각할 수 있다. 그러나 미국인들이 전혀 움츠러들지 않았으며 이로써 그들은 이미 실패한 것"라며 단호한 모습을 보였다.

다만 현재 "시리아의 상황으로 볼 때 이들을 물리치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이라며 IS에 대한 대응이 단기간 내에는 이뤄지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앞서 조 바이든 부통령도 단호함을 보였다.

바이든 부통령은 이날 뉴햄프셔 포츠머스 해군기지 연설에서 폴리와 소트로프를 "결코 잊지 않겠다"며 "미국은 누군가 미국인에게 해를 입혔을 때 물러서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격앙된 표정으로 주먹을 불끈 쥔 채 "슬픔에 잠긴 이들을 돌보는 일이 끝나면 IS가 정의의 심판을 받도록 지옥문 앞까지 쫓아갈 것이다. 지옥은 그들이 머물러야 할 곳이기 때문이다"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만일 이 야만인들이 폴리와 소트로프에게 한 행동으로 인해 미국이 겁먹거나 소심해졌다고 생각한다면 이는 우리를 잘 알지 못하는 것"이라며 "미국은 누구보다도 매우 강력하고 굳건한 상태"라고 강조했다.

미국은 아직 IS에 대한 구체적인 대응 방안을 내놓지 않고 있다. 그러나 오바마 대통령과 바이든 부통령이 IS에 대한 유례없는 강경한 태도를 보임으로써 군사 대응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미국이 IS에 대한 국제 공조를 촉구함에 따라 이라크 전쟁 때와 같은 다국적군을 구성해 IS를 공격할 수 있다는 분석도 제기되고 있다.

존 케리 미 국무장관은 3일 쿠웨이트를 침공한 사담 후세인 전 이라크 대통령을 응징하기 위해 지난 1991년 미국이 주도한 '사막의 폭풍(Desert Storm)' 작전과 같은 국제 공조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케리 장관은 이날 당시 주역인 제임스 베이커 전 장관을 비롯한 역대 국무장관들과 함께 만난 자리에서 "베이커 전 장관이 후세인에 맞서 한 일은 현대 국제 공조의 모범과도 같은 일"이라며 "개인적으로 향후 수 일 동안 IS 문제와 관련해 이를 기준 삼아 일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오바마 대통령도 "이라크 정부가 자리를 잡아가고 있고 IS에 대해 공습을 가한 지금은 국면 전환의 적기이다. 현재 진행 중인 이라크군을 지원하기 위해 공중 뿐 아니라 지상에서의 움직임도 필요하다"며 군사 행동을 시사했다. 아울러 "IS의 위협은 중동 뿐 아니라 유럽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나토 또한 신속하게 대응할 필요가 있다"며 국제적인 공조의 필요성 또한 언급했다.

젠 사키 국무부 대변인은 "현재 의논의 초점은 IS의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다양한 나라들의 자원과 능력을 사용하는데 맞춰져 있다"며 케리 장관의 발언이 군사행동을 직접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고 해명했다.

그러나 케리 장관을 비롯한 국무부 관료들이 다수의 나라와 접촉하는 과정에서 모든 종류의 지원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며 군사지원에 대한 가능성을 열어뒀다.

케리 장관이 언급한 사막의 폭풍 작전이 단순한 외국에 대한 지원이 아닌 다국적군의 연합작전이었다는 점도 군사행동의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미국은 이라크가 지난 1990년 쿠웨이트를 침공하자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안을 통해 이라크를 침략자로 규정했다. 이듬해인 1991년 1월 17일 33개국 68만명의 다국적군 병력이 사막의 폭풍 작전에 투입됐으며 6주 만인 2월 28일 이라크의 항복을 받아냈다. 당시 상당한 군사력을 보유한 것으로 알려졌던 이라크 군은 42개 사단 중 무려 41개 사단이 궤멸되는 참패를 당했다.

사키 대변인에 따르면 케리 장관은 호주, 아랍에미리트, 요르단, 카타르, 사우디아라비아, 이스라엘 등 중동 국가는 물론 이탈리아와 호주 등 비 중동 국가들과도 다양한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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