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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알던 '미술'은 어디에도 없다…필립 파레노 개인전 '보이스'

현대미술계 가장 영향력 있는 작가의 국내 최초, 최대 규모 개인전
"보는 전시 아닌 공연 같은 전시"…리움서 7월7일까지

(서울=뉴스1) 김일창 기자 | 2024-03-01 09:00 송고
리움미술관은 28일부터 7월 7일까지 ‘필립 파레노’의 국내 첫 미술관 개인전 ‘보이스(Voices)’를 개최한다.사진은 파레노의 신작 '막'(膜). 2024.2.26/뉴스1 © News1 김도우 기자
리움미술관은 28일부터 7월 7일까지 ‘필립 파레노’의 국내 첫 미술관 개인전 ‘보이스(Voices)’를 개최한다.사진은 파레노의 신작 '막'(膜). 2024.2.26/뉴스1 © News1 김도우 기자


 ‘필립 파레노’의 국내 첫 미술관 개인전 ‘보이스(Voices)’ 전시 전경. 2024.2.26/뉴스1 © News1 김도우 기자
 ‘필립 파레노’의 국내 첫 미술관 개인전 ‘보이스(Voices)’ 전시 전경. 2024.2.26/뉴스1 © News1 김도우 기자
국어사전에서 미술이라 함은 '공간 및 시각의 미를 표현하는 예술'이라고 정의한다. 우리는 이제 일반적인 관점에서 그림과 조각, 비디오 아트, 퍼포먼스 등을 '순수미술'로 받아들인다.
미술관에 갔는데 미술이 아닌 것 같은 전시가 국내 대표 미술관 리움에 펼쳐졌다. 미술은 무엇이고 어디까지 포함해야 하며, 발전하는지 등 '미술' 자체에 관해 생각하게끔 하는 작가, 필립 파레노가 한국에 왔다.

알제리 출신으로 프랑스에서 활동하는 파레노는 시간과 기억, 인식과 경험, 관객과 예술의 관계에 주목하면서 데이터 연동과 인공지능(AI) 등 최신 기술을 활용해 예술작품과 전시 경험을 재정의하는 유기적인 방식을 탐구한다. 세계적인 갤러리 에스더쉬퍼와 글래드스톤 전속인 그는 현재 전세계 미술계가 주목하는 작가 중 한 명으로, 이번 개인전은 리움미술관이 6개 공간 전부를 내어주는 최초의 전시다.

전시는 미술관 마당에 설치된 높이 13.6m의 탑 '막'(膜)에서 시작한다. 2024년 신작인 이 작품은 전시의 시작이자 끝이라고 할 수 있다. 탑에 부착된 42개의 센서가 기온과 습도, 풍량, 소음, 대기오염도, 진동 등의 데이터를 미술관 내부로 보내면, 이 데이터들이 사운드로 변환되기도 하고 새로운 목소리를 자극해 전시를 활성화한다.

특히, 이 정보들은 새롭게 탄생한 목소리이자 언어인 '∂A'(델타에이)와 상호작용하며 전시의 모든 요소를 조율한다. 데이터는 시시각각 변화하기 때문에 전시된 작품도 일정할 수 없다. 김성원 리움 부관장은 "데이터가 상호 교류하고 외부 요소의 자극을 받으면서 전시 공간 자체가 생명력을 가진 유기체처럼 변화한다"며 "보는 전시가 아닌 공연 같은 전시"라고 말했다.
전시장에서는 배우 배두나의 목소리를 입혀 AI가 창조한 가상의 목소리가 곳곳에서 울린다. 파레노는 "내가 상상한 캐릭터에 인간의 목소리를 부여하고 싶었다"고 말한다. 전시를 관통하는 것은 이렇듯 '목소리'다.
서울 용산구 리움미술관 필립 파레노 개인전 '보이스'(VOICES) 전시 전경. 2024.2.26/뉴스1 © News1 김도우 기자
서울 용산구 리움미술관 필립 파레노 개인전 '보이스'(VOICES) 전시 전경. 2024.2.26/뉴스1 © News1 김도우 기자


서울 용산구 리움미술관 필립 파레노 개인전 '보이스'(VOICES) 전시 전경. 2024.2.26/뉴스1 © News1 김도우 기자
서울 용산구 리움미술관 필립 파레노 개인전 '보이스'(VOICES) 전시 전경. 2024.2.26/뉴스1 © News1 김도우 기자

그러나 하나의 목소리가 아닌 '다수의 목소리'다. 이 '다수의 목소리'는 그의 작업에서 지속적으로 등장하는 핵심 요소이며 작품과 전시의 서사를 만들어 낸다. 대상에 생명력을 불어넣기도 하고 발화하는 주체가 되기도 한다.

'막'이 개입하지 않는 작품도 있다. M2 B1에서 볼 수 있는 '내 방은 또 다른 어항'이란 작품이다. 헬륨가스를 넣은 물고기 모양의 풍선이 전시장을 둥둥 떠다닌다. 사람이 움직이면서 발생하는 공기의 흐름에 따라 물고기들은 이리저리 움직이는데, 우연에 맡겨진 사물과 환경을 구성하는 조건이 인간의 행동과 시간의 흐름에 대한 인식에 적극적으로 개입할 수 있다는 방식을 탐구한다고 한다.

그라운드갤러리에서는 모든 것이 깜빡이고 움직인다. 기능이 부재한 극장 차양의 모습을 닮은 '차양' 연작은 미술관 외부에서 수집된 데이터와 디지털 멀티플렉스 기술이 연동되어 사이키델릭한 풍경과 안무를 관람객에게 선사한다.

이곳으로 내려가는 에스컬레이터에서는 티노 세갈의 작품 '이렇게 장식하기(쉬헤라자드 파레노)(보이스 버전)'을 만날 수 있다. 촬영한 사진을 SNS에 올리는 행위를 엄격히 금지하는 그는 퍼포머에게 최소한의 요구만으로 퍼포먼스를 극대화하는 작가로 유명하다.

파레노의 국내 최초, 최대 규모의 개인전인 이번 전시는 7월7일까지 이어진다. 유료 관람.
서울 용산구 리움미술관 필립 파레노 개인전 '보이스'(VOICES) 전시 전경. 2024.2.26/뉴스1 © News1 김도우 기자
서울 용산구 리움미술관 필립 파레노 개인전 '보이스'(VOICES) 전시 전경. 2024.2.26/뉴스1 © News1 김도우 기자


서울 용산구 리움미술관 필립 파레노 개인전 '보이스'(VOICES) 전시 전경. 2024.2.26/뉴스1 © News1 김도우 기자
서울 용산구 리움미술관 필립 파레노 개인전 '보이스'(VOICES) 전시 전경. 2024.2.26/뉴스1 © News1 김도우 기자



icki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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