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그림자 회화(카게에)의 거장 후지시로 세이지 작가가 25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미술관에서 열린 '후지시로 세이지 탄생 100주년 기념 - 오사카 파노라마' 기자간담회에 참석한 모습. 2024.1.25/뉴스1 © News1 김일창 기자 |
케이아트커뮤니케이션은 26일부터 4월7일까지 서울 종로구 세종미술관 1·2관에서 '후지시로 세이지 탄생 100주년 기념 - 오사카 파노라마'를 개최한다.후지시로는 올해 100세를 맞았다. 한 세기를 사는 동안 그는 늘 모든 인류의 평화와 행복을 소망하며 카게에를 작업했다. 사실 그는 '그림'에 소질이 있었다. 전시장 입구와 전시장에서 볼 수 있는 몇몇 회화 작품을 보면 그의 그림 실력이 어느 정도인지 실감한다.
그랬던 그가 카게에로 전향할 수밖에 없었던 건 태평양전쟁 탓이 컸다. 전쟁이 끝나면서 비로소 평화롭게 그림을 그릴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는 반대로 재료를 구하기 어렵게 되면서 물거품이 됐다. 전화위복이라고 했던가, 후지시로는 이때 빛과 그림자만 있으면 작품이 가능한 카게에를 시작했다.
카게에는 먼저 밑그림을 그리고 색색의 셀로판지를 올려 면도칼로 자르면서 작품을 완성한다. 마지막으로 뒤에서 빛을 켜면 황홀할 만큼 아름다운 모습이 눈 앞에 펼쳐진다.
후지시로 세이지의 '요코테의 눈 축제', 케이아트커뮤니케이션 제공. |
특히 작가가 직접 전시 도면을 그려서 의미를 더한다. 후지시로는 지난 25일 기자들과 만나 "이번 한국전이 제 인생에서 가장 의미를 두고 심혈을 기울여 준비한 전시라고 할 수 있다"고 말했다.
후지시로의 일본 내 위상은 어떨까. 1960년대 당대 최고의 밴드 비틀스가 최초 아시아 투어를 마친 부도칸에서 작가의 분신과도 같은 캐릭터 케로용이 등장하는 '케로용 쇼'가 열렸다.
당시 세계 최고의 전자회사인 소니(도쿄통신공업)의 광고에 그의 카게에가 사용됐을뿐 아니라 날씨 예보, 공익광고를 비롯한 상업광고에도 그의 작품이 등장했다. 고도성장기 일본 대중문화예술 발전의 중심에 후지시로 세이지가 있던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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